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의 역사
소음기와 기관단총을 결합하는 사례는 꽤 많아도, 소음기와 권총을 일체형으로 만든 사례는 많지 않다. 가장 유명한 소음권총으로는 하이스탠다드 HDM이 있다. 하이스탠다드 HDM은 2차대전 당시 OSS(Office of Strategic Service; 전략사무국, CIA의 전신)에서 적진에 침투한 공작원에게 지급하기 위하여 개발했다. 애초에 소리가 작은 22LR탄에 소음기까지 채용하여 소음은 일반 총기에 비하여 무려 20데시벨 이상이나 줄어들었다. OSS의 수장이던 빌 도노반(William J. Donovan, 1883~1959) 장군은 하이스탠다드 HDM을 들고 백악관 오벌오피스에 나타나 루즈벨트 대통령 앞에서 사격함으로써 위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2차 대전 이후에도 각국 특수부대들은 소음권총을 사용해왔지만 러시아의 마카로프 PB 권총을 제외하면 본격적으로 소음기와 권총을 일체화 한 사례는 찾기 어려웠다.
사일렌서코(SilencerCo)는 미국의 소음기 제작업체로 조슈아 월드론(Joshua Waldron)에 의해 2008년에 창립되었다. 사일렌서코는 창립 이후 다양한 종류의 소음기를 선보이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온 회사이다. 오메가나 하이브리드 등의 소총용 소음기는 물론 기존 권총의 조준장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오스프리 등 다양한 소음기를 개발하여 시장에서 커다란 인기를 얻었다. 소음기에 대해서는 암살자의 도구라거나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언론의 편견 등이 존재했지만, 사일렌서코는 소음기가 총기의 소음을 줄여 사격자에게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마케팅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사일렌서코는 2015년 샷쇼(Shot Show)에서 새로운 권총의 개발 시작을 알렸다. 개념은 기본의 자동권총에 일체형 권총을 결합하는 것이었다. 개발 초에는 베레타 92F 등의 플랫폼을 바탕하기도 했지만 2015년 9월 최초로 제작한 프로토타입은 스미스&웨슨 M&P 권총을 기반으로 하여 만들어졌다. 초기의 설계는 권총의 총열 앞부분을 통째로 잘라낸 후에 사일렌서코의 오스프리 소음기 형태의 사격형 소음기를 결합한 모습이었다. 새로온 권총의 이름은 "맥심(Maxim) 9"으로 알려졌다.
한편 2016년 샷쇼에서 사일렌서코는 드디어 완성된 형태의 맥심9을 선보였다. 새로운 총기는 "세계 최초의 소음기 일체형 9mm 자동권총"으로 주목받았다. 큼직한 앞부분으로 인하여 소음효과는 기존의 소음권총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났다. 게다가 앞부분이 커다란 독특한 외양으로 인하여 많은 관심을 끌었다. 특히 영화 "저지 드레드(Judge Dredd)"에서 주인공들이 사용하는 총기인 '로우기버(Lawgiver)'와 비슷하다고 하여 '로우기버'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등 화제가 집중되었다.
맥심 9의 양산모델은 2018년 샷쇼에서 드디어 공개되었다. 2009년 컨셉개발이 시작된 지 거의 10년이 지나서 완성된 것이었다. 출시 이후 맥심 9은 총기전문가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으며, 규제로 인하여 상대적으로 수요가 작은 소음권총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존재가 되었다. 특징
기본적으로 맥심9은 권총과 소음기가 결합된 형태이다. 권총은 애초에 스미스&웨슨 M&P 9mm 자동권총을 베이스로 하였다. 그러나 실제 양산품은 글록과 유사한 성격을 보인다. 방아쇠는 글록과 동일한 형식으로 방아쇠 안전장치가 내장되어 있다. 방아쇠를 당기는 무게는 5.5파운드 정도로 5파운드인 글록보다는 살짝 무거운 편이다.
소음기 부분은 크게 총몸과 4개의 베플, 그리고 프론트캡으로 구성된다. 엄청난 열과 피로에 버티기 위하여 재질로는 7075-T6 알루미늄을 채택하였다. 총열의 길이는 4인치로 권총으로서 기대할 수 있는 정확성은 충분히 충족한다. 필요에 따라 소음기의 베플 숫자를 줄여 총 전체의 길이를 짧게 만들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전체 길이가 27cm에서 24cm로 줄어드는 장점이 있지만, 당연히도 소음이 140dB에 약간 못미치는 정도여서 소음효과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소음의 감소효과는 뛰어나다. 통상 140데시벨이 넘으면 청력에 손상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며, 여기서 3데시벨 씩 줄어들때마다 50% 정도 해로운 소음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맥심9의 경우 대부분 140dB 이하의 소음을 내었으며, 아음속탄(subsonic round)을 사용할 경우 최소 120dB 대역, 최대로는 100dB대역까지 소음이 감소한다. 특히 FSM(Fort Scott Munitions)의 충격회전탄(TUI) 아음속탄과 결합하면 최대 100dB를 기록하기도 했다. 작동방식도 상당히 독특하다. 소음기가 총열과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통상의 권총에서 사용하는 쇼트 리코일 브리치락(short recoil, breech lock) 방식이 아니라 롤러로킹 블로백(roller lock blowback) 방식이다. 총구의 앞쪽이 소음기이므로 슬라이드도 탄피배출구 뒷부분으로만 존재하는 독특한 방식이다. 오히려 이러한 독특한 구조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롤러로킹 블로백을 채택할 수 있었다.
총기에는 부가장치의 장착도 가능하다. 우선 탄피 배출구 앞쪽으로 윗면에는 도트 사이트를 장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또한 소음기의 아랫부분에는 키모드(keymod) 구멍이 3개가 달려있어, 곧바로 키모드 방식의 결합기구를 사용하거나 레일을 붙여서 사용할 수 있다. 탄창은 글록17과 호환이 가능하며, 맥풀사의 PMAG 17이 장착되어 발매된다.
운용현황맥심 9은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용시장에 출시됨에 따라 아직 뚜렷한 판매실적은 없다. 세계 최초의 9mm 소음기 내장형 권총이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아직 군용이나 특수부대용으로 채용된 모습을 목격되지 않고 있다.
맥심 9의 권장판매가격은 미화로 1,499불이다. 통상 9mm 자동권총은 타우러스 G2나 스텀루거 EC9 등 200불 대의 저가권총에서 1천불 대에 이르는 베레타 M9A3나 시그사우어 P226 등에 이르기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9mm 권총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글록 17 Gen 5의 정가가 699불이며, 권총용 소음기의 정가가 통상 700~800불대 임을 감안한다면 합리적인 가격이다. 맥심 9은 실제로 판매점포에 따라서는 통상 1,200불 대의 가격으로 팔리기도 한다.
파생형맥심 9 : 기본형 총기. 소음기를 장착하고 있으므로 NFA(National Firearms Act, 연방총기규제법)에 의한 규제대상이며, 사용을 위해서는 ATF의 허가와 함께 200불의 세금을 별도로 내야 한다.
Non-NFA 맥심 9 : NFA의 규제를 피하기 위하여 소음기를 분리한 모델. 2019년 7월 공개되었으며, 기존의 맥심 9과 동일하게 고정식 총열과 롤러로킹 블로백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제원구경: 9mm 파라블럼전체길이: 10.75 인치 (최소 베플 장착시 9.54 인치) 높이: 5.41 인치 폭: 1.58 인치 총열길이: 4 인치 방아쇠 압력: 5.5 파운드 미만 조준장치: 트리튬 3닷 장치 (Glock 17 조준장치와 호환) 무게: 1.1 kg (최소 베플시 1.05kg) 프레임: 강화 나일론 폴리머 슬라이드: 스테인레스 스틸 베플: 스테인레스 스틸과 알루미늄 외피 장탄수: 17+1 (글록 17 탄창 호환) 권장소비자 가격: $1,499 글 / 양욱 / 사단법인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 인텔엣지㈜ 대표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10여 년간 국방관련 분야에 종사해왔으며, 현재 KODEF 연구위원이자 <조선일보>의 밀리터리 컬럼니스트로서 다양한 서적을 출간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군사관련 컨설팅과 교육훈련 등 민간군사서비스(Private Military Service)를 제공하는 인텔엣지(주)의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자료제공 유용원의 군사세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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