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인 물질과 분자가 아닌 물질을 어떻게 가르치십니까?
/한국교원대학교 화학교육과 백성혜/
<<들어가며>>
현 중등학교 교과서에서는 분자를 ‘물질의 성질을 가지는 가장 작은 입자’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는 한 둘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모든 물질은 분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생각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교과서에는 다시 ‘소금이나 철 등은 분자가 아니다’라고 나옵니다. 그러면 소금이나 철은 물질이 아니란 말입니까?
소금과 철을 물질로 보아야 한다면 도대체 분자가 무엇이길래 분자인 물질과 분자가 아닌 물질이 존재하는 것일까요?
어떤 경우에는 분자가 쪼개져서 원자가 되면 더 이상 물질의 성질을 가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원자는 물질이 아닙니까? 분자가 물질의 성질을 가지는 최소 단위이니 그럴수도 있겠지요. 그러면 원자들이 모여 이루어진 물질인 네온 기체나 아르곤 기체는 물질의 성질을 가지지 않는 것인지요?
아무래도 분자에 대한 교과서의 정의에 문제가 있는 것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한국교원대학교에는 현직 교사들을 위해 개설되는 대학원 강의가 있습니다. 지난 수년간 중등학교 과학 교사를 위해 개설된 강의를 하면서 교과서에 제시된 화학 개념에 대해 많은 논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분자에 대한 정의의 문제점, 산염기 반응과 산화환원 반응을 전혀 별개의 반응으로 생각하는 오류, 화학전지와 전기분해에 관련된 오류, 물리 변화와 화학 변화에 대한 오류 등 여러 화학 분야에 대한 오류와 이를 교정할 수 있는 다양한 자료들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 코너에서는 분자의 정의에 대한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논의해 보고자 합니다.
(( 6차 교육과정 초,중등교과서에서 제시되어 있는 분자 개념의 문제점 ))
교과서에 제시된 분자에 관련된 내용을 표로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교육과정에따른 분자의 정의/
초등학교
자연교과 6학년 1학기 : 설탕을 잘게 부수어 가루로 만들어도 설탕의 단 맛은 변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물질의 성질을 지니는 가장 작은 알갱이를 분자라 한다.
중학교
① 분자란 원자들이 결합하여 이루는 입자이다. 물질의 고유한 성질을 가지는 가장 작은 입자를 분자라고 한다.
② 분자란 몇 개의 원자로 이루어진 입자이다. NaCl이나 금속인 Mg, Fe 등은 분자가 아니다.
③ 분자란 물질의 고유한 성질을 가진 가장 작은 알갱이 (금성교과서, 1994)
고등학교
① 분자는 순물질의 성질을 지니고 있는 가장 작은 입자이다.
② 원자와 분자 이외에 물질을 이루고 있는 입자인 이온이 있다.
③ 물질의 성질을 지니는 가장 작은 입자이다.
④ 원자는 대부분 단독으로는 불안정하므로 원자 몇 개가 결합하여 된 분자 상태로 존재한다. 영족기체는 한 원자가 한 분자를 이루므로 일원자 분자라 하고... (후략)
⑤ 분자는 같은 종류의 원자 또는 분자로 이루어진다. 분자는 순수한 물질의 성질을 띠는 기본단위 입자로서, 물질마다 고유한 크기와 모양을 이루고 있음이 밝혀졌다. (천재교육, 1995)
⑥ 몇 개의 원자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물질의 성질을 지닌 새로운 입자(교학사, 1995)
⑦ 분자는 더 쪼개면 처음의 물질과는 전혀 다른 성질의 원자가 된다. 즉, 분자는 물질의 성질을 가지는 가장 작은 입자이며, 원자들이 결합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박영사, 1995)
일반화학
①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원자들이 공유결합으로 한 개의 단위로 묶여있는 것
②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원자들은 서로 결합하여 전하를 띠지 않는 분자를 만들 수 있다. 이에 해당하는 원자들은 비금속원소의 원자들이다. 분자 내에서 원자들은 전자쌍을 공유한 공유결합이라는 강한 힘으로 서로 붙어있다. (일반화학, Masterton 외)
③ 분자란 한 원소 또는 여러 원소들이 모여 안정한 형태로 존재하는 최소단위 입자이다. (화학의 세계, 나상무 외)
④ 화합물에서 원자를 붙들고 있는 힘을 화학결합이라 한다. 원자가 결합하는 한 가지 방법은 전자의 공유이다. 이러한 결합을 공유결합이라 하며, 이렇게 원자가 모인 것을 분자라고 부른다. (일반화학, Steven S. Zumdahl)
⑤ 분자란 두 개 이상의 원자들이 강한 힘으로 서로 결합하여 일정 시간 이상 존재할 수 있는 집단이다. (현대일반화학, Oxtoby 외)
⑥ 분자란 원자들이 강한 인력으로, 즉 화학결합으로 연결된 한 단위를 말한다. (일반화학, Ebbing)
분자의 개념은 현 6차 교육과정에서는 초등학교 6학년 1학기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이 때에는 설탕을 잘게 부수어 가루로 만들어도 설탕의 단 맛이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로부터 ‘물질의 성질을 지니는 가장 작은 알갱이를 분자라고 한다’는 개념을 유도합니다.
제가 교원대학교 초등교육학과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 실험을 하고, 이를 통해 분자의 개념을 알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학생들의 많은 실험 보고서에서 ‘지금까지 설탕 입자를 물에 녹이는 실험을 했는데, 왜 갑자기 분자가 나오느냐?’ 혹은 ‘설탕의 성질 중에서 가루라든지 흰 색이라든지 많은 성질이 사라졌는데, 왜 물질의 성질을 지니고 있는 분자와 관련지으라는 것이냐?’ 등 여러 가지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대학교 4학년들이 실험을 통해 이러한 의문이 해결되지 못하였으니, 설탕 실험을 통해 분자의 개념을 도입하는 수업 방법이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분자의 개념을 암기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것 같습니다.
중학교에서는 2학년 과학 교과서에 분자를 ‘몇 개의 원자로 이루어진 입자’와 ‘물질의 고유한 성질을 지니고 있는 가장 작은 입자’로 설명하면서 기체 반응의 법칙과 원자설의 모순을 설명하기 위하여 분자의 개념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분자로 나타낼 수 없는 물질로 철이나 소금 등을 예로 들어 주고 있습니다. 어떤 교과서는 이온 결정 모형이나 금속 결정 모형을 그림으로 보여주기도 하지만, 학생들이 이러한 결정은 왜 분자가 아닌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것은 너무도 자명합니다. 왜냐하면 이 결정 모양도 역시 ‘몇 개의 원자로 이루어진 입자’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학생들은 분자와 분자가 아닌 물질을 외울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중학교 2학년에 되어 분자 개념이 나오면서 아보가드로의 법칙, 일정성분비의 법칙, 배수비례의 법칙 등이 쏟아져 나오게 되면 암기해야 할 분량이 갑자기 폭증하면서 학생들 중에 과학을 포기하는 사례도 나온다고 많은 현장 과학 선생님들이 말씀하시는데, 이 문제에 대한 논의도 본 글의 내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다음 기회에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등학교 화학에서도 분자의 정의가 나오는데 이 때에는 교과서마다 표현이 다양한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한 교과서에서는 ‘분자는 순물질의 성질을 지니고 있는 가장 작은 입자’로 표현하였는데, 이는 ‘물질’을 ‘순물질’로 ‘알갱이’를 ‘입자’로 표현한 것만이 초등학교 내용과 고등학교 내용 사이의 차이점인 것 같습니다.
몇몇 교과서에서는 최초로 결합의 개념이 나옵니다. 이 때 분자는 ‘몇 개의 원자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새로운 입자’라는 개념으로 소개하는데, 이는 결합에 초점을 두어 분자를 정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분자가 되려면 최소한 두 개이상의 원자가 존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교과서에서는 ‘영족 기체는 한 원자가 한 분자를 이루므로 일원자분자라고 한다’고 합니다. 원자와 분자가 혼동되는 순간이 아닙니까? 분자의 정의는 안정된 물질이면 되는 것인지....
대학교 일반화학 책도 정의의 범위가 넓지만 그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결합을 공유 결합으로 명확히 제시한 책들이 많이 있다는 점입니다. 또 하나는 ‘한 개의 단위’, ‘최소 단위’ 등으로 표현되었지만, 분자를 이루는 원자의 개수가 고정적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정의에 의하면 단원자 분자라는 용어는 틀린 말이 됩니다. 그리고 소금이나 철, 다이아몬드 등을 거대분자(만약 지금까지 이러한 용어를 사용하셨다면)로 표현하는 것도 옳지 않을 것입니다. 다이아몬드는 공유결합을 하지만 분자를 이루는 원자의 개수가 고정적이 아니기 때문에 분자에 해당될 수 없습니다.
대학교 전공 서적 중에서 James E. Huheey가 쓴 무기화학 책이 있습니다. 이 책 238쪽에 보면 이온의 분자구조에 대해서도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이온은 분자가 될 수 있습니까?
앞서 정의에 의하면 NO3- 와 같은 이온은 N과 O 원자 사이에 공유 결합을 하고 있고 질소 1개와 산소 3개가 일정한 갯수로 결합하고 있으므로 이 이온은 분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Cl-는 분자가 아니겠지요. 물론 소금이나 철은 이온결합과 금속 결합을 하고 있으니 분자가 아닌 것은 당연합니다.
만약 이러한 정의가 맞다면 화학 결합을 배우지 못한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들은 분자의 개념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냥 외우는 수 밖에는 없겠지요. 많은 고등학교에서 화학결합을 배우지만, 화학결합과 분자를 관련지어 준 교과서는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고등학를 졸업해도 분자의 개념이 명확히 이해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가 최근에 화학교육과를 곧 졸업하고 앞으로 과학 교사가 될 대학교 4학년 학생들에게 분자의 정의를 물었을 때, 그들도 역시 대부분 분자와 화학결합을 관련짓지 못했습니다. 중등 교육의 영향이 대학교까지도 파급되는 효과가 지대한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화학 전공 교재 중 하나에는 분자 반응식이라는 표현을 하면서 ‘원래의 분자 화합물 뿐 아니라 이온결합 화합물에 대해서도 분자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분자의 정의는 너무나 혼동스럽습니다. 그러나 저는 분자라는 용어를 ‘공유결합을 하고 일정한 원자 개수로 구성되는 것’이라는 주장을 지지합니다. 그렇다면 이온 중에서 분자에 속하는 것도 있지만 분자에 속하지 않는 것도 존재할 수 있습니다. 분자에 속하지 않는 이온을 분자라고 부르거나 Ar, Ne과 같은 8족 원자들을 단지 안정하다는 의미에서 분자라고 부른다면 분자의 정의를 모르는 사람으로 보고 싶습니다.
중등학교 학생에게 분자를 가르칠 때 발생하는 문제점 해결을 위한 제안
중등학교 교과서에서는 분자를 정의할 때 물질의 성질과 연결짓습니다. 그러나 이때 물질의 성질에 대한 정의가 모호합니다. 물질의 성질에는 물리적 성질과 화학적 성질이 있다는 것은 화학을 조금이라도 배운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물질을 쪼개고 쪼개면 물질의 성질을 가지는 가장 작은 알갱이’인 분자가 되었을 때 그 분자 하나는 물질의 물리적 성질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중등학교에서 다루는 물질의 성질 중에 끓는점, 용해도, 녹는점 등은 분자 입자 하나의 성질과는 별반 관계가 없습니다.
이러한 물리적 성질은 분자 간의 인력에 의해 생겨나는 것이므로, 최소한 몇 개의 분자가 존재하여야 이러한 물질의 성질은 비로소 나타납니다. 따라서 물질을 쪼개고 쪼개면 한 개의 분자가 되기 훨씬 전에 이러한 물리적 성질은 사라져 버립니다. 즉 분자는 물질의 물리적 성질을 분자가 되기 이전에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물질이 쪼개고 쪼개져 한 개의 분자가 될 때 유지하는 물질의 성질은 화학적 성질 밖에는 없습니다. 따라서 분자는 ‘물질의 화학적 성질만을 유지하는 최소 단위’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렇게 정의를 구체화하지 않는다면 글의 도입 부분에서 설명한 혼동스러운 질문은 아마도 당연하게 야기되어야 할 질문이 아닐까요? 이러한 질문을 안하는 학생이야말로 분자의 개념을 이해한 것이 아니라 뜻도 모르고 암기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정의에는 한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물질의 물리적 성질과 화학적 성질, 달리 표현하면 물리 변화와 화학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화학 결합의 개념을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변화의 개념에서 야기되는 문제도 한둘이 아니지만 여기서는 분자에 대한 논의에만 초점을 맞추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설탕이 물에 녹는 성질은 물리적 성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금속이 산에 녹는 것은 화학적 성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두 변화 모두 학생의 입장에서 구분이 안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설탕의 흰 가루의 형태나 금속의 광택나는 고체가 두 변화 모두에서 변했기 때문에 최소한 겉보기 성질은 두 반응 모두에서 변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도대체 어떤 이유 때문에 두 변화가 구분되어야 합니까?
두 변화의 차이는 변화하는 동안 반응 물질 분자의 분자 내 결합이 끊어져서 새로운 화합물(새로운 성질)이 나타났는가 아닌가에 의해 결정됩니다. 물질의 겉보기 성질은 물리적 성질과 상통하며, 이는 분자 사이의 인력에만 변화가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화학적 변화라고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화학 결합의 개념을 가지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물리변화와 화학변화의 구분이 화학을 암기과목으로 전락시킬 수도 있습니다.
불행히도 화학 결합으로 분자의 화학적 성질 불변을 이해할 수 있는 단계는 고등학교 마지막 단계에서만 가능합니다.
따라서 결합의 개념을 교육과정 상 다루지 못하는 학년에서 분자를 먼저 가르쳐야 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점이 문제입니다. 많은 경우 교과서에서는 정확한 정의를 하지 않고 사례와 비사례를 들어 정의를 내리곤 합니다. 예를 들어 --는 분자이다, --는 분자가 아니다 등과 같이 말입니다. 그러나 이보다 명확히 정의를 내려 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분자와 상태 변화를 관련지으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마침 7차 교육과정에서는 초등학교 6학년에 제시되었던 분자의 개념이 너무 어렵다는 판단 아래 중학교 1학년으로 옮겼는데, 이 때 상태변화와 분자를 관련짓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물질의 성질과 상태변화의 개념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따라서 ‘물질의 상태 변화가 이루어질 때 물질의 성질이 유지되면 분자이고, 물질의 성질이 유지되지 않으면 분자가 아니다’라고 가르치면 어떨까요? 이 정의는 화학 결합의 개념으로 해석할 때에도 오류가 없습니다. 단지 화학 결합과 같은 미시세계의 시각 대신에 상태변화와 같은 거시적인 시각으로 표현한 것만이 다를 뿐입니다.
예를 들어 물은 액체에서 기체로 상태가 변화할 때 분자 사이의 인력만 변하는 것이고 분자 내의 공유결합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물은 분자로 구성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염화코발트 종이로 물이 상태변화를 할 때 물질의 성질이 유지되는 지를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소금은 물에 녹으면(용융시키는 것은 교실에서 쉽지 않으므로) 상태가 변하는 순간 이온결합이 끊어지기 시작합니다. 따라서 물질의 성질이 변하는데 우리는 전기를 통하는지 확인해봄으로써 이를 증명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소금은 분자로 이루어진 물질이라고 말할 수 없게 됩니다. 금속결합이나 이온결합을 하는 물질은 상태가 변화할 때 금속 결합이나 이온 결합들이 끊어지기 때문에 열전도도, 전기 전도도 등에 변화가 오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물질의 성질이라고 할 때 화학적 성질임을 유념해야 하지만 굳이 이를 학생들에게 언급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이 정도의 시도만 해도 학생들은 분자인 물질과 분자가 아닌 물질을 중등학교에서 뚜렷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끝맺으며>
분자는 화학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이라는 것에 이견이 없으실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자와 원자, 이온 등 입자의 개념을 학생들이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는 국내외를 통틀어 엄청나게 많습니다. 문제점은 충분히 드러났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너무나 교육학적으로, 이론적으로 치중되어 현장에서 사용하기에는 너무나 이해하기 어렵고 거창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글은 분자를 현행 교과서의 정의와 다르게 이미 알고 있는 학생들의 지식을 이용하여 간단히 고쳐봄으로써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에서 적게 되었습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되셨거나 다른 의견을 알려주시고 싶으시면 전자우편(Shpaik@knuecc-sun.knue.ac.kr)으로 연락해 주십시오. 만약 독자들이 호응해 주신다면 연속적으로 이와 유사한 여러 내용들을 제시해 보고자 합니다. 저는 이러한 생각들이 보다 세련되어진다면 학생들이 화학의 개념을 명확히 알지 못하며 암기만 하는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출처 : http://myhome.hanafos.com/~eonions/science.htm >
< 참고1 : http://cont1.edunet4u.net/cobac2/period/Period's%20Molecule.html >
< 참고2 : http://100.naver.com/100.php?id=79539&cid=AD1033036743044&adflag=1 >
/한국교원대학교 화학교육과 백성혜/
<<들어가며>>
현 중등학교 교과서에서는 분자를 ‘물질의 성질을 가지는 가장 작은 입자’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는 한 둘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모든 물질은 분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생각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교과서에는 다시 ‘소금이나 철 등은 분자가 아니다’라고 나옵니다. 그러면 소금이나 철은 물질이 아니란 말입니까?
소금과 철을 물질로 보아야 한다면 도대체 분자가 무엇이길래 분자인 물질과 분자가 아닌 물질이 존재하는 것일까요?
어떤 경우에는 분자가 쪼개져서 원자가 되면 더 이상 물질의 성질을 가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원자는 물질이 아닙니까? 분자가 물질의 성질을 가지는 최소 단위이니 그럴수도 있겠지요. 그러면 원자들이 모여 이루어진 물질인 네온 기체나 아르곤 기체는 물질의 성질을 가지지 않는 것인지요?
아무래도 분자에 대한 교과서의 정의에 문제가 있는 것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한국교원대학교에는 현직 교사들을 위해 개설되는 대학원 강의가 있습니다. 지난 수년간 중등학교 과학 교사를 위해 개설된 강의를 하면서 교과서에 제시된 화학 개념에 대해 많은 논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분자에 대한 정의의 문제점, 산염기 반응과 산화환원 반응을 전혀 별개의 반응으로 생각하는 오류, 화학전지와 전기분해에 관련된 오류, 물리 변화와 화학 변화에 대한 오류 등 여러 화학 분야에 대한 오류와 이를 교정할 수 있는 다양한 자료들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 코너에서는 분자의 정의에 대한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논의해 보고자 합니다.
(( 6차 교육과정 초,중등교과서에서 제시되어 있는 분자 개념의 문제점 ))
교과서에 제시된 분자에 관련된 내용을 표로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교육과정에따른 분자의 정의/
초등학교
자연교과 6학년 1학기 : 설탕을 잘게 부수어 가루로 만들어도 설탕의 단 맛은 변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물질의 성질을 지니는 가장 작은 알갱이를 분자라 한다.
중학교
① 분자란 원자들이 결합하여 이루는 입자이다. 물질의 고유한 성질을 가지는 가장 작은 입자를 분자라고 한다.
② 분자란 몇 개의 원자로 이루어진 입자이다. NaCl이나 금속인 Mg, Fe 등은 분자가 아니다.
③ 분자란 물질의 고유한 성질을 가진 가장 작은 알갱이 (금성교과서, 1994)
고등학교
① 분자는 순물질의 성질을 지니고 있는 가장 작은 입자이다.
② 원자와 분자 이외에 물질을 이루고 있는 입자인 이온이 있다.
③ 물질의 성질을 지니는 가장 작은 입자이다.
④ 원자는 대부분 단독으로는 불안정하므로 원자 몇 개가 결합하여 된 분자 상태로 존재한다. 영족기체는 한 원자가 한 분자를 이루므로 일원자 분자라 하고... (후략)
⑤ 분자는 같은 종류의 원자 또는 분자로 이루어진다. 분자는 순수한 물질의 성질을 띠는 기본단위 입자로서, 물질마다 고유한 크기와 모양을 이루고 있음이 밝혀졌다. (천재교육, 1995)
⑥ 몇 개의 원자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물질의 성질을 지닌 새로운 입자(교학사, 1995)
⑦ 분자는 더 쪼개면 처음의 물질과는 전혀 다른 성질의 원자가 된다. 즉, 분자는 물질의 성질을 가지는 가장 작은 입자이며, 원자들이 결합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박영사, 1995)
일반화학
①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원자들이 공유결합으로 한 개의 단위로 묶여있는 것
②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원자들은 서로 결합하여 전하를 띠지 않는 분자를 만들 수 있다. 이에 해당하는 원자들은 비금속원소의 원자들이다. 분자 내에서 원자들은 전자쌍을 공유한 공유결합이라는 강한 힘으로 서로 붙어있다. (일반화학, Masterton 외)
③ 분자란 한 원소 또는 여러 원소들이 모여 안정한 형태로 존재하는 최소단위 입자이다. (화학의 세계, 나상무 외)
④ 화합물에서 원자를 붙들고 있는 힘을 화학결합이라 한다. 원자가 결합하는 한 가지 방법은 전자의 공유이다. 이러한 결합을 공유결합이라 하며, 이렇게 원자가 모인 것을 분자라고 부른다. (일반화학, Steven S. Zumdahl)
⑤ 분자란 두 개 이상의 원자들이 강한 힘으로 서로 결합하여 일정 시간 이상 존재할 수 있는 집단이다. (현대일반화학, Oxtoby 외)
⑥ 분자란 원자들이 강한 인력으로, 즉 화학결합으로 연결된 한 단위를 말한다. (일반화학, Ebbing)
분자의 개념은 현 6차 교육과정에서는 초등학교 6학년 1학기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이 때에는 설탕을 잘게 부수어 가루로 만들어도 설탕의 단 맛이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로부터 ‘물질의 성질을 지니는 가장 작은 알갱이를 분자라고 한다’는 개념을 유도합니다.
제가 교원대학교 초등교육학과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 실험을 하고, 이를 통해 분자의 개념을 알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학생들의 많은 실험 보고서에서 ‘지금까지 설탕 입자를 물에 녹이는 실험을 했는데, 왜 갑자기 분자가 나오느냐?’ 혹은 ‘설탕의 성질 중에서 가루라든지 흰 색이라든지 많은 성질이 사라졌는데, 왜 물질의 성질을 지니고 있는 분자와 관련지으라는 것이냐?’ 등 여러 가지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대학교 4학년들이 실험을 통해 이러한 의문이 해결되지 못하였으니, 설탕 실험을 통해 분자의 개념을 도입하는 수업 방법이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분자의 개념을 암기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것 같습니다.
중학교에서는 2학년 과학 교과서에 분자를 ‘몇 개의 원자로 이루어진 입자’와 ‘물질의 고유한 성질을 지니고 있는 가장 작은 입자’로 설명하면서 기체 반응의 법칙과 원자설의 모순을 설명하기 위하여 분자의 개념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분자로 나타낼 수 없는 물질로 철이나 소금 등을 예로 들어 주고 있습니다. 어떤 교과서는 이온 결정 모형이나 금속 결정 모형을 그림으로 보여주기도 하지만, 학생들이 이러한 결정은 왜 분자가 아닌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것은 너무도 자명합니다. 왜냐하면 이 결정 모양도 역시 ‘몇 개의 원자로 이루어진 입자’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학생들은 분자와 분자가 아닌 물질을 외울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중학교 2학년에 되어 분자 개념이 나오면서 아보가드로의 법칙, 일정성분비의 법칙, 배수비례의 법칙 등이 쏟아져 나오게 되면 암기해야 할 분량이 갑자기 폭증하면서 학생들 중에 과학을 포기하는 사례도 나온다고 많은 현장 과학 선생님들이 말씀하시는데, 이 문제에 대한 논의도 본 글의 내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다음 기회에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등학교 화학에서도 분자의 정의가 나오는데 이 때에는 교과서마다 표현이 다양한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한 교과서에서는 ‘분자는 순물질의 성질을 지니고 있는 가장 작은 입자’로 표현하였는데, 이는 ‘물질’을 ‘순물질’로 ‘알갱이’를 ‘입자’로 표현한 것만이 초등학교 내용과 고등학교 내용 사이의 차이점인 것 같습니다.
몇몇 교과서에서는 최초로 결합의 개념이 나옵니다. 이 때 분자는 ‘몇 개의 원자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새로운 입자’라는 개념으로 소개하는데, 이는 결합에 초점을 두어 분자를 정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분자가 되려면 최소한 두 개이상의 원자가 존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교과서에서는 ‘영족 기체는 한 원자가 한 분자를 이루므로 일원자분자라고 한다’고 합니다. 원자와 분자가 혼동되는 순간이 아닙니까? 분자의 정의는 안정된 물질이면 되는 것인지....
대학교 일반화학 책도 정의의 범위가 넓지만 그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결합을 공유 결합으로 명확히 제시한 책들이 많이 있다는 점입니다. 또 하나는 ‘한 개의 단위’, ‘최소 단위’ 등으로 표현되었지만, 분자를 이루는 원자의 개수가 고정적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정의에 의하면 단원자 분자라는 용어는 틀린 말이 됩니다. 그리고 소금이나 철, 다이아몬드 등을 거대분자(만약 지금까지 이러한 용어를 사용하셨다면)로 표현하는 것도 옳지 않을 것입니다. 다이아몬드는 공유결합을 하지만 분자를 이루는 원자의 개수가 고정적이 아니기 때문에 분자에 해당될 수 없습니다.
대학교 전공 서적 중에서 James E. Huheey가 쓴 무기화학 책이 있습니다. 이 책 238쪽에 보면 이온의 분자구조에 대해서도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이온은 분자가 될 수 있습니까?
앞서 정의에 의하면 NO3- 와 같은 이온은 N과 O 원자 사이에 공유 결합을 하고 있고 질소 1개와 산소 3개가 일정한 갯수로 결합하고 있으므로 이 이온은 분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Cl-는 분자가 아니겠지요. 물론 소금이나 철은 이온결합과 금속 결합을 하고 있으니 분자가 아닌 것은 당연합니다.
만약 이러한 정의가 맞다면 화학 결합을 배우지 못한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들은 분자의 개념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냥 외우는 수 밖에는 없겠지요. 많은 고등학교에서 화학결합을 배우지만, 화학결합과 분자를 관련지어 준 교과서는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고등학를 졸업해도 분자의 개념이 명확히 이해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가 최근에 화학교육과를 곧 졸업하고 앞으로 과학 교사가 될 대학교 4학년 학생들에게 분자의 정의를 물었을 때, 그들도 역시 대부분 분자와 화학결합을 관련짓지 못했습니다. 중등 교육의 영향이 대학교까지도 파급되는 효과가 지대한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화학 전공 교재 중 하나에는 분자 반응식이라는 표현을 하면서 ‘원래의 분자 화합물 뿐 아니라 이온결합 화합물에 대해서도 분자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분자의 정의는 너무나 혼동스럽습니다. 그러나 저는 분자라는 용어를 ‘공유결합을 하고 일정한 원자 개수로 구성되는 것’이라는 주장을 지지합니다. 그렇다면 이온 중에서 분자에 속하는 것도 있지만 분자에 속하지 않는 것도 존재할 수 있습니다. 분자에 속하지 않는 이온을 분자라고 부르거나 Ar, Ne과 같은 8족 원자들을 단지 안정하다는 의미에서 분자라고 부른다면 분자의 정의를 모르는 사람으로 보고 싶습니다.
중등학교 학생에게 분자를 가르칠 때 발생하는 문제점 해결을 위한 제안
중등학교 교과서에서는 분자를 정의할 때 물질의 성질과 연결짓습니다. 그러나 이때 물질의 성질에 대한 정의가 모호합니다. 물질의 성질에는 물리적 성질과 화학적 성질이 있다는 것은 화학을 조금이라도 배운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물질을 쪼개고 쪼개면 물질의 성질을 가지는 가장 작은 알갱이’인 분자가 되었을 때 그 분자 하나는 물질의 물리적 성질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중등학교에서 다루는 물질의 성질 중에 끓는점, 용해도, 녹는점 등은 분자 입자 하나의 성질과는 별반 관계가 없습니다.
이러한 물리적 성질은 분자 간의 인력에 의해 생겨나는 것이므로, 최소한 몇 개의 분자가 존재하여야 이러한 물질의 성질은 비로소 나타납니다. 따라서 물질을 쪼개고 쪼개면 한 개의 분자가 되기 훨씬 전에 이러한 물리적 성질은 사라져 버립니다. 즉 분자는 물질의 물리적 성질을 분자가 되기 이전에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물질이 쪼개고 쪼개져 한 개의 분자가 될 때 유지하는 물질의 성질은 화학적 성질 밖에는 없습니다. 따라서 분자는 ‘물질의 화학적 성질만을 유지하는 최소 단위’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렇게 정의를 구체화하지 않는다면 글의 도입 부분에서 설명한 혼동스러운 질문은 아마도 당연하게 야기되어야 할 질문이 아닐까요? 이러한 질문을 안하는 학생이야말로 분자의 개념을 이해한 것이 아니라 뜻도 모르고 암기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정의에는 한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물질의 물리적 성질과 화학적 성질, 달리 표현하면 물리 변화와 화학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화학 결합의 개념을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변화의 개념에서 야기되는 문제도 한둘이 아니지만 여기서는 분자에 대한 논의에만 초점을 맞추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설탕이 물에 녹는 성질은 물리적 성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금속이 산에 녹는 것은 화학적 성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두 변화 모두 학생의 입장에서 구분이 안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설탕의 흰 가루의 형태나 금속의 광택나는 고체가 두 변화 모두에서 변했기 때문에 최소한 겉보기 성질은 두 반응 모두에서 변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도대체 어떤 이유 때문에 두 변화가 구분되어야 합니까?
두 변화의 차이는 변화하는 동안 반응 물질 분자의 분자 내 결합이 끊어져서 새로운 화합물(새로운 성질)이 나타났는가 아닌가에 의해 결정됩니다. 물질의 겉보기 성질은 물리적 성질과 상통하며, 이는 분자 사이의 인력에만 변화가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화학적 변화라고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화학 결합의 개념을 가지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물리변화와 화학변화의 구분이 화학을 암기과목으로 전락시킬 수도 있습니다.
불행히도 화학 결합으로 분자의 화학적 성질 불변을 이해할 수 있는 단계는 고등학교 마지막 단계에서만 가능합니다.
따라서 결합의 개념을 교육과정 상 다루지 못하는 학년에서 분자를 먼저 가르쳐야 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점이 문제입니다. 많은 경우 교과서에서는 정확한 정의를 하지 않고 사례와 비사례를 들어 정의를 내리곤 합니다. 예를 들어 --는 분자이다, --는 분자가 아니다 등과 같이 말입니다. 그러나 이보다 명확히 정의를 내려 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분자와 상태 변화를 관련지으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마침 7차 교육과정에서는 초등학교 6학년에 제시되었던 분자의 개념이 너무 어렵다는 판단 아래 중학교 1학년으로 옮겼는데, 이 때 상태변화와 분자를 관련짓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물질의 성질과 상태변화의 개념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따라서 ‘물질의 상태 변화가 이루어질 때 물질의 성질이 유지되면 분자이고, 물질의 성질이 유지되지 않으면 분자가 아니다’라고 가르치면 어떨까요? 이 정의는 화학 결합의 개념으로 해석할 때에도 오류가 없습니다. 단지 화학 결합과 같은 미시세계의 시각 대신에 상태변화와 같은 거시적인 시각으로 표현한 것만이 다를 뿐입니다.
예를 들어 물은 액체에서 기체로 상태가 변화할 때 분자 사이의 인력만 변하는 것이고 분자 내의 공유결합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물은 분자로 구성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염화코발트 종이로 물이 상태변화를 할 때 물질의 성질이 유지되는 지를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소금은 물에 녹으면(용융시키는 것은 교실에서 쉽지 않으므로) 상태가 변하는 순간 이온결합이 끊어지기 시작합니다. 따라서 물질의 성질이 변하는데 우리는 전기를 통하는지 확인해봄으로써 이를 증명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소금은 분자로 이루어진 물질이라고 말할 수 없게 됩니다. 금속결합이나 이온결합을 하는 물질은 상태가 변화할 때 금속 결합이나 이온 결합들이 끊어지기 때문에 열전도도, 전기 전도도 등에 변화가 오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물질의 성질이라고 할 때 화학적 성질임을 유념해야 하지만 굳이 이를 학생들에게 언급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이 정도의 시도만 해도 학생들은 분자인 물질과 분자가 아닌 물질을 중등학교에서 뚜렷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끝맺으며>
분자는 화학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이라는 것에 이견이 없으실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자와 원자, 이온 등 입자의 개념을 학생들이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는 국내외를 통틀어 엄청나게 많습니다. 문제점은 충분히 드러났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너무나 교육학적으로, 이론적으로 치중되어 현장에서 사용하기에는 너무나 이해하기 어렵고 거창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글은 분자를 현행 교과서의 정의와 다르게 이미 알고 있는 학생들의 지식을 이용하여 간단히 고쳐봄으로써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에서 적게 되었습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되셨거나 다른 의견을 알려주시고 싶으시면 전자우편(Shpaik@knuecc-sun.knue.ac.kr)으로 연락해 주십시오. 만약 독자들이 호응해 주신다면 연속적으로 이와 유사한 여러 내용들을 제시해 보고자 합니다. 저는 이러한 생각들이 보다 세련되어진다면 학생들이 화학의 개념을 명확히 알지 못하며 암기만 하는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출처 : http://myhome.hanafos.com/~eonions/science.htm >
< 참고1 : http://cont1.edunet4u.net/cobac2/period/Period's%20Molecule.html >
< 참고2 : http://100.naver.com/100.php?id=79539&cid=AD1033036743044&adflag=1 >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