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30 년 만에,어린시절의 여자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잊고살았고,구태여 생각해본적도 없는데 ..........................................
내 앞에서 꼭 한번은 울어보고 싶대나 ??? 어쩌라구?? 지금와서 날더러 뭘 어쩌라구???
나도 울고싶을때 많은 놈인데,왜? 내 앞에서 울어 ......................................
그래, 정 울고 싶으면 와서 울던지....대성통곡을 해 보던지.............
오늘 교회에서, 무의탁 노인들댁에 쌀배달 해주기로 약속한 날인데...........
회기역으로 오라구 ?? 인천에서 회기역의 거리가 얼만데..............
에이, 그래 기왕 그러마 답변한거 좋은기분,좋은마음으로 가자.
어쨌든 한때는 나도 마음에 두었던 사람이아닌가 ?
전철안에서, 별로 기억할것도 없는 날들을 애써 되돌리며 더듬어본다.
회기역 1 번출구 근처 호프집, 훈제닭 한마리에 500 cc 생맥주 한잔,콜라한병,담배한갑,깡냉이한주먹이
무심하게 흘러간 30 년 세월의 회 와 한을, 더듬는데 필요한 주전부리의 쓸쓸한 상차림이다.
어차피 그는 울기로했고, 나는 듣기로했던 만남.
기다렸다........한동안 말없었지만,눈꼬리에 번지는 삥아리 눈물만큼의 액체에서,
나는, 농도짙은 서러운 세월의 냄새를 감지했다.
" 니가 졸업식장에 있던모습을 먼 발치에서 지켜보다가, 서울행 열차를탔어........"
" 서울생활 3 년만에 남자를 만나 결혼을 했어......................."
" 첫 애기낳던날, 널 많이 생각했었어................"
" 애기업고 보길도엘 갔는데, 니가 군에서 휴가나와 있다는걸 알았어............."
" 보고싶었어, 니네집 담장밑을 애기업고,수십번도 넘게 서성거렸어.........................."
" 그런저런 세월이갔고,아들이 초등학교 입학하던 해에 결핵성골수염인가?몹쓸병에 걸렸어............"
" 허리가 자꾸 휘고 상체가 자라질 않는거야. 애데리고 백방으로 뛰어다녔지........."
" 뾰족한 방법이 없었어. 애를 등과 가슴쪽에,판자를대고 꽁꽁 묶었어. 그렇게 4 년간을............."
" 하늘이 도왔는지,지금은 건강하고 크게 보기싫지는 않아. 직장도 좋고,11 월 23일 결혼시켜..........."
" 아들 병 고치느라 그렇게 4 년을 보내고나니, 신랑의 간경화가 시작되는거야.............."
" 진단 3 개월만에 합병증으로 장님이 되더라. 병은 자꾸 악화만 됐고, 1 년쯤 병치레 할때쯤,
솔직이 나는 신랑이 죽기를 바랬어..... 3 년 만에 죽었어......... 죽고나니, 그가 그리웠어....."
" 애 둘 데리고 살아야하니, 호프집을 차렸어...... 그런데 내가 술을마실줄을 몰라서 안되겠더라......."
" 정리하고, 급하게 운전을 배웠어.... 1 톤짜리 화물차를 사서,날마다 신문보급소 열두군데를 돌며,
폐지수집을 했어... 참 힘든 일이었어....한 뭉치가 15 키로인데, 150 개를 혼자서 싣고 내렸어......"
" 그런데 있지. 나는 나혼자 죽지못해 사는줄 알았는데, 혼자사는게 아니었나 봐.........."
" 아침에 나가보면, 폐지가 일하기좋게 가지런히 정리되있고, 차유리도 깨끗이 닦아져있고......."
" 누굴까? 궁금도 했지만, 너무나도 고단했고, 그저 과부혼자 애들데리고 불쌍히 사는걸 딱하게보는,
착한사람이 있는거겠지 생각하며 일년이 갔어..........."
" 어느날, 보급소에서 폐지를 싣고 차에 올랐는데,뒤에서 8 톤 화물차가 내 차를 덮쳤어............"
" 정신을 차렸을 땐, 나는 병원에 있었고, 척추 4,5,6 번 뼈는 이미 내뼈가 아니었어........."
" 통증이 이루 말할수없이 심했고, 6 층 병실의 창문만 열수있다면, 뛰어내리려고 몇번을 시도했지만
그 힘이 없었어....... 보름쯤지나 병원비 걱정이돼서 간호사에게 물었더니, 익명으로 천만원이
입금되어 있었어........ 퇴원을 했고, 궁금했고, 의지할곳이 필요했어...................."
" 누군지 찾고 싶었지만, 찾을수가 없었어........ 몇달이 흘렀을까? 애 데리고,시장에 갔다오는데,
아들이 아저씨다하며 소리쳤어... 내가 병원에 있을때,애들을 챙겨 줬던가 봐........"
" 직감했지. 이분이었구나...... 차한잔을 함께할것을 부탁했어... 이혼남 이었어.............."
" 후로, 나는 깊이 의지했고, 사랑했고, 함께 살게됐어. 지금은 나도 건강하고 행복해............."
.......그랬구나, 많이 아팠구나. 소설속 아니면 있을수없는 사랑들이,네 곁에 있었구나.....................
.......그래, 행복하면 된거지 왜, 나는 불러내다 울리고 난리냐???...................
.......이제, 살만하니 나랑 바람이라도 피우고 싶은거냐???? .................................
" ㅎㅎㅎ 모르겠어.... 너에겐, 꼭 한번 말하고 울어보고 싶었어..........웬지는 모르겠어........."
.........그래, 많이 울었다. 이제 후련하면 가자. 바래다 줄께.....................
" 아니야, 저 쪽에서 신랑이 차에서 기다리고 있어. 들어줘서 고맙고, 늦었네. 빨리가...."
.........뭐라고, 네 시간짼데, 차에서 기다리고 계신다고??????????..................
.........인사라도 하고갈란다.....고맙습니다...........많이 기도 하겠습니다...................
전철은 붐비고,자리도 없고,술은 취하고, 젠장, 디게울었네. 안그래도 울고싶을때 많은놈인데...........
???? 예수였을까???? 나는, 오늘 예수를 만났던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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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비껴불어 이르는 곳에 |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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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천년의사랑 작성시간 07.02.09 그분 사랑 대단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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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옥선녀 작성시간 07.02.09 정말 감동이군요 .다들 제 갈 길을 정확하게 가시고 게시는 분들 같기에 존경스럽습니다 ...여자 친구분의 우정..그여를 사랑하시는 남자분의 믿음 ,,,그의 친구 룡님두.....영원한 우정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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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ehdrka 작성시간 07.02.10 잘 다듬으면 소설로 할 수 있겠네요. 발상 참 좋으네요. 반전에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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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하늘빛 작성시간 07.02.10 인생 우여곡절 많았지만 앞으로 행복하게 잘 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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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바람같이 작성시간 07.08.02 가슴이 저려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