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담이 고운 누각,
화수루
경북 영덕군 창수면 갈천리 6-1 / 영덕군청 문화관광과 054-730-6114
한가한 길가에 선 2층누각,
황토 위에 지어진 황토빛의 건물로
기품있는 선비의 모습을 하고 선다.
폐쇄적인 건물의 구조가
당시의 시대 상황을 말해주는듯,
화수루는 묵묵히 제 빛만을 뽐내며 그자리에 선다.
화수루(花樹樓, 도지정 유형문화재 제82호)
영덕에서 장육사로 넘어가는 지방도로, 그 길가에 화수루가 선다.
조선 숙종2년(1767년)에 세워진 2층의 누각으로 불에 전소되어 1693년에 다시 세웠다. 이곳은 단종의 외종숙인 권자홍(權自弘)이 단종 복위를 도모하다 발각되어 일가가 세조에게 화를 당하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그의 아들 권책(權策)이 유배되어 여생을 보낸곳으로 숙종에 들어 단종이 복위되었을때, 이곳에 대봉서원을 지어 사육신과 함께 배향 되었으나 훗날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서원은 사라지고 화수루만이 남았다. 지금은 안동권씨 집안의 재사로 문중의 일을 협의 공간으로 그 이전의 과거에는 집안 자제들의 학업공간으로 사용된 건물이다.
화수루(花樹樓)는,
건물 전면은 ━자형의 2층누각이며 안으로 ┎┒형의 단층 건물이 들어서 전체적으로는 ㅁ자형태를 이루고 있다. 화수루는 전면 3칸, 측면 2칸의 육간대청의 누마루의 맞배기와집으로 1층 가운데 문을 두었고 양편으로 누각의 좌우의 공간에 방을 두었다. 정면에서 바라보자면 전면 5칸의 규모가 된다. 17세기에 세워진 중층의 건물로 정면의 느낌은 중후한 멋을 내지만, 안으로 들면 소박한 분위기다. 작은 마당이 중심에 들고 방과 마루를 ┒자로 이어 넣았으며 다른 하면은 또 하나의 통로임과 동시에 마굿간 내지는 창고로 사용했던 듯하다. 누마루에 오르는 길의 통나무 계단이 넉넉하여 풍만해 보이면서 자연스러운 결을 그대로 살린 것이 이채롭다.
양반의 기품이 느껴지는 화수루,
흙빛의 벽면이 따듯한 느낌이지만, 화수루는 솔직히 지나치게 폐쇄적이다. 보통의 누건물들이 안의 천장까지 보일정도로 완전히 개방되어 있는 구조라면 화수루는 그와는 정반대로 외부와의 소통의 길을 틀어막은 것처럼 느껴진다. 그 이유야 알수 없지만, 조선때의 승병들이 활약하던 절집의 누마루의 구조라 생각하면 이해가 될까 싶기도 하다.
실제 화수루의 안으로 들어서면 그 답답함은 극에 이른다. 작은 공간, 화수루보다 낮게 지어진 부속건물들의 공간은 일부러 열지 않는 창이라면 안을 만날수가 없도록 되어 있다. 화수루의 유일한 트임공간은 2층 누대의 3칸문으로 그마저도 열지 않는 다면 사실상 외부와는 완전히 차단된 공간이 된다.
조용하고 한적한 땅,
그 위에서 선 화수루는 넉넉한 여유를 보인다. 보는이의 답답함을 알기는 하는지 화수루 스스로는 답답함을 모르겠다는 듯이 서 있다. 체념 한듯한, 또는 모두 잊었다는 듯한 모습으로 조용히 선 누각, 화수루.
흙빛의 땅위에 흙빛의 건물이 참 잘 어울림이 보기에 좋다.
by 박수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