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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군사

[무기백과]미니-14 소총

작성자390 정석원|작성시간20.06.17|조회수868 목록 댓글 0


미니-14 소총 <출처: Sturm, Ruger & Co.>

개발의 역사

1949년 빌 루거(William B. Ruger, 1916-2002)와 알렉산더 맥코믹 스텀(Alexander McCormick Sturm, 1923-1951)은 스텀 루거 & Co.(Sturm, Ruger & Co., 통상 '루거'로 불림)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빌 루거는 2차대전 당시 미 육군을 위해 총기를 개발하던 총기설계자였다. 알렉 스텀은 OSS 요원으로 활약했었고, 전후에는 씨어도어 루즈벨트의 손녀딸인 폴리나(Paulina Longworth Sturm, 1925 - 1957)와 결혼하는 등 흥미롭고 재능이 넘치는 인물이었다. 스텀은 루거와 동업을 결심하고 5만불을 투자하며 회사의 기반을 만들었다.

빌 루거(좌)와 OSS 시절의 알렉산더 스텀(우) <출처: Public Domain>

스텀 루거 & 컴패니가 설립되면서 만든 첫 제품은 .22LR 탄환을 사용하는 스탠다드(Standard, 추후에 Mk.I으로 명명)라는 권총이었다. 빌 루거는 회사를 창립하기 전에 일본제 남부 권총을 입수하여 이를 바탕으로 시제품을 만들었는데, 사실 스텀이 투자했던 것도 이 시제품을 보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스텀은 바이러스성 간염으로 1951년 급사했지만, 루거는 스탠다드에 이어 10/22 반자동소총 등 입문용 총기를 만들면서 소비자들에게 선풍적인 지지를 얻기 시작했다.

루거의 히트작인 스탠다드 권총(좌)과 10/22 소총(우) <출처: Sturm, Ruger & Co.>

1967년 빌 루거는 또 다른 총기설계자인 제임스 설리번(L. James Sullivan, 1933-)과 함께 새로운 반자동 소총의 개발을 시작했다. 루거는 당시 미국의 총기사용자들의 요구를 읽었다. M1 개런드에 이어 M14 소총이 미군의 제식소총으로 활약했지만, 베트남전과 함께 M16이 점차 M14를 교체해나가기 시작하면서 많은 논란이 있었다. 애초에 플라스틱 덩어리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것을 총이라고 생각하지 않던 보수적인 총기사용자들에게 M16은 흉칙한 물건이었다. 반면에 5.56x45mm탄이 가져다주는 휴대성과 파괴력의 균형감은 대중이 원하던 것이었다.

M14(위)를 대신하여 M16(아래)이 미군 제식소총이 되었지만 많은 이들은 목재 개머리판의 소총에 향수를 가지고 있었다. <출처: Pinterest>

루거는 여기서 시장의 요구를 본능적으로 파악했다. 즉 M1이나 M14처럼 목재로 된 총몸을 가진 '진짜 소총'에 5.56mm 탄을 결합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루거는 M14의 외양에 M1의 기능을 결합한 5.56mm 반자동 소총을 만들게 되었다. 새로운 소총은 1973년 완성되어, '미니-14(Mini-14)'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등장했다. 미니 14라는 이름을 선택한 것은 M14를 5.56mm 탄에 맞게 크기를 줄인 소총이라는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였다.

미니-14는 M14의 개념을 5.56mm 소총탄에서 구현한 총기이다.

미니-14가 등장하자 총기 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물론 1973년에는 이미 M16이 미군의 제식소총으로 자리를 잡고 2세대인 M16A1까지 배치가 완료된 시점이므로 군용 소총으로서의 성공가능성은 낮았다. 그러나 민간의 반응은 뜨거웠다. 목재 총몸으로 미국인에게 익숙한 사냥총의 외양이지만, AR-15와 동일하게 5.56mm의 화력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커다란 매력 포인트는 가격이었다. 출시 당시에 미니-14의 가격은 199달러였다. 당시 AR-15의 가격이 500-600달러에 이르던 것에 비하면 절반도 안되는 가격이었다.

망원조준경을 장착한 루거 미니 14 랜치라이플 <출처: Public Domain>

미니-14는 1978년 스테인레스 스틸 버전이 라인업에 더해졌고, 1982년에는 '랜치 라이플(Ranch rifle)'이 더해지면서 광학장비의 장착이 가능해졌다. 1987년에는 AK의 탄환인 7.62x39mm탄을 사용할 수 있는 미니-30이 등장했다. 값싼 잉여탄이 시장에 넘쳐나는 AK탄환을 쓸 수 있는 저렴한 소총이 등장하자 시장은 뜨겁게 반응했다. 특히 미국의 몇몇 주에서는 사슴사냥에 사용할 수 있는 탄환 구경이 특정한 크기 이상이 되어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었는데, 30구경을 사용할 경우 거의 모든 주에서 합법적인 사냥이 가능했기에 실용적인 장점도 있었다.

미니-14로 무장한 프랑스 경찰 CRS 대원의 모습 <출처: Long Islands Firearms Forum>

민간 시장이외에 경찰 시장에서도 미니 14는 나름의 영역을 구축했다. 경찰이 M16과 같은 본격적인 군용 소총을 사용하는 것에 대하여 시민들의 반감이 생겨나자, 몇몇 경찰부서들은 사냥총과 외양이 비슷한 미니-14나 그 군경용 버전인 AC556을 채용함으로써 여론을 잠재우는 반면 필요한 화력을 확보하는 실리를 취했다.

2009년 루거가 발매했던 SR-556. 현재는 AR-556으로 판매 중이다. <출처: eGunner>

최근에 들어서 미니-14는 과거와 같은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우선 소총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AR-15에 대한 저항감이 덜해진 것은 물론 오히려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다. 게다가 AR-15의 라이센스가 풀리면서 거의 백여개가 넘는 제작사들이 다양한 AR-15를 만들면서 오히려 미니-14보다 저렴한 AR-15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루거는 미니-14 택티컬 라이플 등 현대화된 총기를 제공하거나 300 블랙아웃 탄 버전을 발매하면서 여전히 라인업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에는 루거도 2009년 SR-556이라는 루거판 AR-15를 만들면서 총기시장의 트렌드에 가세했다.

특징

미니-14 택티컬 라이플 <출처: Sturm, Ruger & Co.>

노리쇠와 장전손잡이의 가동부 모습 <출처: Public Domain>

미니-14는 마치 볼트액션 총기를 다루는 것과 같은 균형감을 특징으로 한다. 5.56x45mm 탄을 채용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작동방식은 쇼트 스트로크 가스피스톤 방식에 회전식 노리쇠를 채용하여 2차대전 당시의 M1 개런드나 M14 소총의 명맥을 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총기에 M1 개런드의 복잡한 작동방식을 채용하는 덕분에 정밀도에서는 그다지 높은 평가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이 미니-14의 한계였다. 통상 200m까지의 사격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 정도의 거리에서는 문제없이 사격이 가능하지만, 가스직동식의 AR-15에 비하여는 명중률이 좋지 않다고 알려지고 있다. 2005년까지 만들어진 모든 미니-14 소총은 5MOA(100야드에 5인치 집탄군)였다. 총열길이는 18.5인치이다.

미니-14는 M14와 동일한 작동구조를 갖췄으나 복잡한 작동방식으로 인하여 소총의 명중률은 낮은 편이다. <출처: Sturm, Ruger & Co.>

총열은 콜드포징 배럴로 12인치 당 1회전으로 5.56mm NATO탄의 민수용인 .223 레밍턴 탄에 적합하게 만들어졌다. 그러나 1978년부터는 강선회전율이 10인치 당 1회전으로 바뀌었다. 1988년부터는 SS109탄에서 종종 채용되던 7인치당 1회전으로 바뀌어 출시되었다. 이렇게 회전율이 커질수록 75그레인이나 80그레인 등 무거운 탄환에서는 좋은 결과가 보장되었으나, 실제로 민간에서 많이 쓰이는 40-50 그레인 대역의 탄환에서는 결과가 그닥 좋지 못했다. 이에 따라 1994년부터 루거는 9인치당 1회전을 채용하고 있다. 결과 45나 55그레인 등 유해동물 전용탄이나 50 또는 63그레인 등  사냥용 탄환에서도 우수한 명중률을 발휘했으며, 63-75그레인에 이르는 장거리 탄환에서도 준수한 명중률을 보이고 있다.

야전 분해된 미니-14 소총 <출처:everygunpart.com>

미니-14용 10/20/30발들이 탄창 <출처: Sportsman's Guide>

조준기구는 M1 개런드와 같은 링 타입 가늠자를 채택하여 전통적인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탄창은 20발이 기본이며, 5발과 10발, 그리고 30발들이 탄창도 나온다. 30발 탄창은 M16의 탄창과 유사한 모양새이지만, 실제로는 STANAG 규격을 채용하지 않아 NATO 표준탄창과는 호환되지 않는다. 사실 탄창도 탄창이지만, M14를 차용한 미니-14의 장탄 방식은 긴급한 상황에서 탄창을 교환하는 경우, 잘 결합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전투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들이 많은 편이다.

MINIALCS 샤시를 장착한 미니-14 EBR <출처: Reddit>

AR-15만큼은 아니지만 미니-14도 다양한 악세사리를 통하여 총기의 다양한 개조가 가능하다. 몇몇 회사에서 미니-14용 개머리판을 출시하여 개조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으며, TAPCO 같은 회사들은 미니-14 전용의 플라스틱 탄창을 발매하기도 했다. 네이비 실팀이 사용하여 인기를 끈 Mk.14 EBR의 총몸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세이지 인터내셔널(SAGE International, Ltd.)은 미니-14용 EBR 샤시인 MINIALCS 시리즈를 발매하고 있다.

루거 미니-14 소총의 분해결합 장면 <출처: 유튜브>

운용 현황

미니-14로 무장한 NYPD 소속 경찰관 <출처: Public Domain>

미니-14는 주요 군대에서 채용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상당히 많은 경찰기관에서 미니-14나 군경용 모델인 AC556을 도입했고 여전히 운용중이다. 우선 대표적으로 NYPD(New York Police Department; 뉴욕시 경찰)이 미니-14를 도입하여 ESU(Emergency Service Unit; 구조임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경찰특공대)의 주력소총으로 활용했다. 이외에도 주 경찰이나 보안관서 등에서도 중무장한 범죄인에 대응하기 위한 총기로 미니-14 계열을 선호했다.

루거 미니-14GB로 무장한 RUC 경관(좌)과 무스키통 AMD로 무장한 프랑스 CRS 경관(우) <출처: Public Domain>

인기는 미국 내에서만 그치지 않아 유럽의 경찰들도 도입했다. 테러에 시달리던 북아일랜드의 RUC(Royal Ulster Constabulary; 얼스터 경찰대)는 1979년 루거 AC556을 구매하여 특수정찰팀에게 지급했다. 한편 폭동과 치안유지를 담당하는 프랑스의 특수경찰인 CRS(Compagnies Républicaines de Sécurité, 공화국 경비중대)도 미니-14를 채용했다. 프랑스는 심지어 이 소총을 자국에서 면허생산했는데 무스키통(Mousqueton) AMD로 불린다. 이들 총기는 상당수가 아직도 일선을 지키고 있다.

AC556으로 훈련 중인 버뮤다 연대(RBR) 병사의 모습 <출처: rugertalk.com>

미니-14를 군용으로 채택한 군대도 있다. 영국령인 버뮤다 제도는 영국군이 1957년 철수하면서 자체적으로 창설된 버뮤다 연대(Royal Bermuda Regiment)가 국방을 책임지고 있다. 애초에 FN FAL로 무장했던 버뮤다연대는 총기가 노후화되자 SA80을 채용한 영국군과는 다른 총기를 채택하고자 했다. 신뢰성에 대한 말이 많았던 M16이나 값비싼 HK의 소총을 대신하여 버뮤다 연대는 루거의 AC556(미니-14의 군용버전)을 채택했다. 한편 대테러부대로 유명한 실6팀은 창설 초기에 AC556의 스테인리스 스틸 모델을 채택하여 해상작전에 운용한 바 있다.

플랫의 미니-14(좌)와 미니-14로 무장한 브레이빅(우) <출처: (좌) FBI / (우) Public Domain>

미니-14는 워낙 대중적인 총기이다보니 범죄자들의 총기로도 악명이 높다. 1986년 4월 11일 발생한 FBI의 마이애미 총격전에서 2명의 은행 강도 가운데 마이클 플랫(Michael Lee Platt, 1954-1986)은 미니-14를 사용하며 현장의 FBI 요원 8명을 제압했다. 결국 플랫은 사살되기 전까지 FBI요원 2명을 사살하고 대부분을 부상입히는 등 치명적인 피해를 입혔다. 한편 2011년 7월 22일 노르웨이의 우퇴위아(Utøya) 섬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사건의 주범인 안데르스 브레이빅(Anders Behring Breivik, 1979-)도 미니-14로 무장했다. 브레이빅은 경찰로 위장하고 섬에 접근하여 무차별 사격난사를 가했는데, 총기난사로 무려 69명의 청소년이 목숨을 잃었다.

파생형

미니-14 초기형 <출처: iCollector>

미니-14 : 1973년 등장한 미니-14 소총의 기본형. 2세대 모델까지는 총몸과 총열이 결합된 부위가 목재로만 감싸져 있었으나, 3세대 모델부터 총몸 위쪽에는 별도의 총열덮개가 장착된다.

미니-14 스테인레스 스틸 모델 <출처: iCollector>

랜치 라이플 : 1982년부터 생산된 모델로, 현재 미니-14의 기본형이자 주력모델이다.

랜치 라이플 (모델 5801) <출처: Sturm, Ruger & Co.>

택티컬 라이플 : 미니-14 계열 가운데 가장 최신의 라인업. AR-15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피카티니 레일과 접철식 개머리판 등을 채용하고 있다. 일반 민수용 모델과는 달리 소염기를 장착한 것도 특징이다.

미니-14 택티컬 라이플 (모델 5846) <출처: Sturm, Ruger & Co.>

타겟 라이플 : 미니-14의 정밀사격용 버전. 헤비배럴과 독특한 개머리판을 채용하여 벤치레스트 사격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1MOA급의 정밀도를 자랑한다.

미니-14 타겟 라이플 (모델 5808) <출처: Sturm, Ruger & Co.>

미니-30 : AK 소총이 사용하는 7.62x39mm 탄을 채용한 모델. 1987년에 발매되었다.

미니-30 소총 (모델 5804) <출처: Sturm, Ruger & Co.>

미니-14GB : 군경용을 염두하여 만든 총기로, GB는 Government Bayonet의 준말이다. 총검 장착대가 포함되어 있고 소염기를 장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여전히 반자동사격만 되며, 자동사격은 불가능했다.

미니-14GB 모델. 접철식(위)과 기본형(아래)으로 만들어졌으며 총검을 장착할 수 있다. <출처: Public Domain>

AC556 : 미니-14의 군용버전으로 5.56x45mm 군용탄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졌다. 군용을 위해 만들어졌으므로 당연히 연발기능을 포함했고, 3점사 기능까지 포함시켰다. 단연발 조종간은 총몸 끝쪽의 오른쪽에 레버식으로 장착되어 있으며 AC556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장치이다. 기본형은 목재 개머리판에 18.5인치 총열을 채용하고 있으나, 13인치(330mm) 총열에 접철식 개머리판을 채택한 모델인 AC556F도 있다. AC556은 1999년 생산이 종료되어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는다.

AC556 소총 <출처: Public Domain>

AC556F 소총(좌)과 단연발 조종간(우) <출처: gunspot.com>

제원

미니-14 랜치 라이플 <출처: Sturm, Ruger & Co.>

모델: 랜치 라이플 (모델 5801)
구경: 223 레밍턴(5.45x45mm의 민수용)
작동방식: 가스피스톤, 회전식 노리쇠
전체길이: 943mm
총열길이: 470mm (18.5인치)
무게: 3.1 kg
강선: 6조 우선, 9인치 당 1회전
장탄수: 5/10/20/30발 탄창
가격: $999.00 (권장 소비자가)

글 / 양욱 / 사단법인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 인텔엣지㈜ 대표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10여 년간 국방관련 분야에 종사해왔으며, 현재 KODEF 연구위원이자 <조선일보>의 밀리터리 컬럼니스트로서 다양한 서적을 출간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군사관련 컨설팅과 교육훈련 등 민간군사서비스(Private Military Service)를 제공하는 인텔엣지(주)의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자료제공 유용원의 군사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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