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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하반기의 명장면

작성자BOYBOY|작성시간06.08.23|조회수139 목록 댓글 0
오늘 아침 신문에 미국 등지에서 20세기 하반기에 가장 인상적인 영화 장면을 선정했다는 기사가 났었습니다. 1위에 오른 대부에 대해 얘기하고 싶은 게 아니라... 영국측의 1위에 오른 "제 3의 사나이"(The Third Man)라는 영화 얘기죠. 서스펜스물로는 세계 영화 사상 가장 뛰어난 영화라고까지 평론가들이 극찬하는 작품인데... 이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길 가에 세워 놓은 차 옆에 서서 상대역의 여자(주인공 친구의 여자였지만 주인공에게 상당한 호감을 표시함)를 기다립니다. 가로수가 가지런히 늘어선 길의 저 편에서 여자가 걸어 오고... 그녀가 다가옴에 따라 남자는 뭔가를 말하려 하지만 여자는 그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그의 곁을 스쳐 지나가 눈길 닿는 끝까지 이어진 길을 걸어 사라져 버립니다. 그 위로 깔리는 다소 경쾌한 주제곡이 흐르고... 스릴러의 명장 캐롤 리드가 메가폰을 잡았고 조셉 코튼, 오손 웰즈, 트레버 하워드 등 당대의 명 배우들이 출연한 1949년작입니다. OST를 구하기는 쉽지 않을 거예요. 참, 각국의 스파이들이 우글거리는 중립국에서 쫓기던 도중 추적자를 교묘히 따돌린 웰즈가 어둠 속에서 얼굴을 드러낼 때 떠올리던 표정은 그야말로 압권입니다. 그가 왜 천재로 불리웠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장면이었죠. (물론 그가 20대에 만든 감독 데뷔작 시민 케인을 제외할 경우) 그의 입 가에 걸려 있던 웃음은 미소인지, 조소인지 모호하며 득의에 찬 웃음인지 아니면 슬픔이 바닥에 깔려있는 웃음이었는지 누구도 자신있게 집어 낼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 평론가는 "인간이 표현해 낼 수 있는 가장 오묘한 웃음"이라고 찬사를 보냈겠죠... "화성 침공"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만들었을 때 얼마나 리얼했던지 이를 실제 상황으로 알아 들은 시민들 탓에 공황이 일어났다나? 오늘 밤 프로그램에서도 이같은 에피소드가 소개될 지 모르겠네요. Anyway.... 10월이 되면 꽤 오래 전 있었던, 그러나 아직도 채 잊혀지지 않은 이별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헤어지자"는 말을 먼저 꺼냈음에도 돌아서서 멀리 사라져 가는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던 건 그녀가 아닌 저였습니다. 마치 "제 3의 사나이" 마지막 장면처럼.... 아침 신문에서 인상 깊었던 영화 장면에 대한 기사를 보고나니 기억 저 어두운 구석에 숨어 있던 아픔이 이제 막 생각이 난 듯 재생되고 있습니다.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직도 가슴 한 구석이 아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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