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는 운동하던 부부들이, 저녁에는 마실 나온 할머님, 할아버님께서, 밤에는 일 끝낸 장정들이 연꽃밭에 나온다. 모두들 스마트 폰에 담기 바쁘다. 이제 조형물까지 조성되어 안개 낀 새벽이면 운치가 그만이다. 낯 가리지 않는, 낯 익은 11마리의 쇠오리 새끼들이 논둑을 줄지어 지나면 아이들은 뒤쫓기 바쁘다. 한 아저씨가, "연이 이제 많이 늙었네요." 한 할머님이, "아구, 연밥이 많이 익었네." 한 여학생이, "와, 붉은 연등이 둥둥 떠 있는 것 같다!"
동네 이장님도 새벽같이 나와 흐뭇하게 바라본다. "이장님, 새벽에 워쩐 일유?" "나야, 사람 구경하러 나왔지, 재밌잖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