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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별꽃이 사라진 밤 2

작성자박미정|작성시간26.06.08|조회수11 목록 댓글 0

《달빛 정원의 여왕》

2부. 별꽃이 사라진 밤

달빛 정원에는 오랫동안 잠들지 못하는 밤이 찾아왔다.

하늘에는 별들이 떠 있었지만 예전처럼 밝지 않았다.

꽃들은 밤이 되면 별빛을 마시며 자랐는데, 어느새 빛이 희미해지자 꽃잎 끝마다 슬픔이 맺히기 시작했다.

아리아는 정원의 가장 높은 언덕에 올라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검은 안개는 보이지 않았지만 어딘가에 숨어 있었다.

바람도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그때였다.

정원 가장자리에서 희미한 빛이 반짝였다.

아리아가 다가가자 작은 꽃요정 루미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여왕님!”

루미의 얼굴은 잔뜩 긴장되어 있었다.

“무슨 일이니?”

루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또 하나의 별이 사라졌어요.”

아리아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정말이었다.

어젯밤까지 있던 푸른 별 하나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별이 사라질 때마다 꽃들의 빛도 함께 약해졌다.

마치 별과 꽃이 보이지 않는 실로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았다.

루미는 눈물을 글썽였다.

“이러다 모든 꽃들이 시들어 버릴지도 몰라요.”

아리아는 어린 요정의 손을 꼭 잡아 주었다.

“괜찮아.
우리는 방법을 찾을 거야.”

하지만 사실 아리아 역시 불안했다.

그날 밤.

아리아는 은빛 별꽃 곁에서 잠시 눈을 감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꿈을 꾸게 되었다.

끝없이 펼쳐진 어둠.

별 하나 없는 검은 하늘.

그리고 저 멀리 안개 속에 가려진 거대한 성.

성 위에는 검은 장미들이 피어 있었다.

그 장미들은 살아 있는 것처럼 꿈틀거리며 별빛을 삼키고 있었다.

그때 어둠 속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빛은 결국 어둠에게 돌아온다.”

아리아는 놀라 눈을 떴다.

새벽이었다.

하지만 꿈은 너무나 선명했다.

마치 누군가 일부러 보여 준 것처럼.

그 순간 은빛 별꽃이 작게 흔들렸다.

꽃잎 하나가 떨어져 아리아의 손바닥 위로 내려앉았다.

놀랍게도 꽃잎에는 작은 지도가 그려져 있었다.

루미가 깜짝 놀랐다.

“이건 바람의 길이에요!”

“바람의 길?”

“전설 속에만 존재하는 하늘의 통로예요.”

아리아는 꽃잎 지도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지도의 끝에는 작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은빛 초승달.

달의 수호자가 말했던 달의 거울과 관련된 표시임이 틀림없었다.

그날 저녁.

정원의 모든 꽃들이 아리아를 둘러싸고 모였다.

백합도.

장미도.

들꽃도.

모두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가장 오래된 장미가 말했다.

“여왕님.”

“응.”

“정원을 부탁드립니다.”

아리아는 미소를 지었다.

“꼭 돌아올게.”

꽃들은 작은 빛을 만들어 하늘로 올려 보냈다.

수백 개의 빛이 밤하늘로 떠올랐다.

마치 별들에게 보내는 편지 같았다.

그 모습에 루미도 눈물을 훔쳤다.

다음 날.

아리아는 여행을 떠날 준비를 마쳤다.

은빛 망토를 걸치고 작은 달빛 지팡이를 손에 들었다.

루미도 따라나섰다.

“저도 같이 갈래요!”

“무서울 수도 있어.”

“그래도 갈래요.”

아리아는 웃었다.

“그럼 함께 가자.”

둘은 정원을 뒤로하고 바람의 길이 시작되는 숲으로 향했다.

숲은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나무들은 하늘까지 닿을 만큼 높았고, 잎사귀에서는 작은 별빛이 떨어지고 있었다.

숲 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바람이 강해졌다.

그리고 마침내 거대한 문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구름으로 만들어진 문이었다.

문 위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바람을 믿는 자만이 지나갈 수 있다.”

루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떻게 열죠?”

그 순간 강한 바람이 불었다.

아리아의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그리고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다리고 있었다.”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깊고 낮은 목소리.

바람 자체가 말을 하는 것 같았다.

거대한 구름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문 너머에는 하늘로 이어지는 길이 펼쳐져 있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바람의 계단.

그리고 저 멀리 구름 위에 떠 있는 눈부신 궁전.

아리아는 숨을 삼켰다.

달의 수호자가 말했던 곳.

바람의 궁전.

별빛을 되찾기 위한 여행은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궁전에서 아리아는 자신도 몰랐던 거대한 비밀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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