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만
모르고
다 아는
나의 슬픈 비밀
권말선-외사랑
내 마음 일렁이는 잔 물결 당신은
모릅니다
수련 한 송이 떠올려도 나의 선물인 줄 당신은
모릅니다
소리 내지 못하는 나의 흔들림 당신은
모릅니다
당신 발 소리 저만치 멀어져 가면 알 수 없는 향기에 가슴은
젖고
번져가는 파문은 감출 수가
없습니다
손상근-외사랑
이 슬픔을 팔아서 조그만 꽃밭
하나 살까
이 슬픔을 팔면 작은 꽃밭 하날 살 수
있을까
이 슬픔 대신에 꽃밭이나 하나 갖게
되면
키 작은 채송화는 가장자리에 그 뒤쪽엔 해맑은 수국을
심어야지
샛노랗고 하얀 채송화,파아랗고 자줏빛 도는
수국,
그 꽃들은 마음이 아파서 바람소리 어느 먼 하늘을
닮았지
나는 이 슬픔을 팔아서 자그마한 꽃밭 하날 살
거야
저 혼자 꽃밭이나 바라보면서 가만히 노래하며 살
거야
이정우-이 슬픔을
팔아서
너는 있고 나는 없는
것
너는 불꽃으로 타오르고 나는 키를 낮추며 녹아 내리는
것
숱한 그리움만 간직한 채 한 없이 너울거릴
뿐
흔적도 없이 사그라지는
것
양해선-짝사랑
너무 어여삐도 피지 마라
아무렇지도 않게 피어도 눈부신 네 모습 볼 수 없을지도
몰라
어디에서 피건 내 가까이에서만
피어라
건너지도 못하고 오르지도 못할 곳이라면 다가갈 수 없는 네가
미워질지도 몰라
그저 이렇게라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나를 다 태워서라도 널 갖고 싶은 꿈일
뿐이다
이채-짝사랑
그대 굳이 아는 척 하지 않아도
좋다
찬 비에 젖어도 새 잎은 돋고 구름에 가려도 별은
뜨나니
그대 굳이 손 내밀지 않아도 좋다
말 한번 건네지도 못하면서 마른 낙엽처럼 잘도 타오른 나는
혼자 뜨겁게 사랑하다 나 스스로 사랑이 되면 그 뿐
그대 굳이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이정하-그대 굳이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지는 저녁 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
날 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 길에 뜨면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저무는 섬 하나 떠올리며 울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고
새벽보다 깊은 새벽 섬 기슭에 앉아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
정호승-또 기다리는
편지
알까요?
알 리가 없죠
관심이 가는 쪽은 늘 이쪽이고
당신은 내가 존재하고 있는지도
모르니까요
언제나
애태우며
사랑하는 건 이쪽이고
당신은 늘 행복한 웃음으로
타인들의 사랑을 받으니까요
알까요?
알 리가
없죠
당신 앞에 서고 싶은 건 이쪽이고
오직 당신의 사랑을 바라는 마음뿐일지라도
이 내 마음 알 리 없는 무심한 당신이니까요
알까요?
알 리가 없죠
옷깃
스쳐 지나가도 모르는 척하는 당신이니까요
사랑하는 이쪽의 마음을 알
리가 없죠.
문향란-행복한 짝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