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인 이야기]영화 <<엘리자베스>> 속 남녀 복식

작성자SVLLA|작성시간07.03.27|조회수1,745 목록 댓글 5

1) 영화 줄거리

 

1554년 영국, 카톨릭 신봉자이며 배타적인 메리 여왕의 치정 하에 있는 영국은 재정적으로나 종교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몰려있다. 죽음을 눈앞에 둔 메리 여왕은 신교도 박해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데, 메리의 배다른 여동생인 엘리자베스 공주도 모함에 빠져 사형될 위기에 처한다. 그러나 다행히 그녀는 살아나고 메리는 곧 임종을 맞는다.

 

여왕의 자리에 오른 엘리자베스는 윌리엄 세실 경에 의해 공주 시절 사랑하던 로버트 더들리와 헤어질 것을 강요당하고, 외국과 정략결혼을 해야 할 처지에 놓인다. 영국은 당시 재정적으로 적자를 면치 못한 채 군대도 부족하여 외세의 침략 위협에 시달리고 있었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노포크 공을 중심으로 엘리자베스의 반대세력이 힘을 키워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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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를 위해서 엘리자베스는 스페인의 필립 왕이나 프랑스 여왕 메리 드 기스의 조카 앙주 공 중 한 사람을 선택해 결혼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인다. 이때 프랑스의 메리 여왕이 스코틀랜드에 병력을 집결시키고, 이 전투에서 엘리자베스는 치욕스러운 패배를 당한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권위를 더욱 드높여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녀는 세실 경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청혼을 모두 거부하고 이로 인해 암살의 위협에 시달린다.

 

더들리에게서 위안을 찾으려던 그녀는 그가 이미 유부남이었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다. 모두에게 배신감을 느끼게 된 엘리자베스는 이전보다 더욱 월싱엄 경에게 의지하게 된다.

 

조카의 청혼을 거절한데 대해 앙심을 품은 메리 여왕이 독 묻은 드레스를 보내 암살을 기도했음이 드러나자, 엘리자베스는 월싱엄 경을 스코틀랜드로 보내 메리 여왕을 암살하도록 한다. 뿐만 아니라 노포크 공을 중심으로 반역을 꾀하던 궁중 내 무리들을 숙청함으로써 그녀는 마침내 왕좌를 안전하게 지켜낸다. 음모와 배반의 소용돌이를 지나온 그녀는 자신이 다른 어떤 남자와도 아닌 영국과 혼인했음을 만인에게 선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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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ncess Elizabeth, c1546, by William Scrots.

 

 

2) 영화 속의 복식

 

이 영화에서는 르네상스 시대 영국의 복식을 잘 볼 수 있다. <<여왕 마고>>와 함께 르네상스 시대의 복식을 더욱 자세하게 이해할 수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르네상스 말기의 가장 강력한 지도자로서 당시 패션계에서도 가장 앞서가는 패션 리더였다. 특히 부채 모양을 한 거창한 러프 칼라를 애용했는데, 후에 이 러프는 엘리자베스 칼라라고 일컬어졌다.

 

* 관련 게시물: 중세인들은 뭘 입고 꾸몄나? 고딕 시대(Gothic 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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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izabeth's signature as Princess of England, 1549

 

 

(1) 남자 복식

 

르네상스 시대 남자들의 푸르푸앵에는 과도한 슬래쉬 장식이 유행했는데, 영국에 파견된 프랑스 대사의 푸르푸앵에서 많은 슬래쉬들 사이로 슈미즈가 약간씩 튀어나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시기 남자들의 오 드 쇼오스는 형태 특성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는데, 영화에서는 패드를 넣어 호박처럼 크게 부풀린 반바지인 트루스(Trousse)와 이보다 길이가 약간 더 길고 부풀림이 없는 날씬한 스타일의 캐니언즈(Canions) 등이 보인다. 트루스는 헝겊 밴드를 늘어놓은 것 같은 형태로서 움직임에 따라 밴드 사이가 벌어져 율동감을 느끼게 한다. 남자들은 의식용 모임에서 푸르푸앵 위에 망토(Manteau)를 필수적으로 입었다. 푸르푸앵 위에 망토를 입음으로써 부피감이 확대되어 더욱 남성다움이 과시된 듯하다.

 

영화에서 남자들은 원형의 천을 끈으로 조여 캡(cap) 모양을 만든 바레트(barrette)를 쓴 모습이 자주 보인다. 르네상스 시대의 사람들은 보석으로 장식하는 것을 좋아했다. 남녀 모두 체인 형태의 목걸이나 큰 보석이 달린 펜던트 등을 좋아했는데, 영화에서 남자들이 커다란 보석 체인을 한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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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여자 복식

 

엘리자베스의 언니인 메리 여왕의 복식은 르네상스 초기 영국의 여자 로브의 형태를 잘 보여주고 있다. 영화에서 메리 여왕의 의상과 머리 형태는 그녀의 아버지인 헨리 8세의 여섯 부인들이나 자신의 실물 초상화에서 보이는 것들과 매우 유사하다. 목둘레가 장식된 하이 네크라인의 슈미즈나 르네상스 시기의 전형적인 러프칼라는 보이지 않는다. 그녀의 로브는 귀 근처까지 높게 세운 칼라가 달린 코트 스타일로, 고딕 시대 우플랑드에서 르네상스 시대 로브로의 변화과정을 잘 보여주는 듯하다. 우플랑드와 비슷한 분위기의 르네상스 초기의 로브는 궁정의 한 귀족 여인이 입은 깔대기처럼 넓어지는 소매가 달린 의상에서도 볼 수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로브에서는 르네상스 시대 여자 로브의 목둘레선의 변화 과정을 잘 볼 수 있다. 공주 시절이나 즉위 초기 그녀의 로브는 데콜데 네크라인 형식으로 가슴의 노출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로브 속에 입은 슈미즈의 목둘레 선이 점차 위로 올라오고 그 위에 작은 러플 장식이 잡히면서 가슴이 가려지게 된다. 로브의 어깨와 소매 연결부분에 달린 에폴렛(epaulette)에는 슬래쉬가 있어 안에 입은 슈미즈가 살짝 보이기도 한다. 왕권이 안정화되면서 그녀의 로브는 완전한 하이 네크라인에 거대한 장식칼라인 원형의 러프가 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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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izabeth I:  The Pelican Portrait, c1575, attributed to Nicholas Hilliard.

 

 

<<여왕 마고>>에 등장하는 프랑스 여성들이 가슴과 어깨가 많이 노출된 데콜데 네크라인의 로브를 즐겨 입은 것과는 달리, 이 영화에서 영국 여성들의 로브는 데콜데 네크라인이라 할지라도 어깨가 드러나는 경우는 없으며 데콜데 선이 높아 가슴이 많이 가려지는 편이다. 따라서 프랑스 여성들에게는 데콜데와 어울리는 낭만적인 메디치 칼라가 보다 쉽게 받아들여졌으며, 영국 여성들에게는 하이 네크라인에 거대한 원형의 러프칼라가 권위와 위엄을 드러내기에 더욱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전 유럽에 걸쳐 유사한 미적 기준이 적용된 동시대라 할지라도 프랑스인과 영국인의 기질 차이를 느끼게 한다.

 

엘라자베스 여왕이 옷을 입는 것을 시녀들이 도와주는 장면에서, 이 시기 여인들의 속옷 차림을 엿볼 수 있다. 엘리자베스는 흰색의 얇은 슈미즈를 입고 그 위에 코르셋을 입으며, 하체에는 페티코트를 입고 있다. 코르셋에는 역삼각형 모양의 장식 가슴받이인 스터머커(Stomacher)가 부착되어 있는 듯하다. 영국에서는 페티코트의 일종인 휠 파팅게일(Wheel farthingale)이 사용되어 원통형으로 스커트를 부풀리기도 했다.

 

의식에서는 여자들도 로브 위에 망토를 입기도 했으며, 외출시에 로브위에 앞트임의 코트를 입은 모습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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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SVLLA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7.03.27 저 위엄있는 패션 때문에 감히 넘볼 수 없겠는데요 ^ ^
  • 작성자율리아 | 작성시간 07.03.27 영화 보긴 했는데...<세익스피어 인 러브>와 섞여 기억이 가물가물~ 별루 입고싶은 복장은 아닌거 같아요...
  • 작성자Reipiel.Quitrin Shareit,Flavia | 작성시간 07.03.28 저영화가 제가 본건지.. 잘 모르겠네요.. 최근에 새로 영화가 나왔다고 하던데, 전 얼마전 케이블에서 엘리자베스여왕 이야길 보았었는데요.. 멋진 여자였어요~ ^_^ 근데 제가본 영화에선 프랑스의 앙리랑 사랑에 빠지던데,, 같은영화가 아닌가요?
  • 답댓글 작성자SVLLA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7.03.29 1999년작 엘리자베스에서는 로버트 더들리 경과 그렇고 그런사이로 나와요...BBC에서도 여러번 만들어졌지만...앙리가 누군지 모르겠네요. 프랑스의 앙리라면 앙주 공작을 말하는건가? 그가 여러명의 구혼자들 중에 한 사람이긴 한데...엘리자의 반응은 그닥 시큰둥이었던걸로...어쨌든 제가 아는 앙리는...이 사람. ^ ^
  • 답댓글 작성자Reipiel.Quitrin Shareit,Flavia | 작성시간 07.04.01 앙주공작 맞네요 ^_^ 사랑하는데, 시민들의 반대로, 어쩔수없이 안타깝게 헤어지는 것으로 나오던걸요? ㅡ,ㅡ 저도 책에선 시큰둥했다고 읽었는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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