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좋은 글, 좋은 생각)

네명의 아내를 둔 남자

작성자山房山|작성시간18.01.06|조회수219 목록 댓글 1

네명의 아내를 둔 남자

네 명의 아내를
둔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첫째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자나깨나 늘 곁에
두고 살아갑니다.

둘째는 아주 힘겹게
얻은 아내입니다.

사람들과 피투성이가 되어
싸우면서 쟁취한
아내이니 만큼
사랑 또한 극진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둘째는
든든하기 그지없는
성(城) 과도 같습니다.

셋째와 그는
특히 마음이 잘 맞아

늘 같이 어울려
다니며 즐거워합니다.

그러나, 넷째에게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녀는 늘 하녀
취급을 받았으며,

온갖 굳은 일을 도맡아
했지만 싫은 내색을
전혀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그의 뜻에
순종하기만 합니다.

어느 때 그가
머나먼 나라로
떠나게 되어

첫째에게
같이 가자고 합니다.

그러나, 첫째는
냉정히 거절합니다.
그는 엄청난
충격을 받습니다.

둘째에게 가자고 했지만
둘째 역시 거절합니다.

첫째도 안 따라가는데
자기가 왜
가느냐는 것입니다.

그는 셋째에게
같이 가자고 합니다.

셋째는 말합니다.

"성문 밖까지 배웅해
줄 수는 있지만 같이
갈 수 없습니다." 라고..

그는 넷째에게
같이 가자고 합니다.

넷째는 말합니다.

"당신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가겠습니다."

이렇게 하여 그는
넷째 부인만을 데리고
머나먼 나라로 떠나갑니다.

잡아함경(雜阿含經)에
나오는 이 이야기의
"머나먼 나라"는
저승길을 말합니다.

그리고 "아내"들은
"살면서 아내처럼
버릴 수 없는 네 가지"
를 비유하는 것입니다.

첫째 아내는
육체를 비유합니다.

육체가 곧 나라고
생각하며 함께 살아가지만

죽게 되면 우리는
이 육신을 데리고
갈 수 없습니다.

사람들과 피투성이가
되어 싸우면서 얻은
둘째 아내는
재물을 의미합니다.

든든하기가 성과
같았던 재물도
우리와 함께
가지 못합니다.

셋째 아내는
일가 친척, 친구들입니다.

마음이 맞아 늘 같이
어울려 다니던 이들도
문 밖까지는 따라와 주지만
끝까지 함께 가
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나를
잊어버릴 것이니까요.

넷째 아내는
바로 마음입니다.

살아있는 동안은
별 관심도 보여주지 않고
궂은 일만
도맡아 하게 했지만

죽을 때
어디든 따라가겠다고
나서는 것은 마음뿐입니다.

어두운 땅속 밑이든
서방정토든
지옥의 끓는 불 속이든
마음이 앞장서서
나를 데리고 갈 것입니다.

살아 생전에 마음이
자주 다니던 길이
음습하고 추잡한
악행의 자갈길이었으면

늘 다니던 그 자갈길로
나를 데리고 갈 것이고

선과 덕을 쌓으며
걸어가던 길이
밝고 환한 길이었으면

늘 다니던 그 환한 길로
나를 데리고 갈 것입니다.

그래서 살아있는 동안
어떤 마음으로
어떤 업을 짓느냐가
죽고 난 뒤보다
더 중요한 것입니다.

---퍼온글---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