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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히말라야의 요가 수행자(Himalya Ka Yogi)

작성자청랑|작성시간25.08.24|조회수204 목록 댓글 0

드디어, 우리가 명상할 장소에 도착했다.

구름은 높이, 멀리서 하얗게 빛났고,

구름 사이 얼핏 나타난 손바닥 같은 하늘은 바다보다 더 짙푸르렀다.

 

우리는 가져간 매트와 담요를 깔고

히말라야 수행자들에게서 내려오는 전통의 아사나와 프라나야마 호흡을 한 뒤 명상에 들어갔다.

비는 그쳤지만 오래된 날카로운 바람이 담요 속까지 뚫고 들어왔다.

 

마하라지는 어떻게 이런 척박한 곳에서 40년을 버틸 수 있었을까?

왜 수행자들은 따듯하고 안락한 곳을 버리고,

굳이 이 혹독한 히말라야에 오르는 걸까?

 

히말라야에 오면 늘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데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크게 보면 대략 세 가지 정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고난이 왔을 때 히말라야 수행자들은 ”댕큐“ 라고 한다.

즉, 힘든 일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영혼이 성장할 좋은 기회로 받아들인다.

인간은 힘든 위기와 고통을 겪어야 비로소 성숙해지고 성장할 수 있는데

특히 `수행자에게 장애와 고통은 필수다.

 

그래서 부처님도 장애 없기를 바라지 말라고 하셨고,

그런 면에서 히말라야는 수행자가 성장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두 번째, 히말라야의 신성한 기운 때문이다.

히말라야에서 수행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히말라야산맥 전체가 거대한 바위로 연결되어 있어

엄청난 기운과 자력이 깃들어 있다.

 

그들 모든 기운의 주체는 시바신이 머문다고 알려진 카일라스(Mount Kailash)다.

불교, 힌두교, 자이나교 등 세계 4대 종교, 그리고 니케탄 요가의 발상지도 카일라스다.

세 번째가 가장 중요한 이유인데, 바로 ‘스승이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히말라야에는 모든 인도인들이 존경하고 만나고 싶어하는 스승 마하바타르 바바지,

그리고 니케탄 요가의 파람구루지 아트마난다와 스승들은

카일라스 서쪽 30킬로미터 부근 일명 ‘델타 푸리’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델타푸리에 샹그릴라로 통하는 입구가 있다고 추측한다.

1930년대 제임스 힐슨이 썼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에 소개된 지상의 천국 샹그릴라(Shangri-La)는

우리나라의 무릉도원 같은 공간이다.

기무라선생에 의하면 인도에서 진짜 고수들은 카일라스 중에서도 ‘델타 푸리’에 뿌리를 두어야 인정한다고 한다.

 

그리고, 히말라야에서 내려오는 전통 요가와 시중에서 하는 요가는 많이 다르다.

호흡법이나 쿤달리니를 각성하는 방법이나 명상법은 당연하고, 

기본 동작인 아사나(Asna)도 다르다.

 

히말라야 전통요가인 니케탄 요가는 시중의 요가보다 훨씬 하기 쉽고,

초보자도 누구나 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어렵지 않다.

그래서, 시중에서 오랫동안 어려운 요가를 지도한 사람은 니케탄요가 동작을 보고 콧방귀를 끼기도 한다.

그러나 효과는 굉장히 우수하다. 

물론, 아사나를 할 때의 호흡법과 마음으로 집중하는 곳도 일반의 요가와는 다르다. 

 

일본에서 가장 큰 요가단체는 기무라선생이 이끌고 있는 니케탄요가(Japan Yoga Niketan)다.

매년 자격을 갱신하는 지도자만 수천명이고 도쿄와 오사카 등 대부분의 큰 도시에 협회 소유의 건물이 있다.

 

일본에서 니케탄 요가가 가장 큰 단체로 성장하게 된 하나의 사례를 들면 이렇다.

 

즉, 내가 아는 요가 지도자는 10년 동안 다른 요가를 가르친 요가 강사였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회의감이 들었다.

자기가 가르치는 요가가 자세는 어려운데 큰 효과는 없었고

무리하게 동작하다가 다치거나 잘못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정형외과에 오는 가장 큰 고객이 요가나 필라테스를 하다가 다친 사람들이라는 얘기가 있다.

 

그래서 그 요가 강사는 니케탄 요가는 많이 다르다는 얘기를 듣고 바꿨다.

자세는 쉬워 다치는 사람도 없었고,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따라하기 쉽고, 효과가 크다면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

물론, 화려한 동작의 과시 욕구 때문에 기존의 요가를 버리지 못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자세는 어렵고, 효과는 미미한, 문제 많은 요가를 도대체 누가 만들었을까?

매우 궁금한데, 마하라지는 히말라야에서 만들어진 요가가 아니라고 한다.

마하라지는, 아마 뉴욕 맨하탄의 쇼맨들이 비즈니스에 필요한 관심을 끌기 위해서 만들었을 거라고 추측한다.

실제로 그런 어려운 동작들을 가장 잘 하는 사람은 서커스 하는 사람들이다.

안타깝게도, 지금 세계 요가계의 상황은,

히말라야에서 사라져가는 멸종희귀종 ‘Himalayan Blue Poppy‘처럼 전통의 요가는 죽어가고 

문제 많은 요가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심지어 인도에서조차 전통의 히말라야 요가는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일본인 기무라선생이 인도의 대학이나 아쉬람에 가서 전통요가를 가르치고 있을 정도다. 

 

왜 그럴까? 아이러니하게도, 우선 보기에 너무 쉽기 때문이다.

 

너무 쉬우면 동작이 화려하지 않아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려도 주목을 받지 못한다.

또 지도자가 되려면 10년 이상 스승 밑에서 어렵게 배워야 한다.

패스트푸드처럼 보름이나 한달 만에 자격증을 주어야지,

10년이면 마음 급한 현대인에게 너무나 지루하고 긴 시간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히말라야 니케탄 요가는 강력한 힘을 지니게 되었을까?

어떤 사람은 단 하루 만에 오십견이 좋아지고,

족저근막염에 서 있기도 힘들었던 사람이 통증이 확 줄어들고,

일본 왕실에서 두통이 낫지 않는다며 찾아온 사람도 단 한번의 동작으로 말끔히 좋아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렇지 않으면 혹독한 히말라야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스무살의 마하라지는 첫 번째 스승을 만나기 위해 캐시미르까지 눈길을 200킬로미터나 걸어 올라가기도 했고,

빙하에 빠지기도 하고 폭설에 갇혀 한 달간 고립되거나

동굴을 두고 거대한 곰과 여러 번 생사를 건 혈투를 벌였다.

 

그러니까 히말라야 요가는 SNS에 올려서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히말라야에서 깨달음을 완성할 때까지 스승을 찾고

살아남기 위한 실전(實戰)의 요가였다.

 

두 번째 이유는, 스승의 힘이다.

병을 치유하고 사람을 높은 의식의 세계로 끌어주기 위해서는 반드시 스승의 힘이 필요하다.

그래서 진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기에게 요가를 전해준 스승의 뿌리가 중요하다.

 

아사나를 행하면서 특별한 호흡과 함께 특정한 지점에 집중하게 되면 쉬운 동작에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요가(Yoga)는 신과 결합하는 수련이므로 아사나 단계에서부터 신과 연결된 스승이 영향을 미친다. 

 

마찬가지로, 그 요가를 창시하고 전해준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거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많은 사람이라면, 그 파장이 당연히 요가수행자에게 미친다. 

 

우리가 있는 곳은 해발 3,900미터,

추위와 바람이 거셌지만, 40년을 버틴 마하라지를 생각하며

눈을 감고 집중했다. 

 

그때, 갑자기 시야가 환하게 밝아지며 이전의 명상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매우 정밀하고 미세하고 높은 진동의 기운이 머리를 뚫고 들어왔다.

뭐지? 궁금한 건 참지 못하는 내가 살짝 눈을 떠보니

어느새 구름을 뚫고 해가 완전히 드러났다. 하늘에서 무한한 은총이 쏟아졌다. 

과연, 우리에게 히말라야의 요가를 전해준

카일라스의 스승들은 어딘가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보호하며

늘 힘을 보태고 있다는 게 느껴지며, 가슴 밑바닥에서 뭉클거리며 뜨거운 것이 올라왔다.

 

맨 앞에서 기무라선생도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최대한의 집중으로

우리에게 기운을 보내고 있었다.

참으려 애를 써도 자꾸 눈물이 났다.

뭐. 눈물을 흘려도 괜찮았다.

너무나 가까이 다가와 활활 타는 듯한 뜨거운 태양과

히말라야의 바람이 금방 눈물을 씻어 줄테니.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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