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젠장, 디게울었네....

작성자박경룡|작성시간07.02.07|조회수259 목록 댓글 6
젠장,디게울었네.....

정확히 30 년 만에,어린시절의 여자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잊고살았고,구태여 생각해본적도 없는데 ..........................................

내 앞에서 꼭 한번은 울어보고 싶대나 ??? 어쩌라구?? 지금와서 날더러 뭘 어쩌라구???

나도 울고싶을때 많은 놈인데,왜? 내 앞에서 울어 ......................................

그래, 정 울고 싶으면 와서 울던지....대성통곡을 해 보던지.............

오늘 교회에서, 무의탁 노인들댁에 쌀배달 해주기로 약속한 날인데...........

회기역으로 오라구 ?? 인천에서 회기역의 거리가 얼만데..............

에이, 그래 기왕 그러마 답변한거 좋은기분,좋은마음으로 가자.

어쨌든 한때는 나도 마음에 두었던 사람이아닌가 ?

전철안에서, 별로 기억할것도 없는 날들을 애써 되돌리며 더듬어본다.

회기역 1 번출구 근처 호프집, 훈제닭 한마리에 500 cc 생맥주 한잔,콜라한병,담배한갑,깡냉이한주먹이

무심하게 흘러간 30 년 세월의 회 와 한을, 더듬는데 필요한 주전부리의 쓸쓸한 상차림이다.

어차피 그는 울기로했고, 나는 듣기로했던 만남.

기다렸다........한동안 말없었지만,눈꼬리에 번지는 삥아리 눈물만큼의 액체에서,

나는, 농도짙은 서러운 세월의 냄새를 감지했다.

" 니가 졸업식장에 있던모습을 먼 발치에서 지켜보다가, 서울행 열차를탔어........"

" 서울생활 3 년만에 남자를 만나 결혼을 했어......................."

" 첫 애기낳던날, 널 많이 생각했었어................"

" 애기업고 보길도엘 갔는데, 니가 군에서 휴가나와 있다는걸 알았어............."

" 보고싶었어, 니네집 담장밑을 애기업고,수십번도 넘게 서성거렸어.........................."

" 그런저런 세월이갔고,아들이 초등학교 입학하던 해에 결핵성골수염인가?몹쓸병에 걸렸어............"

" 허리가 자꾸 휘고 상체가 자라질 않는거야. 애데리고 백방으로 뛰어다녔지........."

" 뾰족한 방법이 없었어. 애를 등과 가슴쪽에,판자를대고 꽁꽁 묶었어. 그렇게 4 년간을............."

" 하늘이 도왔는지,지금은 건강하고 크게 보기싫지는 않아. 직장도 좋고,11 월 23일 결혼시켜..........."

" 아들 병 고치느라 그렇게 4 년을 보내고나니, 신랑의 간경화가 시작되는거야.............."

" 진단 3 개월만에 합병증으로 장님이 되더라. 병은 자꾸 악화만 됐고, 1 년쯤 병치레 할때쯤,

  솔직이 나는 신랑이 죽기를 바랬어..... 3 년 만에 죽었어......... 죽고나니, 그가 그리웠어....."

" 애 둘 데리고 살아야하니, 호프집을 차렸어...... 그런데 내가 술을마실줄을 몰라서 안되겠더라......."

" 정리하고, 급하게 운전을 배웠어.... 1 톤짜리 화물차를 사서,날마다 신문보급소 열두군데를 돌며,

  폐지수집을 했어... 참 힘든 일이었어....한 뭉치가 15 키로인데, 150 개를 혼자서 싣고 내렸어......"

" 그런데 있지. 나는 나혼자 죽지못해 사는줄 알았는데, 혼자사는게 아니었나 봐.........."

" 아침에 나가보면, 폐지가 일하기좋게 가지런히 정리되있고, 차유리도 깨끗이 닦아져있고......."

" 누굴까? 궁금도 했지만, 너무나도 고단했고, 그저 과부혼자 애들데리고 불쌍히 사는걸 딱하게보는,

  착한사람이 있는거겠지 생각하며 일년이 갔어..........."

" 어느날, 보급소에서 폐지를 싣고 차에 올랐는데,뒤에서 8 톤 화물차가 내 차를 덮쳤어............"

" 정신을 차렸을 땐, 나는 병원에 있었고, 척추 4,5,6 번  뼈는 이미 내뼈가 아니었어........."

" 통증이 이루 말할수없이 심했고, 6 층 병실의 창문만 열수있다면, 뛰어내리려고 몇번을 시도했지만

  그 힘이 없었어....... 보름쯤지나 병원비 걱정이돼서 간호사에게 물었더니, 익명으로 천만원이

  입금되어 있었어........ 퇴원을 했고, 궁금했고, 의지할곳이 필요했어...................."

" 누군지 찾고 싶었지만, 찾을수가 없었어........ 몇달이 흘렀을까? 애 데리고,시장에 갔다오는데,

  아들이 아저씨다하며 소리쳤어... 내가 병원에 있을때,애들을 챙겨 줬던가 봐........"

" 직감했지. 이분이었구나...... 차한잔을 함께할것을 부탁했어... 이혼남 이었어.............."

" 후로, 나는 깊이 의지했고, 사랑했고, 함께 살게됐어. 지금은 나도 건강하고 행복해............."

.......그랬구나, 많이 아팠구나. 소설속 아니면 있을수없는 사랑들이,네 곁에 있었구나.....................

.......그래, 행복하면 된거지 왜, 나는 불러내다 울리고 난리냐???...................

.......이제, 살만하니 나랑 바람이라도 피우고 싶은거냐???? .................................

" ㅎㅎㅎ 모르겠어.... 너에겐, 꼭 한번 말하고 울어보고 싶었어..........웬지는 모르겠어........."

.........그래, 많이 울었다. 이제 후련하면 가자. 바래다 줄께.....................

" 아니야, 저 쪽에서 신랑이 차에서 기다리고 있어. 들어줘서 고맙고, 늦었네. 빨리가...."

.........뭐라고, 네 시간짼데, 차에서 기다리고 계신다고??????????..................

.........인사라도 하고갈란다.....고맙습니다...........많이 기도 하겠습니다...................

전철은 붐비고,자리도 없고,술은 취하고, 젠장, 디게울었네. 안그래도 울고싶을때 많은놈인데...........

???? 예수였을까????  나는, 오늘 예수를 만났던 것일까 ?????????????????????????????????????

 

 
 

찬바람 비껴불어 이르는 곳에
마음을 두고온것도 아니라오
먹구름 흐트러져 휘도는 곳에
미련을 두고온 것도 아니라오
아아 어쩌다 생각이 나면
그리운 사람있어 밤을 지새고
가만히 생각하면 아득히 먼곳이라
허전한 이 내 맘에 눈물적시네


황금빛 저녁 노을 내리는 곳에
사랑이 머무는 것도 아니라오
호숫가 푸른 숲속 아득한 곳에
내님이 머무는 것도 아니라오
아아 어쩌다 생각이 나면
그리운 사람있어 밤을 지새고
가만히 생각하면 아득히 먼곳이라
허전한 이 내맘에 눈물 적시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신고 센터로 신고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천년의사랑 | 작성시간 07.02.09 그분 사랑 대단하네요 ...
  • 작성자옥선녀 | 작성시간 07.02.09 정말 감동이군요 .다들 제 갈 길을 정확하게 가시고 게시는 분들 같기에 존경스럽습니다 ...여자 친구분의 우정..그여를 사랑하시는 남자분의 믿음 ,,,그의 친구 룡님두.....영원한 우정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
  • 작성자ehdrka | 작성시간 07.02.10 잘 다듬으면 소설로 할 수 있겠네요. 발상 참 좋으네요. 반전에 반전....
  • 작성자하늘빛 | 작성시간 07.02.10 인생 우여곡절 많았지만 앞으로 행복하게 잘 살길 바랍니다....
  • 작성자바람같이 | 작성시간 07.08.02 가슴이 저려옵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