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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새벽을 부르는 노래 7

작성자박미정|작성시간26.06.08|조회수11 목록 댓글 0

《달빛 정원의 여왕》

7부. 새벽을 부르는 노래

검은 장미의 성은 밤하늘 아래 홀로 서 있었다.

성벽은 검은 장미 덩굴로 뒤덮여 있었고, 수많은 가시들이 달빛조차 막아 버리고 있었다.

하늘에는 별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빛을 잃은 별들은 하나둘 어둠 속으로 숨어 버렸고, 세상은 긴 밤에 갇힌 듯했다.

아리아와 루미, 루시아, 레아는 마침내 성 앞에 도착했다.

그 순간 성문이 저절로 열렸다.

쿵—

낮고 깊은 소리가 울렸다.

마치 오래전부터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성 안은 놀랍도록 조용했다.

어둠과 침묵뿐이었다.

그러나 아리아는 알 수 있었다.

이 침묵 속에 얼마나 많은 슬픔이 숨어 있는지를.

홀 가장 깊은 곳.

검은 장미들이 끝없이 피어 있는 정원 한가운데 세레나가 서 있었다.

그녀는 처음 만났을 때보다 더 외로워 보였다.

별빛 하나 없는 하늘 아래 홀로 남겨진 그림자 같았다.

세레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아리아를 바라보았다.

“결국 여기까지 왔구나.”

아리아는 조용히 걸어갔다.

“당신을 만나러 왔어요.”

세레나는 쓸쓸하게 웃었다.

“나를 없애러 온 것이 아니고?”

아리아는 고개를 저었다.

“당신을 이해하러 왔어요.”

순간 검은 장미들이 흔들렸다.

세레나의 눈빛이 흔들렸다.

하지만 그녀는 곧 차갑게 말했다.

“너는 아무것도 모른다.”

그 말과 함께 거대한 검은 안개가 솟아올랐다.

성 전체가 흔들렸다.

루미는 아리아 뒤로 숨었다.

루시아도 두 손을 꼭 모았다.

그러나 아리아는 움직이지 않았다.

“알고 있어요.”

세레나가 멈칫했다.

“당신도 꽃을 사랑했다는 것을.”

검은 안개가 흔들렸다.

“당신도 별을 사랑했다는 것을.”

세레나의 눈동자에 작은 떨림이 일었다.

“그리고 너무 오래 혼자였다는 것을.”

그 순간이었다.

세레나의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떨어졌다.

하지만 눈물은 검은 수정이 되어 땅에 떨어졌다.

수백 년 동안 흘리지 못했던 눈물이었다.

세레나는 고개를 숙였다.

“나는 기다렸다.”

목소리가 떨렸다.

“누군가 나를 이해해 주기를.”

검은 장미들이 하나둘 시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

아리아는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 세레나의 손을 잡았다.

그 손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이제는 혼자가 아니에요.”

그 순간.

성 전체에 거대한 빛이 퍼졌다.

세레나의 가슴에서 작은 수정 하나가 떠올랐다.

달의 거울 마지막 조각이었다.

세 조각이 서로를 향해 날아갔다.

첫 번째 조각.

두 번째 조각.

그리고 마지막 조각.

세 개의 조각은 하늘 한가운데에서 하나가 되었다.

눈부신 빛이 폭발했다.

달의 거울이 완성된 것이다.

거울 속에는 세상의 진실이 담겨 있었다.

아리아는 그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검은 안개는 세레나가 만든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세상 사람들이 버린 슬픔과 미움, 외로움이 모여 생겨난 것이었다.

세레나는 단지 그것을 홀로 감당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수백 년 동안.

혼자서.

아리아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세레나 역시 울고 있었다.

루시아는 조용히 꽃씨를 꺼냈다.

그리고 달의 거울 아래에 심었다.

작은 꽃 하나가 피어났다.

꽃은 금세 커졌다.

그리고 수천 송이 꽃으로 번져 나갔다.

꽃들은 노래하기 시작했다.

달빛보다 따뜻하고,

별빛보다 아름다운 노래.

그 노래는 세상을 향한 용서의 노래였다.

루미도 함께 노래했다.

레아도 은빛 날개를 펼쳤다.

아리아는 달의 거울을 높이 들어 올렸다.

거울에서 새벽빛이 흘러나왔다.

동쪽 하늘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아주 오랫동안 찾아오지 않던 새벽.

세상은 다시 빛을 되찾기 시작했다.

사라졌던 별들이 하나둘 돌아왔다.

꽃들은 다시 노래했다.

바람은 향기를 품고 날아갔다.

그리고 세레나의 검은 왕관은 서서히 사라졌다.

그 자리에 작은 흰 꽃이 피어났다.

세레나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수백 년 만에 처음 보는 새벽이었다.

그녀는 울면서도 미소를 지었다.

“이것이…

새벽이었구나.”

그날.

세상은 다시 아침을 맞이했다.

그러나 아리아는 알고 있었다.

진짜 기적은 어둠을 물리친 것이 아니라,

어둠 속에 있던 한 마음을 품어 준 것이라는 사실을.

새벽은 태양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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