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의 역사1970년대를 거치면서 헤클러&코흐는 독일 최대의 총기회사로 착실히 성장해나갔다. G3 소총의 성공 이후 또다시 MP5 기관단총이 성공하면서 HK는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혁신적인 총기의 제작사로 명성이 쌓이면서 HK는 G11를 개발하면서 미래의 먹거리를 착실히 준비했다. 그리고 1990년 HK는 드디어 G11의 개발을 종료했고, 독일군을 위해서 5.56mm 소총인 G41을 개발하여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냉전 종식의 신호탄이 된 독일 통일은 HK에게 악몽과 같은 결과를 안겨주었다. 독일 정부는 더 이상 총기개발과 획득에 예산을 할애하지 않았고, HK는 최악의 재정난을 맞이하게 되었다. 결국 이듬해인 1991년 HK는 영국 BAE시스템 산하의 로열오드넌스(Royal Ordnance)에 매각되어 버렸다. HK를 인수한 로열오드넌스는 돈이 될만한 사업에 집중하기로 한다. 이런 과정에서 저가형 5.56mm 소총을 개발하기 위한 HK50 사업을 기획하게 되었다.
한편 독일 통일로 인하여 서독군과 동독군의 통합이 일어나면서 새로운 독일연방군은 소총부터 골치아픈 상황을 맞이한다. G3 소총은 너무 낡았고, 그렇다고 동독이 보유하던 AK74 계열의 소총을 사용할 수도 없었다. 결국 새로운 소총을 구매하는 것으로 독일 국방부가 결정하자, HK는 HK50 사업에 더욱 집중하게 되었다. HK50은 과거 HK가 개발했던 HK36에 바탕하고 있었지만, 4.6mm 탄이 아니라 5.56x45mm NATO탄을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우선 HK36은 1970년 경에 개발된 HK의 시제총기였다. 7.62mm와 5.56mm NATO탄을 발사하는 소총의 개발을 끝낸 개발진들은 무탄피소총인 G11의 개발에 나섰지만, 만약 G11이 실패할 경우에도 대비해야만 했다. 이에 따라 HK는 1960년대 개발했던 4.6x36mm 탄을 바탕으로 새로운 총기를 개발했다. HK36은 상당히 기이한 장전방식을 채용하여 25발의 클립 덩어리를 내부에 삽입하는 형태였다. 또한 HK 총기로서는 최초로 3점사 발사기구를 채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HK36의 개발이 끝났을 때를 즈음해서는 서독군은 초소형구경 탄환에 대한 관심을 잃었고, 냉전이 끝나면서 아예 개념이 사장되는 듯 했다. 물론 냉전 종식 직후 PDW가 등장하면서 4.6mm 탄은 4.6x30mm 탄으로 부활하여 MP7 기관단총에 사용되긴 했지만 말이다.
한편 HK36의 실패를 바탕으로 HK50은 좀더 현실에 발을 붙인 소총으로 개발되었다. HK50은 G3와 같은 롤러로킹 지연블로백 방식이 아니라 AK47 소총에서 사용되었던 가스피스톤방식이 채용되었다. HK50은 현존하는 전통적인 작동 방식에 바탕하여 신뢰성을 확보하면서도 전통 고강도 폴리머 플라스틱을 최대한 활용하여 총기의 강성을 확보하는 반면 무게를 급격히 감소시키겠다는 설계 철학에 바탕하여 개발되었다. 철재 부품은 강성 확보가 요구되는 지점에만 최소한 사용되었다. 가스피스톤방식 중에서도 쇼트 스트로크를 채용하여 총기 약실 내부의 오염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한편 MIL-STD-1913 피카티니 레일도 장착가능하도록 하여 당시의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독일연방군은 HK50 시제총기와 오스트리아의 슈타이어 AUG 불펍소총을 후보로 경쟁평가를 실시한 이후에 HK50의 제식채용을 결정했다. HK50은 G36 소총으로 명명되었으며, 독일군은 초도분으로 33,000정을 주문하고 옵션으로 17,000정을 제시함으로써 처음에는 약 5만여 정의 도입을 결정했다. G36의 채용은 HK를 다시금 총기업계의 거물로 만들어주었다. 1950~60년대 자동소총을 도입했던 국가들이 일제히 관심을 보였으며, 마치 G3 소총 채용 이후처럼 수많은 NATO 국가들 이외에도 HK사의 고객국가들이 G36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작동 방식
G36은 전형적인 쇼트 스트로크의 가스피스톤 작동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노리쇠는 사격형으로 7개의 러그로 잠기는 회전노리쇠 방식이다. 가스피스톤 방식이므로 가스블록을 통해서 가스를 총기 앞쪽으로 배출한다. 연사율은 분당 750발 수준이다. G36은 프리플로팅 배럴(free floating barrel)을 장착하고 있다. 즉 총열이 총열덥개와 닿지 않고 오로지 총몸의 연결부하고만 물려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총열과 총몸은 총열 너트에 의해 연결되는데, 이 너트를 풀면 총열을 교체할 수도 있다. 프리플로팅 배럴 덕분에 G36 소총은 상대적으로 정확한 사격이 가능하다.
총기의 설계 자체가 오른손 사수이든 왼손 사수이든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는 MP5 기관단총 시리즈처럼 양쪽에서 모두 컨트롤이 가능하며, 장전손잡이도 좌우 모두 원하는 방향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총몸 전체는 카본파이버 합성의 폴리머 플라스틱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 폴리머 플라스틱은 열에 약하므로 총기에서 내구성이 요구되는 주요부분은 금속재질로 강화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노리쇠가 움직이는 부분에는 철재 플레이트가 장착되어 내구성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총열과 총몸이 연결되는 부분에서는 별다른 금속기구가 없이 플라스틱과 직접 결합되었으며, 치열한 교전으로 총열이 과열될 경우에는 결합부의 플라스틱을 녹이면서 총열이 틀어져 명중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는 추후에 G36의 최대 약점으로 떠오르며 G36을 퇴출시키도록 독일국방부가 결정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G36은 ZF 3x4° 2중조준경을 장비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조준경은 100m이하의 표적을 교전하기 위한 무배율조준경과, 200m 이상을 교전하기 위한 3배율 망원조준경으로 구성된다. 특히 망원조준경은 200m를 기준으로 탄도에 따라 400, 600, 800m로 하강하는 탄도를 반영하도록 되어 있다. 조준경은 아이디어는 훌륭했으나 일선의 평가는 그리 좋은 편은 아니어서 이후 모델부터는 상부에 원하는 조준 장비를 달 수 있도록 피카티니 레일을 준비해두었다.
한편 문제는 탄창인데, G36은 NATO 표준인 STANAG 탄창을 채용하지 않았다. 자체 규격의 탄창은 STANAG에 비하여 매우 두꺼웠는데, 이는 투명플라스틱 탄창을 채용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탄창끼리 병렬로 결합할 수 있도록 탄창의 옆면에는 돌기가 튀어나와 있다. 이러한 탄창의 규격은 실제 운용에서 문제가 되었는데, 대부분의 군장들이 STANAG 기준으로 만들어져 G36 탄창은 아예 수납이 안되는 경우도 많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STANAG 탄창을 사용하는 옵션부품이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HK는 고집스럽게 자사 기준의 탄창을 제시하고 있다. 운용 현황
G36은 독일연방군을 위해서 만들어졌고, 당연히 독일연방군이 구매했다. 독일군은 1995년 G36을 채용한 이후 현재까지 무려 18만 정을 도입했다. 독일군이 G3를 G36으로 교체하자, 스페인, 포르투갈, 사우디아라비아 등 G3 소총의 보유국들이 독일을 따라 G36으로의 교체를 시작했다. 또한 소련의 영향권을 벗어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의 국가들이 소총을 변경하면서 가장 많이 선택한 총기도 바로 G36이었다.
정규부대의 대량채용은 상대적으로 제한되었지만, 군과 경찰의 특수부대들이 잇달아 G36을 채용했다. 프랑스의 GIGN, 독일의 GSG9, 이탈리아의 NOCS, 홍콩의 비호대 등 대테러부대는 물론이고 영국 SAS(Special Air Service), 노르웨이의 키스트예거코만도엔(Kystjegerkommandoen), 요르단의 제71 특수대대 등에서 채용했다. 이외에도 영국 경찰, 핀란드 경찰, 아이슬랜드 경찰, 멕시코 경찰 등 경찰기관에서도 채용했다. 우리는 해양경찰특공대가 G36C를 채용한 바 있다.
그러나 한때는 명총으로 불리며 장밋빛 미래를 꿈꾸던 G36소총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일선으로부터 총기의 명중률에 문제가 있다는 보고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특히 아프가니스탄 북부의 쿤두즈에 주둔하고 있던 독일 ISAF의 정찰대는 2010년 4월 2일에 정찰중에 탈레반 병력과 치열한 총격전을 벌였다. 이 총격전에서 G36 소총들은 과열을 버티지 못하고 목표에 명중하지 못했고, 결과 3명의 독일 병사가 사망했다.
문제점이 밝혀지고도 독일 국방부는 이 문제를 공개하지 않았는데, 2012년 이 사실이 대중에게 공개되면서 크게 문제가 되었다. 2013년 선임된 국방장관인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은 G36 소총에 더 이상 미래가 없다고 선언하면서 2015년 G36을 교체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신속하게 HK417 소총을 600정 구매하고, 2019년까지 16만7천여 정의 신형총기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17년부터 새로운 제식총기를 도입하기 위한 사업이 정식으로 시작되었다. 이 사업에는 유럽의 유명총기 회사들은 모두 참가하여 FN SCAR, SIG MCX, 라인메탈의 RS556, 헤넬 디펜스(Haenel Defense)의 MK556(카라칼 CAR816의 독일버전) 등이 참가했다. HK는 자사가 자랑하는 HK416과 함께 신형총기인 HK433을 출품했다. 2018년 4월이 되자 최종 후보는 헤넬의 MK556과 HK433 2개 총기가 정해졌다. 그러나 2019년초까지도 아직 어떠한 총기도 독일 국방부가 제시한 기준에 만족하지 못함에 따라 G36 후계 총기의 선정은 지연되고 있다.
파생형G36 : 18.9인치(480mm) 총열을 채용한 G36 기본형. 독일군은 초기생산분을 G36A0로 분류한다.
G36A1: G36A0과 거의 유사하며, 소재 등에서 약간의 변형이 일어났다.
G36A2 : ZF의 복합조준경을 대체하여 자이스(Zeiss)의 RSA 리플렉스 사이트가 장착되었으며, 개머리판의 길도 짧아졌다.
G36A3 : 전방의 총열덥개로 폴리머 재질을 대신하여 알루미늄 재질을 장착한 모델. 총열과열의 문제를 알루미늄 총열덥개의 장착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개머리판에 칙패드를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다.
G36K : 12.5인치(318mm) 총열을 채용한 카빈형 모델. K는 Kruz(짧다는 뜻)의 준말이다.
G36KA1/2/3/4 : G36K의 개량형으로 G36A3의 변경사항을 적용한 모델들이다.
G36C : 9인치(228mm) 총열을 장착한 G36의 컴팩트 모델. C는 Compact의 준말이다.
G36V : G36 소총의 수출형으로 복합조준경을 대신하여 1.5배율 또는 3배율 고정배율 조준경을 장착했고, 과거에는 G36E로 불렸다. 현재는 G36A3와 동일한 사양으로 나온다.
MG36 : G36을 기관총화 한 모델. 연발사격을 위해 헤비배럴을 채용했으며 탄띠급탄이 아니라 탄창급탄식이다. 현재는 생산되지 않는다.
XM8 : G36에 바탕하여 미군의 OICW(Objective Individual Combat Weapon)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개발한 총기.
SL8 : G36의 민수수출용 모델. 미국의 총기규제 맞추어 개머리판과 권총손잡이를 일체형으로 만들었으며, 20mm 총열을 채용했다.
제원- 구경: 5.56x45mm NATO- 작동방식:가스 피스톤 방식 (쇼트 리코일) - 중량: 3.63 kg (G36K: 3.30kg, G36C: 2.82kg) - 전체길이: 999/758mm (G36K: 860/615mm, G36C: 720/500mm) - 총열길이: 480mm (G36K: 318mm, G36C: 228mm) - 발사율: 분당 750발 - 유효사거리: 800m - 장탄: 320발 탄창 글 / 양욱 / 사단법인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 인텔엣지㈜ 대표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10여 년간 국방관련 분야에 종사해왔으며, 현재 KODEF 연구위원이자 <조선일보>의 밀리터리 컬럼니스트로서 다양한 서적을 출간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군사관련 컨설팅과 교육훈련 등 민간군사서비스(Private Military Service)를 제공하는 인텔엣지(주)의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자료제공 유용원의 군사세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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