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많다보면
우리부부는 필요한 대화 이외는 종일 “묵상모드” 이다보니 언제부터인가 나는 의식 없이 속맘으로 “주모경”을 외우는 버릇이 생겼다.
평소 습관으로 인한 것일 터인데 기도를 잘 안 하는 나로선 의외이다.
“말이 많으면 실수도 많다.”했듯이, 젊어서는 대화의 종착지가 다툼으로 가기가 일쑤였고 나이 들어서도 걱정거리를 토로하는 것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가능한 말을 아껴 오다보니 가끔 진지한 대화를 걸어오면 흠칫 놀라기도 하고
조깅 때는 한 남자가 묵묵히 듣기만하는 자기 아내에게 계속 큰소리로 떠들며 걸을 때 그때마다 흉을 보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주일마다 두 시간을 운전할 일이 있어 어색한 분위기를 바꾸려 아내와 대화를 해보니 반응이 괜찮아! 이젠 갈 때면 주로 사는 예기,
올 때는 아이들 예기로 그칠 줄 모르다보니 이러다간 이제껏 못한 대화 다하겠구나싶더라!
그래서 “사람마다 한평생 말하는 횟수가 비슷하다.”라는 말에 수긍이 가자! 문득 하늘가신 아버지 생각이 났다.
아버진 침묵하셨지만 해거름엔 항상 술기운으로 일마무리를 하셨고 저녁상을 물리치시곤 하루를 평가하듯이 일일이 타이르시고 주무신 것이
훈육이셨겠지만 그게 식구들에겐 잔소리로 들렸다.
그날도 입이 트여 대화하며오다 길목초입사거리에서 좌회전신호를 기다리는 중 뒤에서 쿵! 하고 받았다. 16년 검둥이 보내고 산 새 차인데...ㅠ
젊은 운전자가 대놓고 “잘못했죠? 인정하세요.” 했는데, 요즘 젊은이들 특유의 예의 없이 대립자를 압도하려는 말투였다.
나는 태연한척하며 “전문가가 판단하게 119부르세요.” 했다.
경찰은 작은 접촉사고이니 “각자 보험사에 연락하세요.”했고, 보험사직원은 내비를 복사하며 나를 안심시켜줬다.
나는 우쭐해서 “어지간히 다급했나보다 대단한 것도 아닌데 젊은 사람이 말을 경솔하게하고 말이야!” 하니 그는 풀이 죽어 애서 나를 외면하더라!
다음날 보험사에서 전화가 왔는데 이럴 수가? 말한 마디가 희비를 엇갈리게 했다.
뒤에서 나를 받았는데도 “70%가 나의 과실이라니?” 대화하느라 앞만 보고 왔나보다! 하지만 판독을 믿어야지!
험한 세상 살아가려면 눈이 밝고 혀가 곧아야하는데, 젊은 그에 비하니 나는 이시대의 뒤안길에 쓸쓸히 서있었고,
"지혜는 들음에서 생기고 후회는 말함에서 생긴다." 는 명언처럼 말이 많으면 사고가 나니 역시 내게는 “묵상모드”가 마침맞았다.
사이먼과 가펑클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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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오솔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8.11.03 대화가 막하면 안되는데...
불행이죠.
노력해서 상대가 듣기좋은 소리
서로가 배려해야 겠지요. -
작성자나미 작성시간 18.11.03 ㅋㅋㅋ 또 묵상 모드로 가실려고요? 과실이 70% 라니 조금은 의아 하시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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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오솔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8.11.03 ㅎㅎㅎ 묵상모드...
사실 종일 같이 있다면 너무 말이 많아도 안 좋을 것 같거든요.
네비 판독할 때 깜박이를 많이보더라고요.
감사합니다. -
작성자록은 작성시간 18.11.04 ~~ㅎㅎㅎ~~에공~~오솔길님, 속 쓰리셨겠어요
어쩌겠어욤~~법 대로~~~ㅋㅋㅋ -
답댓글 작성자오솔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8.11.05 차는 소모품이니 경미해서 그냥타고
상대차는 보험처리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