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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동심으로 가는 기차 2

작성자박미정|작성시간26.06.15|조회수24 목록 댓글 0

동심으로 가는 기차 ②

잃어버린 웃음의 정거장

동심행 특별열차는 숲속 철길을 따라 천천히 달려간다.

칙칙폭폭.

칙칙폭폭.

하지만 이상하게도 바퀴 소리는 시끄럽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 자장가를 부르는 것처럼 부드럽고 따뜻했다.

하린은 창가에 앉아 밖을 바라본다.

숲은 어느새 변해 있었다.

나무마다 별이 열려 있었고, 꽃들은 노래를 부르며 흔들리고 있었다.

강물은 은빛으로 반짝였고, 물고기들은 하늘을 헤엄치고 있었다.

“우와…”

하린은 감탄한다.

그때 토끼 차장이 다가온다.

“곧 첫 번째 정거장에 도착합니다.”

“어디예요?”

토끼는 살짝 미소 짓는다.

“잃어버린 웃음의 정거장입니다.”

하린은 고개를 갸웃한다.

“웃음을 잃어버릴 수도 있어요?”

토끼는 창밖을 바라본다.

“사람들은 자라면서 아주 많은 것을 잃어버린답니다. 웃음도 그중 하나예요.”

그 말이 끝나자 기차는 천천히 멈춰 선다.

역 이름은 조금 이상했다.

커다란 간판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

〈웃음 정거장〉

그런데 역은 조용했다.

너무 조용했다.

아이들이 뛰어놀지도 않았고, 새들도 노래하지 않았다.

하린은 기차에서 내린다.

역 광장에는 수많은 유리병이 놓여 있었다.

작은 병, 큰 병, 파란 병, 노란 병.

그 안에는 반짝이는 빛들이 갇혀 있었다.

“이게 뭐예요?”

토끼 차장이 한숨을 쉰다.

“사람들이 잃어버린 웃음이랍니다.”

하린은 깜짝 놀란다.

병 하나를 들여다본다.

그러자 작은 영상이 보인다.

어린 남자아이가 비눗방울을 쫓으며 깔깔 웃고 있다.

또 다른 병 안에는 눈사람을 만들다가 넘어져 웃는 소녀가 있었다.

모두 행복한 순간이었다.

“왜 병 안에 갇혀 있어요?”

토끼는 조용히 말한다.

“어른이 되면서 웃는 법을 잊어버렸거든요.”

하린은 갑자기 마음이 아파진다.

그때 어디선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광장 끝 작은 벤치에 회색 그림자 하나가 앉아 있었다.

아이처럼 보였지만 얼굴에는 웃음이 없었다.

하린은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왜 울고 있어?”

그림자는 고개를 숙인 채 대답한다.

“나는 웃음을 잃어버렸어.”

“어떻게?”

“사람들이 자꾸 나에게 빨리 크라고 했어. 꿈꾸지 말라고 했어. 상상은 쓸모없다고 했어.”

목소리는 점점 작아진다.

“그래서 웃는 법도 잊어버렸어.”

하린은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 순간 그녀는 어릴 적 기억 하나를 떠올린다.

비 오는 날 우산도 없이 뛰어다니며 물웅덩이를 첨벙거리던 날.

엄마에게 혼날까 봐 도망가면서도 깔깔 웃었던 날.

그 기억을 떠올리자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하하하!”

순간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하린의 웃음이 황금빛 새 한 마리로 변해 하늘로 날아오른다.

“어?”

토끼 차장이 외친다.

“웃음새다!”

황금빛 새는 회색 그림자 주위를 빙글빙글 돈다.

그러자 그림자의 얼굴에 작은 미소가 번진다.

그리고 조금씩 색깔이 돌아오기 시작한다.

회색이던 옷은 하늘색이 되고, 눈동자에는 별빛이 깃든다.

“웃을 수 있어…”

그림자가 말한다.

“정말 웃을 수 있어!”

그러자 광장에 놓인 수많은 병들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팅.

팅.

팅.

병들이 하나둘 열리며 안에 갇혀 있던 웃음들이 하늘로 날아오른다.

깔깔.

호호호.

하하하.

웃음소리가 바람이 되어 정거장을 가득 채운다.

꽃들이 춤을 추고 새들이 노래한다.

잠들어 있던 분수도 다시 물을 뿜어 올린다.

정거장이 살아난 것이다.

토끼 차장은 모자를 벗고 인사한다.

“하린 아가씨 덕분입니다.”

“내가 한 게 뭐가 있다고.”

“잊지 않았잖아요.”

“뭘?”

토끼는 환하게 웃는다.

“웃는 법을요.”

그 순간 역의 시계탑이 종을 울린다.

땡.

땡.

땡.

출발 시간이었다.

하린은 다시 기차에 오른다.

기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회색 그림자는 손을 흔든다.

이제 더 이상 회색이 아니었다.

밝은 미소를 가진 아이가 되어 있었다.

창밖으로 사라지는 정거장을 바라보던 하린은 문득 궁금해진다.

다음 정거장에서는 또 무엇을 만나게 될까?

그때 토끼 차장이 의미심장하게 말한다.

“다음은 동심나라에서도 가장 신비로운 곳입니다.”

“어디인데요?”

토끼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한다.

“꿈을 잃어버린 아이들이 잠들어 있는 곳.”

하린의 눈이 커진다.

그리고 기차는 별빛 터널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달려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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