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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 ˚ 리어

업체도 부담스러워한 '50년' 된 집, 싹 철거했더니..믿기지 않네요!

작성자ㅌ Hㅅr ㄹ6|작성시간22.07.08|조회수275 목록 댓글 0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 살면서도 초록이 보고 싶은 사람, 서블검입니다.
결혼 5년 차인 저는 대형견 한 마리, 고양이 두 마리와 식물을 기르며 살고 있어요.
대형견인 골든 리트리버 루디와 사는 저는 오랫동안 단독 주택에 살고 싶었고 딱 한 평짜리 마당이라도 좋으니
루디에게 마당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서울에서 과연 그런 집을 찾을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저희에게 맞는 집을 찾아 헤마다가 구옥의 2층 집을 발견하고 고쳐 살아보기로 했습니다.

74년식 구옥 리모델링 공사 시작 전에 구옥으로 눈을 돌리자 단번에 나타난 내 집





예산에 맞춰 구옥을 둘러보기 시작했을 때 생각보다 빨리 마음에 드는 집을 찾을 수 있었어요.
애초에 리모델링을 통해 집을 전체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생각으로 보이는 상태보다 숨은 가능성을 생각하면서
다녔기 때문인 것 같아요.
사실 지금 집이 실제로 보러 간 집 중에서는 첫 집이었는데, 모든 게 완벽하다거나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모든 부분에서 가능성이 있어 보였어요.
제가 원하던 복층(2층)구조, 외관을 정리하면 나아질 가능성,  구조가 반듯하고 방이 것, 내부가 연식에 비해 깨끗한 상태,
모두 좋은 조건이었죠.
게다가 여름의 끝내주는 초록 뷰가 있고 겨울에는 내부순환로가 내려다보이는 뷰까지 있었으니 한눈에 반한 거나
다름없었어요.
너무 설레는 바람에 계약할 때까지는 간과한 사실이 있었습니다. 이 집은 74년식, 그러니까 50년 정도 된 집이라는 것을요.

야심찬 계획과 따라주지 않는 현실

주택 매입 후, 계획을 꼼꼼히 세웠습니다.
공간은 최대한 열린 느낌으로, 색감은 심플한 화이트 인테리어에 계단부터 2층은 우드를 가미한 콘셉트를 잡았어요.
큰 창이 많고 뷰가 좋은 장점을 살리기 위해 무조건 시스템 창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구옥의 치명적인 문제를 잡기
위해 단열에 대한 공부는 자재까지 따로 알아보며 하며 준비했어요.
깔끔한 걸 좋아하는 제 눈에 차는 업체들 리스트도 정리했고요.

그런데 막상 업체를 구하는 일이 어려웠습니다.
집이 서울 복판에 있고, 축대 위에 올라앉아 난이도가 있으니 실내 인테리어를 하는 업체에서는 부담스러워했습니다.
업체 선정 기준을 조금 낮춰보아도 작년 여름에는 아직 구옥 리모델링을 하는 업체가 많이 없어 그런지 예약이 많이
밀려있었습니다. 저는 바로 이사를 해야 해 시공이 급하기까지 하니 난감하더라고요.
결국에 저는 이천까지 가서 마음에 꼭 맞는 인테리어 업체를 섭외하고 서울까지 모셔오게 됩니다.
박샤바 스튜디오
인데요. 첫 미팅에 제가 보낸 자료를 아예 인쇄해서 서울까지 가지고 올라와 주신 게 좋았고,
제가 말하지 않아도 제가 그린 그림을 한번에 캐치해 주셔서 마음을 열었습니다.
함께 일하시는 소장님도 첫날 확실하게 되는 부분과 어려운 부분을 선 그어주셔서 함께 일하기 좋을 것 같았어요.

리모델링의 변수, 집 컨디션



그런데 막상 집을 뜯어보니 생각보다 상태가 좋진 않아 공사 방향은 조금 달라지게 됐어요.
벽을 부수는 구조변경은 아예 포기하기로 했고, 조금이라도 높이려던 1층의 층고도 포기하고 시스템 에어컨도 포기하고
대신 H빔을 보강해 2층도 더욱 튼튼하게 하자고 전체 방향을 잡았습니다.
공사를 시작하며, 안전이 제일이지만 인테리어도 놓치고 싶지 않아 고민이 커졌습니다.

평면도


1층은 17평, 2층은 15평으로 2층이 조금 작은 구조로 나온 집이에요.
공간의 구성이 요모조모 재미있는 집이라고 공사를 하며 이야기를 많이 나왔습니다. 
무조건 깔끔 심플을 지향하며 공사에 임했습니다.
천장은 모두 무몰딩으로 처리했고, 제가 원하는 느낌은 페인트 도장에서만 나와서 며칠씩 목작업을 해서 벽 표면을
아예 다 바꿨습니다. 페인트는 벤자민 무어 클라우드 화이트를 썼어요.
조명은 포인트로 잡은 곳 말고는 모두 다운라이트를 매립해 깔끔함을 더했고, 방문도 모두 문틀이 보이지 않게 작업해
눈에 걸리는 부분이 없도록 애썼습니다.
홈 스타일링은 제가 했어요:-) 개와 고양이가 있어 오브제를 많이 놓고 살기는 어려워서 최대한 간단하게,
그리고 집의  자체의 심플하고 깔끔한 선을 살리면서 포인트를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럼 외관부터 천천히 보여드릴게요.

외부와 현관


이전에는 페인트 도장으로 되어있던 외부를 스타코플렉스로 다시 정리해 하얗고 깔끔한 외관을 가질 수 있게 됐어요.
이 모습을 생각하고 집을 구입한 건데도 완성된 걸 보니 감동적이었어요.
포치도 원래는 없었는데 제가 꼭 가지고 싶다고 해서 만들었어요.
처음에 생각했던 아치 모양은 공간이 부족해서 할 수 없었지만 대신 현장에서 저와 만나 하고 싶은 길이 모양을 다
봐가면서 함께 결정해 주신 덕분에 마음에 쏙 드는 포치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바닥엔 깐 테라코타 타일이나 나무로 된 문도 대표님의 아이디어였어요.


현관은 깔끔 무난한 편입니다. 공간이 좁아서 디자인적인 요소를 줄였고, 외부를 확인할 수 있는 창도 원래 있던 것을
그대로 살렸어요. 다만 픽스창으로 변경해 보온에 더 신경을 썼어요.
원래는 오가며 강아지 발을 닦이는 공간이라 걸터 앉을 만한 턱을 원했는데 그 공간을 만들지 못해서 대신 의자를 넣어
쓰고 있어요. 원래는 띄움 시공한 아래쪽에 센서등도 달고 싶었는데 왜인지 안된다고 하셔서 시공을 못해 아쉬워요.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저희 집은 중문이 꼭 필요해요. 고양이를 기르고 있어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보호하는 용도이고,
소음에 민감한 강아지를 위한 것이기도 하거든요.
힘센 대형견 강아지가 있어 유리로 된 중문은 절대 어려우니 고민하다가 결정한 화이트 철제 중문입니다.  
스윙 도어라 오가기 편한 데다가 유리를 모루 유리로 넣어, 일렬로 되어있는 현관 창의 시선도 차단해 줍니다.

커다란 창 가득 초록 뷰의 거실


탁 트인 느낌을 주는 큰 창이 돋보이는 거실입니다.
구옥이라 원래 거실 공간이 아주 넓게 빠지진 않았고, 공사 중에 사정이 생겨 예상보다도 약간 더 작아졌지만
이 창 덕분에 개방감을 느낄 수가 있어요.
여름에는 초록색 뷰를 보며 차를 마시고 겨울에는 멀리 언덕을 오르내리는 차량들이 보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요.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심플한 걸 원해 많은 물건을 꺼내지 않는 걸 거실의 인테리어 포인트로 삼았어요.
계절에 맞게 러그를 바꿔주고 있고요.

제가 단열 공사를 강조하며 벽이 두꺼워진 면이 있지만 그렇게 해서 자연스럽게 생긴 창틀은
고양이들의 바깥 구경 명당입니다.



거실이 약간 작아진 이유는 주방과 거실을 가로지르는 가벽 때문인데요.
원래 그 자리에 작은 날개벽이 있어 철거를 요청했었는데, 그게 내력벽을 임의로 부숴둔 걸로 보여 다시
벽을 세우기를 권장 받았습니다. 슬펐어요.
그래도 대표님이 이왕 생긴 가벽을 멋지게 소화해 보자며 아이디어를 셔서 두 개의 아치가 연달아 있는 모양으로 문을
내었어요. 막상 살아보니 주방이 분리되어 냄새가 넘어가지 않는 것도 좋았고, 주방과 공간을 이어주는 아치가 지금은
저희 집에 시그니처나 다름없어요. 오는 사람들마다 너무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게다가 가벽이 생기며 TV를 매립할 공간이 생겼어요.
남편의 로망이었던 대형 TV가 영 탐탁지 않던 저도 매립을 해버리니 액자 같고 깔끔해 마음이 놓이더라고요.
지금은 저녁이 되면 푹신한 소파에 앉아 개고영들과 TV를 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좋은 공간이 됐어요.


게으름이 만들어낸 스마트 주방

이번에는 언제든 들어가도 바로 요리할 수 있는 깨끗하고 깔끔한 주방을 목표로 리모델링 했어요.
섭웨이 타일을 세로로 붙였고 메지도 깔끔하게 흰색으로 처리했습니다.  
너무 예쁜 창문 뷰를 버릴 수 없어, 요리 동선을 쪼금 포기하더라도 씽크볼과 인덕션의 위치를 바꿔달라고
제가 요청 드렸고요.

작은 주방이지만 트여 있는 느낌을 위해 들여다보이는 쪽에는 상부장을 달지 않고 오른쪽 벽 전체에 수납장을 달았습니다.  그래도 살림을 시작하니 사람 냄새가 물씬 나버리네요.


그리고 저희 집의 자랑 스마트 키친에요. 왼쪽에는 음식물 쓰레기 분쇄기인 인싱크 이레이터가 장착 되어 있고,
오른쪽에는 싱크대가 곧 식기세척기인 초음파 식기세척기 프레이가 작동합니다.
주방 일의 피로를 최소한 주방이 목표인, 어찌 보면 조금 게으른 현대인의 주방이겠네요.

긴 장을 너무 길게 빼면 밖에서 답답한 느낌이 날 것 같아,  장을 조금 일찍 끊었더니 생긴 공간입니다.
크기가 딱 맞는 트롤리를 찾아 두고 미니 커피 바로 활용하고 있어요.
작은 일리 머신이 손님이 오면 아주 열일해서, 나중에는 꼭 에스프레소 머신을 들이는 게 목표입니다.

침실 펜션 아니고 우리 집 뷰라니!


매일 여행 온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침실입니다.
서울에서도 초록을 놓치고 싶지 않아 그렇게 힘들게 공사를 했구나 싶은 마음이 드는 뷰입니다.
원래는 그냥 평범한 천장이었는데 공사 중에 뜯어보니 안에 제가 너무 좋아하는 박공 지붕이 있더라고요.


페인트 도장을 하면 쉽게 더러워지고 번거로운 일들이 아무래도 많은데요.
그래도 여기 누워서 몰딩 없는 천장과 깨끗한 벽면을 보고 있노라면 아무것도 후회되지 않아요.
침대 위치를 미리 정해서 좌우로 콘센트를 많이 빼달라고 요청했어요.
더 이상 멀티탭을 쓰지 않을 수 있도록요.
살다 보면 침대에서 충전기에 무드등에 가습기에 정말 전기 많이 쓰잖아요.
이 부분 공사하시면 꼭 하시기를 추천드려요.

작지만 충분히 감사한 공간, 마당

지난겨울 눈 오는 날의 마당에서의 강아지예요.
이웃집과 벽을 마주하고 있어서 창을 피한 차폐막을 설치해 마당이 덜 삭막할 수 있도록 꾸몄습니다.
일년째 끝나지 않은 집 정리가 힘든 날도 있는데 이런 날을 생각하면 피로가 모두 사라집니다.

그 뒤로는 별로 마당에 손을 대질 못했어요.
마음이 성급해질 때마다 이 집에서 한두해 살 게 아니니까 천천히 시간이 닿는 대로 하자고 다짐하면서,
올해는 수국을 들였습니다. 날이 더 더워지기 전에 우리 집 테이크아웃 카페를 좀 더 즐기려고요.

마치며

긴 집들이를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반적인 가정집 스타일로 공사를 하지 않았고 집 컨디션도 생각보다 좋지 않아 작년 여름 3개월 내내 저도 집 수리에
매달려있었거든요.
그래도 그 끝에, 그리고 여러 작업자분들이 성의 있게 작업해 주신 끝에 저는 서울에서도 초록을 보는 꿈같은 삶을 살고
있어요.
멀리 가긴 어렵지만 나다운 나만의 공간을 가지고 싶다면, 서울 곳곳에 숨어있는 보석 같은 구옥들을 잘 살펴보시라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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