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회(외 1편)
= 김륭
잠자리 두 마리가 공중을 묶었다. 사랑은 저렇게 우주의
속눈썹이다. 눈 깜빡일 때마다 당신과 나의 그림자 또한
묶었다 풀리는 한 페이지. 아직은 머리가 낮이고 가슴은
밤이어서 참 다행이다. 사마귀알처럼 남아있던 울음 몇
개 굴려 말을 할 줄도 글을 쓸 줄도 모르는 것들에게 가
고 싶은 저녁이 있었다.
달에게 씹힌 머리, 식지 않게
가만히
사그랑이
비는
문밖에 세워둔 채
빗소리만 빈방을 쓸 듯 돌아다니고 있다
라면이라도 하나 끓일까, 하던 나는
이미 없는 사람이라는 듯
있다
미련 같은 건
개나 주라고 했지. 당신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새의 울음을 새겨 넣고 싶은
관상용이라고,
함께 울지도 웃지도 못했지.
나는 지금 기도를 꼬리로 사용하는 미신
속이다.
성냥개비 둘
마주 앉아 입술 두드린다. 기어이
깬다.
단풍 켜질 때까지
사그랑이 사그랑이
비가 빗소리를 데리고
떠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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