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심는 아이》
7부. 별들의 바다
그날 밤.
하늘은 이전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사라졌던 별들이 돌아온 기쁨도 잠시.
밤하늘 한가운데 거대한 빛의 균열이 열리고 있었다.
마치 하늘이 천천히 문을 여는 것 같았다.
루시아와 아린, 엘리온, 기억의 정원사는 언덕 위에 나란히 서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균열 너머에는 끝없는 빛이 출렁이고 있었다.
별빛이 물결처럼 흐르고 있었다.
마치 하늘 위에 또 하나의 바다가 있는 것 같았다.
엘리온은 낮게 말했다.
“별들의 바다.”
루시아는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저곳은 어디야?”
엘리온의 눈빛이 깊어졌다.
“모든 별이 태어나는 곳.”
“그리고 모든 별이 돌아가는 곳.”
바람이 조용히 지나갔다.
수천 개의 별들이 균열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그때였다.
가장 밝게 빛나던 첫 번째 별꽃의 별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별빛은 하늘을 가로질러 별들의 바다 쪽으로 향했다.
마치 누군가를 맞이하러 가는 것처럼.
그리고 별들의 바다 깊은 곳에서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너무나 아름다운 노래였다.
하지만 어딘가 슬펐다.
마치 긴 기다림 끝에 다시 만나는 사람의 노래 같았다.
그 순간.
바다 위에서 한 척의 배가 나타났다.
별빛으로 만들어진 배였다.
돛은 은하수로 짜여 있었고,
선체는 달빛처럼 빛나고 있었다.
배 위에는 한 여인이 서 있었다.
긴 은빛 머리카락.
새벽 하늘을 닮은 눈동자.
그리고 별들보다 더 밝은 미소.
그녀가 모습을 드러내자 하늘의 별들이 일제히 빛났다.
엘리온은 놀라 무릎을 꿇었다.
기억의 정원사도 고개를 숙였다.
루시아는 숨을 삼켰다.
“저분이…”
엘리온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새벽별의 여왕.”
수천 년 동안 잠들어 있던 전설이었다.
새벽별의 여왕은 별들의 바다를 건너 천천히 다가왔다.
배가 가까워질수록 주변의 별들이 더욱 밝아졌다.
마치 오래전 어머니를 만난 아이들처럼.
배가 언덕 가까이에 멈추었다.
그리고 여왕은 루시아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이상하게도 따뜻했다.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람을 보는 것 같았다.
“꽃의 아이.”
루시아는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갔다.
“저를 아세요?”
여왕은 미소를 지었다.
“너는 세 개의 이야기를 이어 준 아이란다.”
달빛 정원의 여왕 아리아.
첫 번째 별꽃.
그리고 별을 심는 아이.
그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 루시아가 있었다.
루시아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때 여왕의 표정이 조금 슬퍼졌다.
“하지만 시간이 많지 않구나.”
하늘의 별들이 흔들렸다.
별들의 바다 깊은 곳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움직이고 있었다.
너무 커서 처음에는 섬인 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은 살아 있는 존재였다.
잠들어 있는 듯했지만 분명 살아 있었다.
엘리온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설마…”
기억의 정원사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존재가 아직 남아 있었단 말인가.”
루시아는 불안해졌다.
“누구인데?”
새벽별의 여왕은 별들의 바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주 오래된 이름을 말했다.
“어둠을 먹는 고래.”
순간 별들의 바다가 거세게 흔들렸다.
수많은 별들이 소용돌이쳤다.
여왕은 조용히 말했다.
“그 고래가 깨어나면 별들은 다시 사라질 것이다.”
루시아는 별빛 씨앗을 꼭 쥐었다.
긴 여행 끝에 별들을 되찾았는데.
이제 또 새로운 위기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나 여왕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래서 네가 필요하단다.”
“제가요?”
“별을 심는 아이만이 별들의 바다에 씨앗을 심을 수 있으니까.”
그 순간 루시아의 손안에 있던 별빛 씨앗이 눈부시게 빛났다.
반짝.
반짝.
반짝.
그리고 씨앗 안에서 새로운 지도가 나타났다.
지도 끝에는 단 하나의 장소가 표시되어 있었다.
새벽의 섬.
별들이 처음 태어난 곳.
그리고 어둠을 먹는 고래가 잠들어 있는 곳.
루시아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모험은 끝난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의 시작이었다.
별을 심는 아이의 여정은 이제 하늘 너머,
별들의 바다로 이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