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처럼
제가 어렸을 때에는 겨울이 유난히 추웠습니다. 저희 마을에 수도 펌프가 처음 들어왔는데 감사하게도 우리 집에도 설치를 했습니다. 한강에서 모래를 퍼서 숯과 자갈을 섞어 넣은 내림통을 해 놓고 물을 펌프질해서 내려 먹곤 했습니다.
그런데 사고가 났지요. 추운 겨울 펌프질이 끝나면 반드시 물을 빼야만 하는데 깜박 잊고 빼지 않으면 추위에 펌프가 얼어 터지곤 했습니다. 3번이나 펌프가 얼어 터진 것 같습니다. 물론 그 때마다 아버님께 심한 꾸중을 들었지요.
물을 빼고 나면 그 다음에 펌프질을 할 때 꼭 물을 한 바가지 넣어야만 물이 나옵니다. 물지게로 우물에서 물을 길어다 먹던 저는 그 편리함과 또 물을 한 바가지 넣어야 한다는 그 원리가 참 신기했습니다.
제가 장성한 뒤에야 그 한 바가지 물을 마중물이라고 한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 마중물을 잘 해석해보면 엄청난 인생의 진리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 곧 후히 되어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하여
너희에게 안겨 주리라”(눅6:38)
마중물 한 바가지를 주면 많은 물이 쏟아져 나옵니다. 주님께 기뻐서 예물을 드리면 엄청난 축복이 쏟아져 나옵니다. 주님께 내 마음을 드리면 엄청난 평안의 마음을 얻습니다. 나를 온전히 주님께 드리면 주님께서 온전히 새로운 인생으로 거듭나게 하십니다.
4살 어린 자녀가 “아빠 이 과자 드세요” 라며 입에 넣어주어 받아 먹고 나면 고맙고 사랑스러워 갑절에 갑절로 채워 주지요. 어렸을 때는 받습니다. 부모의 사랑을 받고,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습니다. 그러나 성년이 되어서는 받은 것을 다시 주지요. 신기하게도 주면 받게 되고 나누면 풍성해집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십자가 피를 주셨습니다. 그 피로 우리가 살지 않습니까? 예수님이 진정한 마중물의 역할을 하셨다면 저도 주고 또 주는 마중물이 되고 싶습니다.
마중물이 없으면 땅속에 있는 물을 퍼낼 수가 없습니다. 마중물에게는 대용품이 없지요. 하나님의 지음을 받은 우리는 이 세상에 둘 도 없는 유일한 “나”이기에 대용품이 있을 수 없잖아요. 그러면 우리는 꼭 마중물과 같은 사람입니다. 내가 가정에, 교회에, 학교에, 회사에, 선교지에 들어가 나를 인하여 풍성한 물이 쏟아진다면, 풍성한 평안과 행복이 쏟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나를 펌프에 넣어라. 한 바가지만 부으면 풍성한 물이 얼마든지 나올 것이다.
풍성하게 사용 하라.”
조금만 더 애쓰고 노력하면 우리들도 얼마든지 마중물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선교지에 있는 모든 인생들은 더 큰 사랑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마중물처럼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어 드리는 축복의 통로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