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운다
거역할 수 없는 슬픔이 있다.
예정되어 있으나 슬그머니 뒤로 밀쳐놓은
정답이 없다고 스스로 위안한
풀지 않은 숙제처럼
달려드는 파도가 있다.
못질 소리
똑딱 거리는 시계의 분침 소리
바위가 모래로 무너져 내리는 소리
가슴이 울 때에는
이미 살아온 날들보다
더 많은
혀를 닮은 낙엽이
길을 지우고 난 후
거역할 수 없는 슬픔은
그것이 이미
예정되어 있는
슬픔인 까닭
짐짓 잊어버릴 수 있을까?
세상을 엿보았던 커다란 오해를 받아들인 까닭
가슴이 운다.
높은 처마 끝에 매달아 놓은 풍경이
바람 앞에 속절없이 속을 내놓듯이.
해월 이 강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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