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눈만큼 허다한
- 정끝별
가지는 알지
불가지는 모르지
가지 가지 불가지는 알지만 다는 모르지
어제 가지와 내일 가지가 없는 오늘 가지는
가지가 아니라지
가지가 아니라고 해서 불가지도 아니지
간 데 또 가고 안 간데 또 안 갔다
난 데 또 나고 진 데 또 진 것도
덴 데 또 데고 짼 데 또 짼 것도 다 봄의 일이다
봄이 간다, 가고 또 가는 내내
계절도 날씨도 갖가지라 봄의 가지가지는 더 불가지
봄은 백만 가지 마음은 천만 가지라 봄에는 더더 불가지
이 봄에 내가 가지가지 불가지인 이유지
봄 가지는 가지고 봄 불가지도 불가지다
돌아올 봄이 지난봄이 아니듯 이 봄도 아니라서
필 꽃이 진 꽃이 아니듯 이 꽃도 아니라서
그러나 가지는 가지가 아니고 불가지도 불가지가 아니지
봄에는 다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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