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의 역사1960년대부터 80년대에 걸쳐 프랑스의 미라주(Mirage) III, 미라주 V, 중국 난창(南昌)의 A-5 폭격기, 청두(成都) F(歼)-7 요격기를 도입해 운용해 온 파키스탄 공군은 제각각인 보유 기체 대부분의 수명 주기가 도래함에 따라 대체 기종 도입을 고민하게 되었다. 하지만 예산 제약이 큰 파키스탄의 입장에서 고가의 전투기를 도입하기는 어려웠으므로 가급적 적절한 가격 수준에서 성능은 어느 정도 담보되는 현대적인 다목적 전투기 도입을 희망하게 되었다.파키스탄은 이에 1982년에 소련으로부터 MiG-29 펄크럼(Fulcrum) 도입을 시작으로 기체 현대화를 추진했으며, 1984년부터는 청두 F-7에 서방제 항전 장비를 장착하는 업그레이드 사업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 일부 기종의 항전이 크게 개선된 F-7PG가 1988년부터 등장하게 되었다. 파키스탄 공군은 이와 별도로 셴양(沈阳) J-6를 대체하기 위한 저가 다목적 전투기를 도입할 계획을 수립하면서 일명 ‘세이버(Sabre)-II’ 사업을 출범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를 위해 미국 뉴욕 소재 항공업체인 그루먼(Grumman)에 의뢰하여 세이버-II 사업 평가 및 설계 타당성 검토를 맡겼다. 그루먼은 처음부터 항공기를 제작하는 방식은 기술 성숙도나 개발 비용 면에서 타당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으며, 대신 기존 항공기 플랫폼을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이 가장 적절하다고 보고했다. 그루먼은 파키스탄 공군,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人民解放軍 空軍, PLAAF)과 함께 F-7M에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가하는 방법으로 사업 방향을 잡고 항전 장비, 레이더, 엔진을 교체하고 동체 전면 설계를 바꾸는 쪽으로 진행했다. 당시 파키스탄은 이렇게 탄생한 신형 F-7M이 약 150대의 노후 F-6과 교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으며, 기수는 크고 넓게 설계한 후 노스롭사의 F-20 타이거샤크(Tigershark) 항전 장비와 레이더를 장착시키기로 했다. 엔진 역시 중국산 WP-7 터보제트(Turbo Jet) 엔진 대신 신뢰성이 높은 미국 GE사의 GE F404나 프랫앤위트니(Pratt & Whiney)의 PW1120을 넣기로 했으며, 향후 기체 명칭은 F-7M 세이버-II로 잠정 결정했다.
하지만 1989년 2월,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함에 따라 파키스탄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크게 식었고, 1989년 6월에는 중국 정부가 천안문(天安門)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 시위대를 대량 학살하는 사건이 터지자 미국과 중국의 관계 또한 순식간에 경색됐다. 미국은 천안문 사태를 계기로 중국 정부에 대한 금수 조치에 들어갔으며, 이로 인해 미국 기술의 중국 이전이 모두 금지되면서 그루먼이 사업에서 철수하고 말았다. 파키스탄 정부는 미국이 빠진 세이버-II 사업 비용이 상승할 조짐이 보이자 결국 사업을 포기하면서 1989년 후반에 취소되고 말았다. 결국 파키스탄은 노후 F-6을 대체하기 위해 비밀리에 로즈 프로젝트(ROSE: Retrofit of Strike Element)를 추진하면서 세계 각국에서 퇴역시킨 미라주 IIIE와 미라주 V를 사 모았으며, 이들 기체를 항전 장비 위주로 업그레이드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파키스탄이 오스트레일리아, 레바논, 리비아, 스페인 등지에서 사온 중고 미라주 항공기가 새롭게 개장되어 실전에 배치되자 2020년까지는 운용 기체의 숨통이 트이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파키스탄은 이 ‘로즈’ 미라주를 대체할 항공기의 개발을 시작하거나 도입 계획을 잡아야 2020년까지 항공기 교체를 할 수 있었다.
파키스탄 국방부는 이에 러시아 미코얀(Mikoyan) 그룹에 파키스탄 자체 항공기 개발의 타당성과 사업성을 의뢰했다. 검토 후 미코얀이 어느 정도 사업의 타당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리자 파키스탄은 다시 옛 파트너인 중국에 협력 여부를 타진했으며, ‘세이버-II’ 사업이 좌초한 후 독자적으로 F-7을 바탕으로 한 ‘슈퍼 7(Super 7)’ 사업을 진행 중이던 중국은 파키스탄의 요청에 화답하며 취소된 ‘세이버-II’의 역할을 대체할 신형 항공기의 공동 개발을 제안했다. 양국은 개발비를 50:50으로 분담하기로 하면서 각각 5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양국은 1995년 6월에 러시아 미코얀까지 협력사로 추가하면서 설계 지원 업무를 일부 맡겼다. 개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청두 비기공업집단(成都飛機工業集團, AVIC)이 엔지니어 일부를 파키스탄에 파견하면서 본격적으로 공동 개발 전투기 사업이 시작되었다. 파키스탄은 해당 기체에 서방 전자 장비를 넣고 싶어 했기 때문에 전방상향시현장치(HUD), 레이더, 관성항법장비(INS), 다기능 디스플레이(MFD) 등을 프랑스 톰슨-CSF(Thompson-CSF, 現 탈레스), SAGEM, 마르코니 전자(Marconi Electronic Systems, 現 BAE 시스템즈 일렉트릭), 셀렉스(Selex: 現 레오나르도) 등에 수입 가능 여부를 타진했다. 1998년 2월, 중국과 파키스탄은 동체 개발을 위한 개발의향서(LOI: Letter of Intent)에 서명했으며, AVIC과 파키스탄 항공집단(PAC, [Pakistan Aeronautical Complex])은 엔진을 러시아 클리모프(Klimov)의 RD-33 터보팬 엔진으로 결정했다. 1999년에는 남아공 데넬(Denel)사가 중-파키스탄 항공기 개발 사업에 관심을 보이면서 T-다터(Darter) BVR 공대공 미사일 통합을 제안하기도 했다.
사업은 1999년 6월에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공동 개발 계약이 체결되었으나 마르코니가 항전 사업 분야를 포기하고 철수했고, 이보다 앞선 1998년에 파키스탄이 핵실험을 실시하면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게 되자 대부분의 서방 업체도 사업에서 철수해 개발 진행 속도가 크게 떨어졌다. 결국 서방 항전체계는 모두 빠져버린 상태에서 설계 작업만 18개월이 걸렸으므로 파키스탄 공군은 일단 항전 문제를 건너뛰기 위해 동체와 항전체계 개발을 분리시키기로 결정했고, 향후 완성된 동체에 모듈(module)식으로 항전을 넣을 수 있게 설계하는 방향으로 변경했다. 가칭 “슈퍼-7” 공동 개발 시제기는 2002년 9월에 제작이 시작됐으며, 동시에 1:1 축적의 목업(mock-up) 항공기 한 대가 만들어져 2002년 에어쇼 차이나(Airshow China)에서 처음 선보였다. 같은 해 말, 시제기에 장착할 클리모프 RD-93 엔진이 파키스탄에 도착함에 따라 본격적인 비행 준비가 시작되었고, 대부분의 항전 및 기내 장비는 청두 J-10 전투기의 장비를 옮겨 장착함에 따라 개발 비용과 시간을 모두 절감했다.
완전하게 완성된 시제기 1호는 2003년 5월 31일에 출고했으며, 최초에는 청두 비행시험센터로 기체를 이전하여 같은 해에 시험 비행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사스(SARS) 감염 확산이 일어남에 따라 일단 모든 일정이 뒤로 밀렸다. 이때 처음 파키스탄 측이 “슈퍼-7”으로 명명되어 있던 기체 명칭을 중국-파키스탄 공동 개발 기체라는 의미를 담아 “JF(Joint Fighter)-17”로 확정했다. 중국은 중국대로 해당 기체 명을 FC-1 “샤오룽(효룡,枭龙)”이라 불렀으나, 실제 중국 인민해방군이 해당 기체를 도입한 적이 없으므로 실 기체에 이 명칭이 붙은 적은 없다. JF-17은 2003년 6월 27일부터 청두에서 간단한 지상 시험을 시작했으며, 두 달 뒤인 8월 말에 파키스탄 공군 도색을 한 JF-17이 초도 비행에 성공했다. 파키스탄 공군은 처음으로 2004년 4월부터 자군 시험 비행 조종사를 JF-17에 태웠으며, 2004년 4월까지 순조롭게 2, 3호가 제작되자 파키스탄 정부는 총 200대의 기체를 도입할 의사를 표명했다. JF-17은 시험 비행 기간 동안 RD-93 엔진의 지나친 연기 그을음을 막기 위해 엔진 공기 흡입구를 넓힌 DSI(Divertless Supersonic Intake) 설계를 채택해 연기 그을음을 줄이면서 중량을 가볍게 했고, 이를 통해 엔진 성능은 향상됐을 뿐 아니라 열 특성이 줄어들어 스텔스성에서도 유리하게 되었다. 이후 제작된 5반 시제기인 PT-04는 4세대 항전 장비를 이용한 센서퓨전, 전자전체계, 맨-머신 인터페이스, 디지털 전자 엔진 통제(DEEC: Digital Electronic Engine Control) 등이 시도되었다. 엔진 또한 플라이-바이-와이어(Fly-by-Wire) 디지털 비행통제체계를 채택했으며, 공대공 능력 향상을 위해 멀티모드(multimode) 레이더가 설치됐다. 6번 시제기인 PT-06은 사출좌석 채택을 놓고 다양한 시험을 했는데, 결국 여러 중국 업체의 사출좌석 대신 영국 마틴-베이커(Martin-Baker)사의 PK-16LE 사출좌석이 선택되면서 총 50개의 사출좌석을 구매했다.
JF-17은 2007년 3월 2일부터 파키스탄에서 소규모 양산(SBP: Small-batch-Production)에 들어갔으며, 중국에서 분해해 보낸 기체를 파키스탄에서 재조립하는 방식으로 완성하여 2007년 3월 10일에 초도 비행을 실시했다. JF-17은 2007년 3월 23일, 파키스탄의 날 퍼레이드 때 처음으로 공중 데모 비행을 실시하면서 일반에 개발 사실을 공개했다. 파키스탄 공군은 본격적으로 JF-17 도입을 진행하면서 현용 청두 F-7, 난창 A-5, 미라주 III, 미라주 V를 모두 대체하기로 했다. 양국은 훈련기 용도로 제작한 복좌식 기체를 2006년부터 시험 비행에 돌입시켰으며, 파키스탄은 2008년 말에 초도운용능력(IOC: Initial Operating Capability)을 선언했다. 파키스탄 측 제작사인 PAC는 2015년 12월 29일 자로 JF-17 16호 출고 사실을 발표했으며, 이 시점까지 총 66대의 기체가 완성됐음을 알렸다.
JF-17은 최초 50대의 기체에 대해서만 러시아제 RD-93 엔진을 장착할 예정이었는데, 일설에는 성능에 만족하지 못해서라는 말도 있으나 한편으로는 프랑스 스네크마(Snecma/現 사프란)사의 M53-P2 엔진을 들여오기 위해 교섭 중이었으므로 소량만 계약했다는 말도 있다. 러시아는 러시아 대로 RD-93 엔진 수출이 못마땅했는데, 이는 JF-17이 해외 수출 시장에서 MiG-29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미코얀 및 수호이 설계국은 러시아 국방수출기구인 로소보론엑스포트(Rosoboronexport)에 RD-93 엔진 수출을 중지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오히려 클리모프사는 2007년 8월에 RD-93 엔진 150대를 추가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JF-17은 2010년 판보로(Farnborough) 에어쇼 때 처음 데모 비행을 실시하고자 했으나 비행 등록 및 보험 비용 문제, 그리고 AVIC/PAC의 뒤늦은 등록 신청 때문에 무산됐고, 결국 디스플레이(display) 공개 정도로 만족했다. 현재 파키스탄은 본격적으로 JF-17을 인도 국경 방면 서부 전선에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지난 2019년 2월에는 인도와의 국경 분쟁에 JF-17이 대활약을 하며 최초의 격추 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특징
JF-17은 저가형으로 개발된 기본형 전투기로, 외양상의 모습은 MiG-21과 F-16을 섞은 듯한 형태를 하고 있다. 기본적인 동체는 세미-모노코크(semi-monocoque) 구조이며, 재질은 알루미늄 합금을 주로 사용하였고 고강도 강철과 티타늄 합금을 주요 부분에 사용하여 최대 중력 8G까지 견딜 수 있다. 기체 수명은 비행 시간 기준으로 총 4,000시간, 혹은 25년 정도이며, 첫 오버홀(overhaul)은 1,200 비행 시간을 채운 후에 실시하게 된다. 블록 II형부터는 중량을 낮추기 위해 복합재 사용량을 늘렸으며, 랜딩기어에는 유압식 브레이크가 적용되어 미끄럼을 방지하도록 설계했다. 주익은 중익(中翼)으로 설치됐으며, 조종석은 아크릴로 제작한 전방위형 캐노피를 채택해 조종사의 시계를 최대한 넓혔다. 좌석에는 3장의 20.3cm x 30.5cm 사이즈의 다기능 컬러 디스플레이(MFD: Multifunction Color Display)와 홀로그래피 방식의 HUD(Head-Up Display)가 설치됐고, 기본적인 블록 I형에서는 조종간으로 센터 스틱(center stick)을 채택했다. 또한 조종사 헬멧에는 AVIC 산하 루오양(落陽) 전자광학기술개발연구소에서 개발한 헬멧 고정식 조준 장치가 설치되었으며, 2006년에 통합 시험을 모두 완료했다. 사출좌석은 영국 마틴-베이커 제 Mk-16LE 제로-제로(zero-zero) 사출좌석을 채택해 고도나 속도와 관계없이 언제나 사출이 가능하다. 계기창에는 전자 비행계기체계(EFIS: Electronic Flight Instrument System)이 설치되었으며, 조종간 시야는 최대 25도가 확보되어 있다.
JF-17은 MiG-29를 위해 개발된 러시아제 클리모프 RD-33 엔진의 파생형인 RD-93 엔진을 장착하여 약 19,000 파운드의 추력을 내며 마하 1.6까지 비행할 수 있는 초음속 전투기다. 추력 대비 중량은 0.99에 달하나, 문제는 RD-93 엔진이 스모크 연막을 뿜는 경향이 있어 구이저우에서 개발한 WS-13 타이샨(涡扇) 엔진을 2000년부터 별도로 개발 중이다. 개발이 순조롭다면 아마 출력은 17,980 파운드에서 19,410 파운드까지 내면서 수명 주기는 2,200시간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 중이다. 엔진 연료는 날개와 동체에 수납되며, 최대 2,330kg의 연료를 수납할 수 있다. 필요시 외장 탱크를 장착할 경우 동체 하부에는 800리터, 주익 안쪽에는 두 개의 800리터 탱크를 장착할 수 있다. JF-17 블록 2형부터는 공중 급유 능력이 추가되었고, 항전 장비류도 블록 1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이 특징이다. 또한 JF-17에 장착된 디지털 비행통제 시스템, 일명 플라이-바이-와이어는 유사시를 대비해 4중 중첩으로 설계했다. JF-17에 설치된 주요 항전 장비로는 방어지원체계(DAS: Defense Aid System)가 있으며, 이는 레이더 경고수신기(RWR, Radar Warning Receiver), 전자전체계(EW), 레이더 유도식 미사일을 탐지하는 미사일 접근경고장치(MAW, Missile Approach Warning), 그리고 대응체계 살포장치(CMDS: Countermeasure Dispensing System)가 설치되어 필요시 미끼용 전광탄(電光彈, flare)이나 채프(chaff, 금속 가루)를 뿌릴 수 있다.
JF-17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로는 HOBS(High Off-Boresight) 미사일인 PL-9C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어 가시권 내에서는 비교적 우수한 전투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이다. JF-17에는 중국산 PL-12 능동형 레이더 유도 미사일과 연동하여 운용할 수 있는 KLJ-7 레이더가 장착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BVR(Beyond the Visual Range) 전투도 어느 정도 수행이 가능하다. JF-17의 주 무장으로는 러시아제 23mm GSh-23 혹은 30mm GSh-30 2연장 기관포가 설치되었으며, 최대 무장 탑재량은 3.7톤에 달한다. JF-17에는 총 5개의 하드포인트가 설치되었으며, 주익 끝 윙팁(wingtip)에도 가벼운 공대공 미사일이 각각 한 발씩 장착된다. 기본적인 무장은 레이더 유도식인 중국산 PL-12/SD-10A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하며, 그 외에도 중국산 PL-7, PL-8, PL-9을 장착할 수 있다. 또한 미국산 AIM-9P 사이드와인더(Sidewinder) 공대공 미사일도 윙팁에 장착이 가능하다.
JF-17의 통상적인 항공역학적 외양을 갖추고 있으며, 최초 파키스탄에 인도된 블록 I형에는 이탈리아 그리포(Grifo) 사의 S-7 다중 추적 멀티모드 펄스 도플러 레이더가 설치되었다. S-7은 하방 탐지, 하방 공격(Look down/Shoot Down) 능력이 있으며, 일부 언론에서는 JF-17에 러시아 레이더가 설치된 사례도 있다고 보도한 바 있으나 정확하게 확인되지는 않았다. 파키스탄 공군에 인도된 양산기 중 첫 42대에는 J-10 전투기에도 설치됐던 중국 NRIET의 KLJ-7 레이더가 장착됐으며, KLJ-7은 공중, 지상, 바다 위의 표적을 동시에 40개까지 포착 및 추적할 수 있다. 또한 추적 간 탐지(track-while-scan) 모드를 통해 BVR 상태의 표적 10개를 추적할 수 있으며, 레이더 유도식 공대공 미사일을 사용하여 2개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도 있다. 통상 레이더 피탐지 면적(RCS: Radar Crossing Section)이 5㎡ 정도 되는 표적이라고 간주할 경우, 상방 탐지(Look-up) 모드에서 105km, 하방 탐지 모드에서는 85km 내에서 포착이 가능하다. 또한 필요에 따라 저고도 항법을 위한 FLIR(Forward-Looking Infrared) 포드나 표적 획득을 위한 적외선 추적 탐지(IRST: Intra-red Search and Track) 시스템도 통합이 가능하다. 블록 2형부터는 IRST가 기본적으로 통합되어 있다.
2019년 말부터 배치가 시작될 블록 III는 엔진 역시 러시아제 RD-93 대신 중국이 자체 제작한 구이저우(Guizhou, 贵州) WS-13 엔진을 장착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어 그 성능이 어떻게 나올지 기대되고 있다. 블록 III는 신형 전자전체계, 항전 장비, 3축 플라이-바이-와이어 디지털 비행통제체계(DFCS), 헬멧 고정식 디스플레이 조준 시스템, 그리고 최초의 중국산 능동형 전자주사식(AESA: Active Electronically-Scanned Array) 레이더가 장착될 예정에 있다. 파키스탄 공군이 중국산 AESA를 채택하는 것은 확정 상태는 아니지만 시험 평가 중에 있으며, 현재 난징전자기술연구소(NRIET, 南京电子技术研究所)에서 제작한 KLJ-7A 레이더와 AVIC 산하 제607 연구소(레이후아 전자기술연구소, LETRI)의 LKF601E 레이더가 경합 중인 상황이다. 계획 상으로는 두 레이더 중 최종 채택된 제품이 2020년까지 JF-17 블록 III형에 장착될 계획이다.
운용 현황
사실 JF-17은 표면적으로는 중국과 파키스탄이 “공동 개발”을 한 전투기이지만, 실제로는 중국 기술 쪽에 훨씬 더 가까운 기체다. 특이하게도 JF-17은 처음부터 공동 개발 국가 중 하나인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은 도입할 예정 없이 양산된 기체이며, 대신 다른 공동 개발 국가인 파키스탄만이 기체를 도입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었다. 파키스탄은 노후 기체 대부분을 JF-17로 교체할 계획이며, 교체 대상 기체로는 청두 F-7, 다쏘 미라주 III, 미라주 V, 난창(南昌: 현재의 CNAMC) Q-5(强-5, 혹은 NATO 코드네임 ‘판탄[FANTAN])’ 등을 꼽는다. 향후 파키스탄 공군은 보유 기체 인벤토리(inventory)를 최대한 단순하게 하여 록히드-마틴(Lockheed-Martin)의 F-16 블록 52형을 주력 전투기로, JF-17을 지원 전투기 형태로 운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JF-17은 처음부터 “저가형” 전투기를 지향했으며, 어디까지나 가격 대비 성능에 맞는 전투기를 목표로 했기 때문에 결코 성능적인 면에서 동급의 타 기종보다 우수하다거나 뛰어나지 않다. 쉽게 말하자면 처음부터 국방 예산이 제한적인 개발도상국에 판매하기 위한 “틈새용” 전투기이며, 비교적 가격대와 가격 대비 성능을 잘 잡았기 때문에 수출 전망은 꽤 밝은 편으로 보인다. AVIC 측은 처음부터 해당 기체가 최소 300대가량 판매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벌써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미얀마 등에 판매가 이루어져 거의 백 대 가까운 수량이 수출되거나 인도 중에 있다. AVIC 측의 발표를 보면 현재 파키스탄은 60대의 JF-17을 도입한 상태이며, 40대는 구매 옵션이 걸려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파키스탄이 향후 도입할 60대에는 복좌형 형상도 섞어서 도입하게 되어 있어 훈련기뿐 아니라 특수 목적 항공기 등으로 운용될 가능성이 높다. 흥미로운 점은 JF-17이 “공동 개발”을 표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파키스탄 공군용 JF-17의 오버홀(overhaul) 정비를 AVIC 산하 창샤(長沙) 5712 공장에서 실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는 사실로, 이는 파키스탄이 항공기의 생산은 고사하고 국내에서 유지 정비, 보수조차 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AVIC은 현재까지 50대의 JF-17 블록 I, 62대의 블록 II를 양산한 상태이며, 파키스탄 공군이 수령하여 실전 배치시킨 기체는 약 85대로 추정된다. 또한 2019년 말부터는 신형인 블록 III형 배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JF-17은 지난 2월 인도-파키스탄 분쟁 때 동원되어 인도 공군의 MiG-21을 격추했다는 주장이 나와 진위 여부를 놓고 논란이 있었다. 당시 양국 간에 분쟁이 발생하자 인도 측이 먼저 선제공격을 실시하여 MiG-21을 투입했는데, 이때 파키스탄 공군은 자군 소속 전투기 한 대가 MiG-21 및 SU-30MKI를 각각 한 대씩 격추했다고 주장했으며(이후 SU-30MKI 격추는 근거가 약한 것으로 판명), 이 중 MiG-21의 조종사인 아브히난단 바르타만(Abhinandan Varthaman) 중령은 기체에서 사출했으나 파키스탄 영내로 낙하했기 때문에 포로가 되었다. 문제는 인도 측이 ‘파키스탄 공군이 인도군 MiG-21을 격추하는 데 동원한 전투기는 F-16이었으며, 이 기체는 다수의 인도 공군 MiG-21과 교전 중 격추됐다’고 주장하면서 발생했다. 최초 미 정부가 파키스탄에 F-16을 판매할 당시, 판매 조건으로 F-16을 인도와의 분쟁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넣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기 때문이다. 이에 파키스탄 공군은 MiG-21을 격추한 것은 JF-17 블록 II형이었다고 반박했다. 인도 측은 다시 인도 영내에 떨어진 AIM-120 암람(AMRAAM) 미사일의 시커(seeker) 부분 및 공중전 당시 인도군 레이더에 잡힌 특성 기록을 공개하면서 해당 기체는 F-16이 맞다고 반박했다. 이에 미 정부에서 파키스탄에 관계자를 파견하여 조사했으나, 파키스탄 공군기 중 상실된 F-16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정확한 진실 여부는 이 이상 더 밝혀지기 힘든 것으로 보이지만, 어쨌든 JF-17이 실전에 투입되어 MiG-21을 상대로 실력을 검증했고, 심지어 격추 기록까지 하나 수립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으므로 이는 향후 중요한 수출 이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현재 말레이시아에서 진행 중인 경공격기 도입 사업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FA-50 골든 이글(Golden Eagle), 인도 힌두스탄 항공우주산업(HAL)의 LCA 떼자스(Tejas), 러시아의 Yak-130을 상대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JF-17이 가격 대비 성능 면에서 유리할 뿐 아니라 2월에 공중전 실전 기록까지 달성해 평가에서 우세한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말레이시아 공군 측이 두 대의 JF-17을 비행 시험용으로 구입했다는 보도가 있어 해당 사업에서 선두에 서 있다는 소문이 어느 정도 사실로 보인다. 가격은 향후 변동의 여지가 보이는데, 각종 자료를 통해 현재까지 추정되는 JF-17 블록 II형의 가격은 2,500만 달러 선으로 알려졌으나 향후 신형 AESA 레이더 등을 장착할 블록 III형은 가격이 대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JF-17은 파키스탄 외에 나이지리아와 미얀마에도 판매된 수출 이력이 있다. 나이지리아에 판매된 것은 2014년 12월로, 파키스탄 카라치(Karachi)에서 열린 국제 방산전시 세미나에서 파키스탄 측 발표를 통해 알려졌다. 당시 파키스탄은 약 25대~40대의 JF-17 도입을 나이지리아에서 희망하고 있다고 발표했으나, 나이지리아 공군은 2016년경 총 3대의 JF-17을 인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파키스탄 측의 발표와 달리 나이지리아는 2018년 10월에 총 1억 8,400만 달러로 3대의 JF-17을 면허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으며, 향후 인도될 기체는 블록 III형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얀마는 2015년부터 16대의 JF-17 도입하여 도태 시기가 도래한 중국산 A-5와 F-7M과 교대시킬 의사가 있음을 밝혔고, 2018년 12월에 약 16대의 JF-17을 인도받았다고 발표했다. 현재 불가리아 알제리, 아르헨티나, 카타르, 이집트, 이란, 레바논, 모로코, 사우디아라비아, 스리랑카, 우루과이 등이 JF-17 도입을 타진했던 적이 있거나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제르바이잔, 수단, 짐바브웨 등 중국이 주로 공을 들인 아프리카 중심으로 수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사우디의 경우 국방장관인 살만 빈 술탄 왕세자가 파키스탄의 JF-17 생산 시설까지 직접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파생형JF-17 블록 1: 중국에서 2006년부터 양산에 들어간 형상. 중국산 PL-5E II 공대공 미사일, SD-10 공대공 미사일, C-802A 대함미사일이 통합됐으며, 58% 이상의 부품이 파키스탄에서 생산됐다. 2006년 12월 18일에 첫 기체가 파키스탄 공군에 인도되었으며, 당시 블록 1형 가격은 1,500만 달러에 불과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JF-17 블록 2: 2013년 12월 18일부터 생산에 들어갔으며, 2015년 2월 9일부터 최초 시험 비행을 시작했다. 공중 급유 능력을 갖추고, 항전 장비를 개선했으며, 탑재 중량을 증가시키고, 데이터링크와 전자전 장비가 업그레이드되었다. 양산 가격은 블록 1보다 상승한 2,500만 달러였으며, 파키스탄 공군은 연 16대씩 실전 배치를 실시하고 있다. 파키스탄 공군에는 2015년 12월에 16번기가 인도되면서 4개 비행대대가 구성됐다.
JF-17 블록 3: 최신 업그레이드 형상으로 헬멧 고정식 디스플레이 조준 체계(HMD/S)가 채택되고, 단일 패널식 다기능 디스플레이(MFD)가 설치됐다. 또한 중국에서 자체 제작한 KLJ-7A AESA 레이더와 적외선 수색추적체계(IRST)가 통합될 예정이다. 조종간에는 사이드스틱(sidestick)이 채택됐으며, 복합재의 사용량이 더 많아졌을 뿐 아니라 중국산 신형 엔진을 장착하여 마하 2.0까지 도달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파키스탄 공군이 2017년경 약 50대 정도를 주문한 것으로 추정된다.
JF-17B: 2017년부터 파키스탄 공군에 공급하기로 계약된 복좌식 형상. 훈련용뿐 아니라 정찰 및 지원 임무용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첫 기체의 양산은 중국과 파키스탄이 공동으로 2016년에 실시했으며, 2017년 4월 28일에는 JF-17B 1호기가 중국 청두에서 초도 비행에 성공했다.
제원- 종류: 다목적 전투기- 제조사: 성도 비기공업집단(AVIC: 成都飛機工業集團) / 파키스탄 항공집단(PAC) - 승무원: 1명 - 전장: 14.93m - 전고: 4.72m - 날개 길이: 9.48m - 날개 면적: 24.43㎡ - 자체 중량: 6,586kg - 연료 및 유효 중량: 4,325kg - 최대 이륙 중량: 12,383kg - 중력 한계: +8/-3G - 내장 연료량: 2,329kg - 추진체계: 11,105파운드 급 클리모프(Klimov) RD-93 애프터버너 터보팬 엔진 x 1 - 최고 속도: 마하 1.6 - 실용 상승 한도: 16,916m - 전투 범위: 1,350km - 페리 범위: 3,000km - 추력 대비 중량: 0.95 - 내장 무장: 23mm GSh-23-2 2연장 기관포 x 1 - 무장: 하드포인트 총 7개 (주익 하부 4개, 주익 윙팁 x2, 동체 하부 x1) ㄴ PL-5EII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ㄴ SD-10A 능동형 레이더 유도식 BVR 공대공 미사일 ㄴ CM-102 대(對)방사 공대지 미사일 ㄴ C-802AK 대함미사일 ㄴ CM-400AKG 대함미사일 ㄴ Mk-82 무유도 폭탄 ㄴ Mk-83 무유도 폭탄 ㄴ Mk-84 무유도 폭탄 ㄴ 마트라(現 MBDA) 듀랜달(Matra Durandal) 활주로 파괴용 폭탄 ㄴ 록아이(Rockeye) Mk-20 대전차 클러스터 폭탄 ㄴ GBU-12 레이저 유도식 폭탄 ㄴ GBU-16 레이저 유도식 폭탄 ㄴ GBU-10 레이저 유도식 폭탄 ㄴ LS-6 GPS/관성유도(INS) 유도식 폭탄 ㄴ 사거리 연장 키트(GPS/INS 유도폭탄) - 기타 장착 장비: ㄴ GDJ-II19 이중 사출용 랙(Rack) ㄴ 플레어(Flare), 채프(Chaff) 사출용 대응살포체계 ㄴ 외장 증가 탱크(동체 하부용 800리터 x 1, 주익 하부용 800~1100리터 x 2) - 항전장비: ㄴ KLJ-7 V2 공중 펄스 도플러 화력통제 레이더 ㄴ Asel POD EO/IR 표적획득 체계 포드 ㄴ KG300G 공중 자체 방어용 제밍(Jamming) 포드 - 대당 가격: 1,500만 달러(블록 1형) / 2,800만 달러(블록 2형) / 3,200만 달러(블록 3, 예상) 글 / 윤상용군사 칼럼니스트 / 예비역 대위로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머서스버그 아카데미(Mercersburg Academy) 및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육군 통역사관 2기로 임관하여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에서 군사령관 전속 통역장교로 근무했으며, 미 육군성에서 수여하는 육군근무유공훈장(Army Achievement Medal)을 수훈했다. 주간 경제지인 《이코노믹 리뷰》에 칼럼 ‘밀리터리 노트’를 연재 중이며, 역서로는 『명장의 코드』, 『영화 속의 국제정치』(공역), 『아메리칸 스나이퍼』(공역)가 있다.. 자료제공 유용원의 군사세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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