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이라는 키워드에 남들과는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는 저 하얀색의 남자가 떠올랐습니다.
그는 어떻게든 자기를 채울려고 애쓰지만 그것들은 이내 희미해지고 결국엔 사라지고 맙니다.
남들은 화려해보이고 나만 밋밋한 삶을 사는것 같아 무엇이든지간에 나를 채울려고했지만 이내 흐지부지해져 자책하던 20대의 저의 모습도 생각났습니다.
그러던 중 길위에서 자신과 같은 하얀색의 여자와 겹치며 지나던 중 심장이 생겨납니다.
지금 아들 나이인 10살때부터 부터 알고 지냈고 가끔 술 한잔 기울이는 가벼운 사이였던 그가 어느날 느닷없이 저의 삶에 들어왔습니다.
어,,,,이게 뭐지하고 깜짝놀라는 그가 보입니다.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심장과 온 몸 곳곳으로 뜨거운 피를 뻗칠 혈관들이 생겨나며 그림책은 끝이 납니다.
운명처럼 만난 그들의 그후 이야기가 궁금해졌습니다.
올리버 제퍼스의 책을 꺼내들고 마음이 아플까봐 병에 심장을 넣고 목에 걸고 다니는 그녀를 만납니다.
그녀를 가만히 오래오래 들여다보고있으니 아플까봐 병에 심장을 넣고 살아가는 삶보다는 아픔을 느낄 수 있는 심장을 품고 살아가는 것이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원하다해도 이제는 심장이 뛰지 않는 흰 상태로 돌아갈 수도 없음을 알았습니다.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의 스무분의 작가들이 등장하는 순간 그길의 키워드 [흰]을 아주 강렬하게 만났습니다.
라양임 작가의 곱게 빗어 넘긴 은빛 머리는 그 어떤 그림책 속 흰 이미지보다도 예리하고 깊숙히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올해 여든셋의 작가는 어릴적 공부가 하고 싶어 밥할 때 부지깽이를 시커멓게 태워 자신의 이름과 1부터 100까지의 수를 연습했었고 글을 배우기전에는 아는글자는 그것뿐이었다고 책에 본인을 소개했습니다.
글을 알고 난 이제부터가 진짜 나로 살아가는 것 같다는 말씀을 듣고 있자니 글을 모르던 그 시절이 얼마나 고단했을지 어렴풋하게나마 알 것 같았습니다.
그분들은 하나같이 말씀 하셨습니다.
글을 알게 되고 작가가 되어 사람들 앞에 서있는 지금이 믿기지 않고 너무 행복하다고요.
안녕하세요의 면지를 가득 채운 심장들을 보며 순천의 할머니들처럼 나에게도 다시 심장이 뛸 수 있는 일이 찾아왔으면 했습니다.
애써주신 모든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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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설앵초 작성시간 19.02.18 가끔은 그 심장이 뛰게 하는 순간이 우리이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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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산 들 작성시간 19.02.18 면지 가득 심장 그림을 보며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채우려고 애쓰는거 말고 있는 그대로 심장뛰는 날을 기다려봅니다. -
답댓글 작성자뚜셰 작성시간 19.02.19 뛰어도 뛰지 않음
뒤지 않아도 뜀
그대로의 심장의 날.. -
작성자봉블리 작성시간 19.02.19 정말! 순천 할머니들을 만나는 순간, '흰'이라는 오늘의 키워드가 강하게 다가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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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뚜셰 작성시간 19.02.19 ㅎㅎ 그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