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를 묻다
신병은
나 이제 가만히 있을래요
보지도 듣지도 않을래요
아무것도 아닐래요
그간에 참 용케도 잘 살았어요
아니 잘 견뎠어요
옥상 빨랫줄에 매달려 펄럭였거나
혹은, 키 큰 나무처럼 무성하게 살랑거렸어요
한낱, 그깟, 이란 부사어는 쓰지 않을래요
누가 뭐래도 열심히 살았거든요
나, 이제 고요한 바람소리로 돌아갈래요
고요하게 떨릴래요
나, 이제 나를 지워갈래요
아무도 모르게 그늘 속 그늘 되어 살랑거릴래요
바람 속 바람 되어 펄럭일래요
어둠 속 어둠 되어 스며들래요
가만히 가만히 내 안부를 물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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