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하루하루

얼음공주

작성자단비|작성시간10.01.07|조회수37 목록 댓글 4

 울보아이가 있었다.

추워도 울고 더워도 울고 넘어져도 울고 변소에서도 징징 우는그런 아이다.

그 아이의 눈에는 파아란 하늘도 시려서 눈물이 고이고  떠오르는 태양도  벅차서 눈물이 난다.

별을 보면 별빛이  너무 고와서 슬프고 출렁이는 파도를 보면  그 먼길 헤쳐오느라 힘 들었겠다고

또 울어댄다..

이 아이의  작은 가슴속은   온통 커다란 눈물 호수,차가운 얼음호수.

 

어느 매섭게 추운 겨울날아침, 아이는

천지가  새 하얀눈으로 덮어있는 들 길을 가고 있다.

눈썹위에 떨어진  눈가루가 녹아서 눈물처럼 흘러내리고 아이는 울면서 타박타박 눈길을 걷는다.

개울가 징검다리 위에서 아이가  주춤하더니 깡총깡총  뛰어건넌다.

온통 얼음빙판이된  돌다리위에서 아이는 그만 미끄러져  퐁당! 하고 빠져버렸다.

혹한의 추위속에 작은아이는 금새 하얀 얼음공주로 변했다.

머리에 조롱조롱 매달린 얼음모자, 얼음구두,알알이 보석처럼 박힌  얼음외투.

살갗을 에이듯  전해지는   차가운 아픔, 그리고 서러움.

 아이는  자신이 깊이 파놓은 눈물샘이 또 터져버렸다.

 

아이는 울면서 학교에도착했다.  수업은 이미 두어시간이 지난후,

담임선생님의 배려로 하루종일 난롯가에앉는 행운을 누렸다.

무럭무럭 김이오르며  얼음옷,얼음모자, 얼음구두가   마법이 풀리듯 스르르 녹아내린다.

아이의 가슴에 따듯함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른다.

 

춥고 긴 터널을 지나 아이는  이제 어른이 되었다.

나는 너를 믿어, 너는 이제 울보가 아니야.

 너는 나의 보배로운자, 나의 기쁨, 나의 사랑. 내 안에서 들리는 세미한 소리.

 

수없이  많은 얼음가시에 찔리며  짜디짠 소금물을 마시며 아이는 어른이 되었다.

그  살갗에 박혀있던 차가운 ,얼음조각이, 가슴에 고여있던 눈물이 녹아내려 단비가 되었다.

 

이제 파아란 하늘도 더 이상 눈이 시리지 않는다.

별빛은 너무 고와서 신비롭고

떠오르는 태양은 가슴 설레이고

출렁거리는 파도를 향해 뛰어나간다.

 

어른이 된  아이의 가슴속에 파아란 희망의 씨앗이  싹을 틔웠다.

차가운 눈물단지는 깨어져  땅속에  깊이 스며들어  생명을 끌어올린다.

 이제 아이는  햇빛과 단비와  보드런흙과 함께  손에 손을  맞잡고,

한알의 작은 씨앗은 춤추기 시작한다.  노래하기시작한다.

길가에 들꽃이면 어떠랴?  꼭꼭 숨어있는 들풀이면 어떠랴?

단비를 머금은 잎새마다 초롱초롱,알알이 박혀있는 은총의 기운.

어른이 된 아이의 가슴속에 해맑은 아기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thethe | 작성시간 10.01.07 한편의 수필을 읽는 느낌이에요
  • 작성자단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0.01.08 수필인지 동화인지 나도 좀 헷갈리네요.
  • 작성자나비 | 작성시간 10.01.12 아기의 웃음소리를 듣는 단비의 맘이 참 곱다!!
  • 작성자늦은비 | 작성시간 10.01.19 희망의 씨앗이 터져서 아이의 웃음으로 승화되니 좋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