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물 무렵 ]
- 이기철 -
날이 저문다.
세상은 잠시 입을 닫고 집들은 속속 문을 잠근다.
지하실에서 풀려나는 冷氣 ( 냉기 ) 를 쓸어 넣고 수도꼭지까지 꼭꼭 잠그고 돌아와
백열등 아래 앉으면 동화천 흐르는 물 소리가 좀 크게 들린다.
年末 ( 연말 ) 석간에도 정겨운 소문들이 깔려 있다.
어디서 이 저녁에 투명한 사랑도 크고 있다.
눈이 와서 새들은 길을 잃고 연기 깔리는 굴뚝마다 새들이 물어다 둔 복음이 쌓인다.
편하게 눕고 혹은 발 뻗은 식구들 어디서 교회 종이 땡땡 울린다.
房 ( 방 ) 안에서는 수월한 엑쓰란 내의, 포근한 담요 한 장, 그리고 귤 한 접시.
- 이기철 시선 " 청산행 "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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