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리뷰는 극도로 주관적인 입장에서 서술되었습니다:)
영화의 진정한 감동을 느끼기 위해서는 혼자, 마지막줄 가운데 앉아서 봐야한다.
오늘 리뷰할 영화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로 이미 유명한 호소다마모루 감독의 ‘괴물의 아이’다.
보통 이런 만화영화는 어린친구들이 많아 시끄럽기 마련인데, 몰입도가 높은지 의외로 조용하게 본 영화이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작품답게 현실과 판타지가 공존하는 영화이다.
주인공 렌(큐타)의 세계 '시부야'에서 괴물들이 사는 세계 '쥬텐가이'로 이동하는 골목의 미로를 통해 두 세계는 이어진다.
쥬텐가이의 수장이 신이 되기 위해 은퇴를 선언한 이후,
다음 수장을 가리기 위해 쥬텐가이에서 가장 강한 곰괴물 쿠마테츠와 사자괴물 이오젠 두 괴물들은 대결을 해야한다.
여기서 이오젠은 모든 것이 완벽한 인물로 나온다. 성격이며, 힘이며, 양성하는 제자들도 줄을 설 정도로 인품을 두루 갖추었다.
반면 쿠마테츠는 힘만 쎄고 성격이 모나서 제자가 하나도 없다.
쿠마테츠에게 이오젠은 이겨야할 숙적으로 설정되어있다.
수장이 되기 위해서는 대결에서 이겨야하며, 제자도 양성을 해야한다.
쿠마테츠는 제자를 찾아 다니다 인간세계에서 큐타를 만나게 되고, 큐타는 엉겁결에 쿠마테츠의 제자가 된다.
어머니와 사별이후 만난 치코.
항상 큐타와 함께하면서 큰 위로를 해주었던 어머니의 정령같은 존재. 어머니의 혼이 항상 큐타를 지켜주는 듯 해보였다.
(마치 천사소녀 네티의 고슴도치 루비를 보는 것 같다.)
쿠마테츠의 친구로 나오는 원숭이괴물 타타라와 돼지괴물인 하쿠슈보다.
쿠마테츠와 같이 큐타의 또 다른 스승이며 부모의 역할로 등장한다.
츤데레스러운 타타라와 다정한 아버지상의 하쿠슈보.
처음 하쿠슈보를 보았을 때 이건 무슨 조합인가 싶었다. 저팔계의 외모에 삼장법사의 마음씨.
타타라 역시 손오공 느낌이 강하다.
'서유기' 느낌을 살리고 싶었던걸까? (우리 사오정은 어디갔니...?)
수장이 되기 위해서 제자가 필요한 쿠마테츠와 부모의 부재로 갈 곳을 잃은 큐타.
처음엔 서로의 필요에 의해 맺어진 인연이다.
부모의 빈자리를 크게 느끼는 아이(큐타)와 부모와 스승없이 혼자 자란 괴물(쿠마테츠)은 볼 때마다 부딪힌다.
둘 다 남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외톨이성향이 매우 강하다.
그러나 쿠마테츠와 이오젠이 처음 맞붙은 대결에서 모두가 이오젠을 응원하자, 큐타는 쿠마테츠의 처지가 자신과 비슷함을 알고
홀로 쿠마테츠를 응원한다.
큐타를 제자로 받아들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현 수장인 토끼괴물의 권유로 다른 수장들에게 '강함의 의미'를 배우러 떠난다.
각 지역의 수장들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는 일행의 모습은 또 '서유기'를 떠올리게 한다.
(캐릭터로만 끝나지 않다니...)
'강함의 의미'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는 부분은 '진정한 강함'에 대해 고민하게 해준다.
여기서 여러 수장들이 각자의 강함을 가지고 있듯이 너만의 의미를 찾으라고 쿠마테츠는 조언한다.
이 물음의 여행은 큐타의 성장에 발판이 된다.
쿠마테츠는 누군가에게 배워본 적이 없다. 그래서 가르치는 법 또한 잘 모른다.
어린 큐타에게는 어려운 쿠마테츠의 설명...
여행 이후 큐타는 쿠마테츠의 발동작을 계속 따라한다.
마치 어린아이가 아버지를 따라하듯이 말이다.
항상 몰래 숨어 연습하던 발동작을 완벽하게 익힌 큐타는 쿠마테츠의 다음행동을 읽을 수 있게 된다.
그 뒤 서로 다른 존재 큐타와 쿠마테츠는 서로를 인정하고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면서
함께 성장하고 정을 나누고, 그렇게 서로가 가족이 되어간다.
17살이 되던 해 큐타는 쿠마테츠와 다투고,
쥬텐가이로 들어왔던 미로를 얼떨결에 다시 찾아 자신의 현실세계로 돌아오게 된다.
서점에 들러서 백경이란 책을 집어들고 카에데라는 여학생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잃어버렸던 친아버지를 찾게 되었다.
갑자기 개연성 없는 전개에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다.
친 아버지가 '과거는 모두 잊고 새롭게 시작하자'라는 말에 큐타는 화를 낸다.
자신이 쿠마테츠와 함께 한 시절들이 잊어야 할 만큼 괴로웠을 말에 그 시절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현실세계로 돌아오는 이 부분에서부터 영화의 색깔이 너무나 급격하게 돌변한다.
잔잔한 성장루트에서 풋풋한 로맨스가 되었다가 이내 액션으로까지 돌변한다.
드라마와 액션을 애매하게 섞어 놓은 탓에 이 변화들이 좀 더 자연스럽지 표현되지 못 했다.
거의 대부분의 요소에 죄다 의미를 집어넣은 난잡함 또한 별로다.
서로의 관계와 만남을 표현하는 데서도 확실한 동기가 없다.
세세한 부분과 작품의 방향성에서 이 영화는 정말 아쉬움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보고 나면 가슴 속에서 온몸으로 번지는 온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뻥 뚫린 마음을 채워줄 소중한 이들은 항상 곁에서 당신을 사랑하고 있음을..
좋은 아버지란 무엇인가, 부모와 자식이 서로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의 흔적도 보인다.
곰인형처럼 상냥함과 실제 곰처럼 무섭고 냉정함을 모두 갖춘 캐릭터를 사용한 것 또한 적절한 선택인 것 같다.
미성숙한 두 존재가 서로를 통해 성숙한 존재로 거듭나는...
오랜만에 저의 얕은 감성을 자극한 영화였습니다.
P.S.영화 후반부 자주 나오는 백경은 한국에서 모비딕으로 유명하다.
최근 개봉한 '하트 오브 더 씨'라는 영화가 있는데 모비딕의 모티브가 된 실화를 다룬 영화라고 한다.
괴물의 아이, 하트 오브 더 씨 두 영화와 함께 백경이라는 책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