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 물미 김현주
색동옷 펼쳐 놓은 하늘을
실눈 뜨고 엄지와 검지로 재어 보던 어린 시절
나의 꿈같은 상상들이 꽉 차 있어
잡히지 않는 것을 두 손가락으로 크기를 재어보곤 했었지
방금 전 익숙한 바람 한 짝은 내 폐 속으로 들어와 남은 한 짝의 바람을 끌고 나가
맑게 개인 하늘에 색동 융단을 펼쳐 놓고는
그대가 보낸 안부를 걸어놓았겠다
어린 날에 무지개 크기를 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보다
언젠가 만나게 될
희망의 크기였고
기다림의 길이였고
어쩌면 나를 닮은
또 다른 내가 끝내 놓지 못한 꿈이었을 수도
오늘 나는 실눈 살짝 뜨고
엄지와 검지 사이에 무지개를 곱게 말아 둔다
훗날 같은 하늘을 바라다볼 그대와 함께 피어날 희망을 펼쳐 보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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