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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달빛 정원의 여왕 1

작성자박미정|작성시간26.06.08|조회수16 목록 댓글 0

《달빛 정원의 여왕》

1부. 달빛 정원의 여왕

아주 먼 옛날, 별과 꽃이 서로의 이름을 알고 지내던 시절이 있었다.

낮에는 꽃들이 하늘을 바라보며 노래했고, 밤에는 별들이 꽃잎 위로 내려와 은빛 꿈을 남기고 갔다.

세상 가장 높은 산 너머,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 달빛 정원이 있었다.

그곳은 언제나 은은한 달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장미는 별빛 향기를 품고 피어났고, 백합은 달의 노래를 기억했으며, 이름 모를 작은 들꽃들조차 밤이면 푸른 빛을 내며 반짝였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정원의 중심에는 한 여인이 살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녀를 달빛 정원의 여왕 아리아라고 불렀다.

아리아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꽃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좋은 아침이에요.”

아리아가 정원을 걸으면 꽃들이 먼저 인사를 건넸다.

“오늘은 햇살이 참 따뜻해요.”

“밤새 별들이 놀다 갔어요.”

“저 나비가 또 길을 잃었어요.”

꽃들은 하루 종일 재잘거리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아리아는 언제나 미소를 지으며 꽃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었다.

그래서 달빛 정원은 늘 평화로웠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새벽이 찾아왔는데도 정원 한쪽이 이상하게 조용했다.

아리아는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정원의 중심에 있는 가장 오래된 꽃 앞에 멈춰 섰다.

그 꽃은 은빛 별꽃이었다.

정원이 태어난 날부터 피어 있었다는 전설의 꽃.

별빛이 모여 만들어졌다는 꽃.

그런데…

꽃잎 하나가 시들어 있었다.

아리아는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은빛 별꽃은 단 한 번도 시든 적이 없었다.

“무슨 일이 있었니?”

아리아가 물었다.

하지만 꽃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늘 노래하던 꽃이 침묵하고 있었다.

아리아의 마음속에 작은 불안이 스며들었다.

그날 밤.

아리아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창문 밖에는 둥근 달이 떠 있었다.

그때였다.

정원 어딘가에서 아주 작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흑… 흑…”

아리아는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달빛 아래에서 작은 꽃요정 하나가 울고 있었다.

꽃잎으로 만든 옷을 입은 어린 요정이었다.

“왜 울고 있니?”

요정은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별이 하나 사라졌어요.”

아리아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정말이었다.

언제나 빛나던 별 하나가 보이지 않았다.

“그럴 리가…”

그 순간.

멀리 하늘 끝에서 검은 안개가 스쳐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분명했다.

무언가가 별빛을 삼키고 있었다.

아리아는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꼈다.

그날 이후 이상한 일들이 계속 일어났다.

꽃들이 밤마다 조금씩 빛을 잃기 시작한 것이다.

은빛 장미도.

푸른 백합도.

달맞이꽃도.

조금씩 어두워지고 있었다.

정원의 바람은 점점 무거워졌다.

새들은 노래를 멈추었고, 반딧불들도 숲 깊은 곳으로 숨어 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정원 한가운데 있는 달빛 연못에서 이상한 빛이 피어올랐다.

아리아는 조심스럽게 연못으로 다가갔다.

잔잔하던 물결이 천천히 흔들렸다.

그리고 물속에서 한 노인의 모습이 나타났다.

은빛 수염을 가진 신비로운 노인이었다.

“당신은 누구신가요?”

아리아가 물었다.

노인은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나는 달의 수호자다.”

아리아는 숨을 삼켰다.

그 존재는 오래전 전설 속에서만 들었던 인물이었다.

“정원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요?”

노인은 천천히 말했다.

“검은 안개가 깨어났다.”

“검은 안개요?”

“수백 년 동안 잠들어 있던 어둠이 다시 별빛을 훔치고 있다.”

아리아의 얼굴이 굳어졌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노인은 조용히 손을 들어 하늘을 가리켰다.

“달의 거울을 찾아야 한다.”

“달의 거울?”

“잃어버린 빛을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힘이다.”

아리아는 처음 듣는 이름에 놀랐다.

“그것은 어디에 있나요?”

노인은 미소를 지었다.

“바람의 궁전 너머.”

그 말을 남긴 채 노인의 모습은 물결 속으로 사라졌다.

연못은 다시 고요해졌다.

하지만 아리아의 마음은 더 이상 고요할 수 없었다.

정원을 지켜야 했다.

꽃들을 구해야 했다.

그리고 사라진 별빛을 되찾아야 했다.

아리아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별 하나가 사라진 밤하늘.

그러나 아직 수많은 별들이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치 응원하는 것처럼.

그 순간 은빛 별꽃이 아주 작게 흔들렸다.

그리고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왕님…
우리를 구해 주세요…”

아리아는 꽃을 품에 안았다.

그리고 조용히 약속했다.

“걱정하지 마.
내가 반드시 빛을 되찾아 줄게.”

달빛이 그녀의 어깨 위에 내려앉았다.

그렇게 하여 달빛 정원의 여왕 아리아는
생애 첫 번째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별빛을 되찾기 위한 위대한 모험이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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