돼지 수육과 김치 겉절이.
어제 집사람이 시장 나들이를하며 김치거리를 한아름 사가지고 온다.
김치가 떨어져가니 미리 담가 놓으려고 사왔으리라...
내 식성이 유달리 까다로운것은 아닌데
밥상에 김치가 없으면 입맛이 떨어진다.
김치를 좋아하는것은 나만이 아니다.
이제는 우리 식구들이 모두가 좋아하는 반찬중 하나이다.
밥상에 올라오는 반찬들이 김치빼곤 필리핀 반찬만 올라온다.
물론 내 입맛에 맞지않는 필리핀 반찬이지만
다른것은 다 없어도 밥상에 김치만 있으면 입맛이 살아나고
왠지모를 풍성함을 느낀다.
집사람도 김치 담그는것을 좋아하는게 김치 한가지면
못하는 반찬이 없을 정도로 다양하게 활용한다.
생김치, 볶은김치, 김치찌게, 냉,온 김칫국, 김치와 돼지 두루치기,
"따오"(순두부)장사에게 부탁하여 두부를 사오면 생두부와 함께하는 볶음김치,...
김치 한가지로 만들어 내는 반찬이 너무 많다.
어제는 일전에 잡아 논 돼지고기를 꺼내
갓 담근 겉절이 김치와 함께 돼지 수육이 올라 온다.
깻잎과 상추가 없기에 배추 속 노란 잎으로 대신하고
돼지 고기가 냉동실에 얼려 놓은거라 다소 맛은 떨어지지만
돼지 수육을 삶는 순간부터 입안에 침이 회동을 한다.
사실 나는 입맛이 변했는지 고기 종류보다 채소류 반찬을 더 좋아한다.
그래도 어쩌다 한번씩 올라오는 김이 모락 모락나는
돼지 수육은 내 입맛을 살리기에 손색이 없다.
내 딴에는 맛나게 먹는데 집사람이 보기에 먹는것이 시원찮아 보였는지?
"왜? 맛이없냐 물어 본다."
"무슨 소리냐? 김치 한가지 만으로도 너무 맛이 있다."고 말하니
내일은 당신 좋아하는 옥돔 구이와 꽃게 넣고 끓인 생선 매운탕을
만들어 줄것이니 오늘은 그냥 먹으란다.
돈을 떠나 "내가 이렇게 나만을 위해 만드는 밥상을 받아 본적이 있었나?" 하며
아무것도 아닌 말 한마디에 울컷하며 눈물이 난다.
확실히 나도 늙었나 보다.
밥상을 물리고 나서 커피 한잔들고 책상에 앉아 가만히 생각해 본다.
"황제의 삶"이 따로 있는것이 아니고 이게 바로 "황제의 삶"이 아니겠는가?라고...
집사람이 대단해 보인다.
한국 여자도 아니고 필리핀 여자가 김치 만드는것은 고사하더라도
한국인의 입맛을 어떻게 그리도 잘 아는지?
김치 명인의 깊은 맛은 안나지만 필리핀에서 먹는 김치 맛은
김치 명인이 만든 김치맛은 저리 가라다.
나는 유독 생 김치를 좋아하기에 김치가 익기전에 많이 먹고
김치가 좀 익으면 볶음 김치,김치찌게, 김칫국등 다양하게 만들어 먹는다.
그래서 쇼핑몰에서 사오는 김치를 즐겨하지 않는다.
정 김치가 없으면 노란 속배추에 막장(양념 된장)을 찍어 먹는것이 훨씬 났다.
집사람도 김치 한가지만 있어도 되기에 내 입맛에는 크게 신경을 안써도 된다.
사람이 욕심을 부리면 안되는데 김치 한가지에 만족을 하면 되련만
이제는 파김치, 총각김치, 깍두기가 먹고 싶어진다.
이게 현실이고 필리핀의 삶이다.
큰 욕심도 아니고 하기 힘든것도 아니지만 필리핀에 없는 재료다보니
먹고 싶은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 아닌가?
사실 깍두기는 담가 먹을려면 담가 먹을수는 있다.
그러나 깍두기 담그는 무가 아니다보니 제 맛이 안난다.
우리나라 여인네들은 친정집에서 가져다 먹거나
아니면 마트나 인터넷에서 클릭 한번만 하면 소문난 장인의 김치를 얼마던지
사다 먹을수 있다.
그런 김치보다 집사람의 손맛이 담긴 김치를 먹고 싶을뿐이다.
아무리 집사람이 음식 만드는것을 좋아하더라도
필리핀 여자 아닌가?
우리나라 여인네들의 손맛은 아닐것이다.
이렇게 살아가는 소소한 삶을 일주일에 한번씩 만족감을 느낀다.
바로 김치를 담그는 날부터다.
김치 담그는날 돼지 수육이 없으면 먹물이 흐르는 오징어를 사다가
삼는것 보다는 숯불에 구워 잘게 썰어 먹으면
그 맛이 내 입맛에는 돼지 수육보다 낳은것 같다.
바닷가에 놀러 갈때는 빼 먹지 않는 음식중 하나다.
오징어 통 구이와 김치!(먹어 본 사람만 그맛을 안다.)
이렇게 살아가는 삶이
"(고)정주영이나 (고)이병철" 이가 안부럽다.
2020.05.06.
필리핀 미농이 김봉길.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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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김봉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0.05.06 숯불에 구워서 먹으니 오징어 냄새가 진하게 퍼져 옵니다.
사람마다 호불호가 다르겠지만
저에게는 맛도있고 더 좋은것 같습니다.
나중에 한번 드셔 보세요.
좋은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
작성자푸른바다용 작성시간 20.05.06 형수님 김치 담그는 솜씨가 좋아요. ^^ 필리핀에 있는 동안 맛있는 김치가 곁에 있어서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가면 돼지고기 수육, 오징어 통구이, 생선 매운탕을 꼭 먹어봐야겠어요. 벌써 군침이 돕니다. ㅎㅎㅎ -
답댓글 작성자김봉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0.05.07 ㅎㅎㅎ
아마 오시는 날부터는 먹기 싫어도 먹게 될것입니다.
한국식 반찬이 많은것 같아도 그리 많지 않은것 같습니다.
편찮으신데는 없으시고 건강하신지요?
아무쪼록 건강하십시요. -
작성자lrelre2 작성시간 20.05.07 마리아를 업고 다니셔야 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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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김봉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0.05.09 늦게 찾은 행복.
놓치지 말고 잘 살아야죠.
업고 다녀야죠.
나에게 행복을 찾아준 사람인데...
건강하시죠?
자매님께서도 저도 행복하게 살아야죠.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