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
4. 세 조 실 록[8]
세조 20권, 6년(1460 경진 / 명 천순(天順) 4년) 4월 10일(병진)
함길도 도체찰사 신숙주가 치계하여 변방의 사정을 고하다
함길도 도체찰사(咸吉道都體察使) 신숙주(申叔舟)가 치계(馳啓)하기를,
“신(臣)이 여러 진(鎭)을 순행(巡行)하면서 군사들과 병마(兵馬)들의 편대(編隊)를 짜고 병기(兵器)와 의장(儀仗)들을 정리하였습니다. 이달 14일에 고행영(古行營)에 모두 모이기로 약속한 보병(步兵)과 기병(騎兵)이 4천 59명이고, 또 강순(康純)으로 하여금 길주(吉州)·경성(鏡城)·부령(富寧)의 군사 1천 69명을 거느리고 무산보(茂山堡)에 도착하여 명령을 기다리게 하였으며, 장차 15일에 신이 양정(楊汀)·홍윤성(洪允成)·강순(康純)·김사우(金師禹)와 길을 나누어 적을 수색 토벌할 계획을 이미 정하였습니다. 그리고 11일에 회령(會寧)으로 돌아왔는데, 12일에 아아두(阿兒豆) 등 60여 명이 마침 이르렀으므로, 이틀 동안 머무르면서 그들과 이야기하여 그 정상을 살피니, 형세가 궁하여 죄를 뉘우치고 머리가 진흙탕에 닿도록 절하고 사례를 하면서 사로잡아간 사람들과 가축(家畜)들을 쇄환(刷還)해 달라고 애원하였습니다.
(이하줄임)
세조 20권, 6년(1460 경진 / 명 천순(天順) 4년) 6월 4일(기유)
임효인·김사우·이효장 등에게 관직을 제수하다
임효인(任孝仁)을 중추원 부사(中樞院副使)로, 김사우(金師禹)를 한성부 윤(漢城府尹)으로, 이효장(李孝長)을 공조 참의(工曹參議)로, 김계손(金繼孫)을 첨지중추원사(僉知中樞院事) 강원도 관찰사(江原道觀察使) 겸 도절제사(都節制使) 강원도 관찰사(江原道觀察使) 겸 도절제사(都節制使)로, 임득정(林得精)을 판회령부사(判會寧府事)로, 선형(宣炯)을 판종성부사(判鍾城府事)로, 강순(康純)을 판영북진도호부사(判寧北鎭都護府事)로 삼았다.
세조 20권, 6년(1460 경진 / 명 천순(天順) 4년) 6월 6일(신해)
판영북진부사 강순에게 판부사로 삼은 뜻과 책무를 전하다.
판영북진부사(判寧北鎭府事) 강순(康純)에게 유시(諭示)하기를,
“지금 영북진(寧北鎭)을 허수라(虛水剌)에 설치하고자 하는데, 이러한 때를 당하여 영(營)을 새로 설치하고 적을 어루만져 복속시키는 일을 꾀하는 데 경(卿)이 아니면 능히 하지 못하므로, 경(卿)을 판부사(判府事)로 삼았으니, 경은 그 마음을 다하여서 나의 뜻에 부응(副應)하라. 진(鎭)을 설치하는 것은 가을철을 당하여야만 시작할 것이니, 경은 우선 길주(吉州)에 머무르면서 교대(交代)하기를 기다리도록 하라.”
세조 20권, 6년(1460 경진 / 명 천순(天順) 4년) 6월 26일(신미)
함길도 도절제사 양정에게 변방의 대처 방안에 대해 유시하다
어찰(御札)로 함길도 도절제사(咸吉道都節制使) 양정(楊汀)에게 유시(諭示)하기를,
“내가 신숙주(申叔舟)의 말을 듣고 영북진(寧北鎭)을 설치하여 야인(野人)들의 침입(侵入)하는 길을 막고자 하였는데, 조신(朝臣) 가운데 불가(不可)하다고 말하는 자가 십중 팔구(十中八九)이다. 신숙주도 능히 의혹함이 없지 아니하였고, 나의 생각에도 지나치다는 것을 알았으니, 마땅히 속히 고쳐야 하겠다. 그렇지만 좋지 않다는 것이 반드시 불가(不可)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금년 가을에 장차 다시 신숙주(申叔舟)를 보내어 경(卿)과 강순(康純)과 더불어 그 이해(利害)를 살펴서 이를 정하겠다. 경(卿)은 그 사실을 강순에게 타일러서 알게 하고, 길주(吉州)에서 교대(交代)한 뒤에도 부령(富寧)에 거주하여 기다리게 하라. 또 야인(野人) 가운데 오고자 하는 자는 여름철이 덥다는 핑계로써 이미 정지하도록 명하였으니, 가을이 되어 신숙주(申叔舟)가 내려가면 경(卿)과 더불어 우두머리 되는 추장(酋長)과 유공자(有功者)를 골라 내어 올려 보내도록 하라. 경은 모든 사실을 자세히 알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