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012/03/10/토요일)에야 위 글을 봤기 때문에 매우 뒤늦었습니다만, 몇 가지 도움 말씀을 드리고 싶군요. 하지만 먼저 knightkaka 님의 불충분한 이해 혹은 오류부터 바로잡아야 얘기가 성립할 듯합니다.
예문으로 드신 [쟤는 글을 자기 알아서 쓴다.]는 비문에 가까운 잘못된 문장입니다. 또한 [알아서]의 적절한 예문도 될 수가 없습니다. 왜냐 하면 [자기 알아서 ~]와 같은 말은 우리말 관용 용법에 없기 때문입니다. [내가 알아서 ~], [네가 알아서 ~], [그 사람이 알아서 ~], [당신이 알아서 ~] 따위와 같이 쓰는 게 보통입니다. 하지만 knightkaka 님의 예문에는 주격 조사 “~가/~이”가 빠져 있습니다. [자기 마음대로 ~]의 용례에 맞춰 쓰시려고 주격 조사를 빠뜨리신 듯한데요. 하지만 그것은 문장을 비문으로 만드는 결정적인 잘못입니다. 따라서 [쟤는 글을 자기 알아서 쓴다.]만 가지고는 그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악할 도리가 없습니다. 즉 말이 안 되는 비문이라는 얘기죠. 그러므로 이 잘못된 비문에 근거해서 knightkaka 님께서 나름 설명하신 내용들은 설득력도 없고 올바르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알아서]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하는 긍정적 의미를 내포한다고 하셨는데요. 맞는 말씀입니다만, 부사어 [알아서]는 그렇게 협소한 의미만 지닌 게 아닙니다. [알아서 ~하다]가 함축하는 다양한 의미를 아래에 열거해보겠습니다.
① 여러 가지 사안/사정/사항 따위를 잘 검토해서 신중하게 ~하다.
(예) : 지금 상황이 복잡하니 잘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십시오.
② 이것 저것 신경 쓰지 않고 행동 주체의 마음대로 ~하다. [마음대로]와 [알아서]는 긍정적/부정적 뉘앙스를 떠나 동일한 의미로 쓰일 때가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 : 나는 찬성하든 반대하든 상관하지 않을 테니, 네가 알아서 하도록 해라.
위 예문에서 [네가 잘 알아서]를 [네 마음대로]로 바꿔도 의미의 차이는 크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③ 행동의 주체가 자신의 권한을 충분히 발휘해서, 즉 주체적으로 ~하다.
(예) : 내 집안 일은 내가 알아서 할 일이니, 다른 분은 참견하지 마십시오.
④ 어떤 일을 누가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수준급으로,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잘 하다.
(예) : 쟤는 쟤가 알아서 해도 될 만큼 나이가 들었다. 그러니 그냥 놔둬도 알아서 할 만큼은 한다.
이 예문에서 앞의 [쟤가 알아서 해도]는 [쟤 마음대로 해도]로 바꿔써도 별 무리가 없지요. 하지만 뒤의 [알아서]는 [마음대로]가 지니지 못한 추가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어느 정도 기대에 맞는 수준급은 한다는 것이죠. 그러므로 뒤의 [알아서]는 [마음대로]로 바꿔 쓸 수가 없죠.
위 용례에서 볼 수 있듯이 [알아서]와 [마음대로]는 어느 정도 의미의 뉘앙스가 겹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knightkaka 님께서 위에서 말씀하셨다시피 [알아서]는 긍정적 뉘앙스를 풍기는 측면이 많고, [마음대로]는 부정적 뉘앙스를 풍기는 측면이 많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알아서]와 [마음대로]는 쓰이는 문맥과 상황에 따라 둘 다 모두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뉘앙스를 자유롭게 오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근본적으로는 둘 다 중립적인 뉘앙스를 지닌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상과 같은 이해에 바탕을 두고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마음대로 ~하다]는 “남의 시선 따위 신경 쓰지 않고 자기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다” 혹은 “기분 내키는 대로 ~하다” 혹은 “자유롭게 ~하다”는 등등의 뜻으로 새기면 될 듯합니다. 즉 행동 주체의 의지, 기분, 자유로운 권한이 전적으로 실린 관용 표현으로 이해하면 될 듯합니다. 그리고 [알아서 ~하다]는 문맥과 상황에 따라 위 예문에서처럼 여러 가지로 적절히 새기면 되리라 봅니다. 즉 ① 신중하게 ~하다, ② 자기 마음대로 ~하다, ③ 주체적으로 ~하다, ④ 기대만큼 혹은 기대 이상으로 충분히 잘 ~하다 따위로 이해하면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