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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필 연주회에 대한 어느 네티즌의 글

작성자제뉴어리|작성시간06.09.26|조회수47 목록 댓글 2
'장영주도 놀란 40만원짜리 티켓'에 대한 기사가 올랐더군요.
예, 사실 터무니없는 가격입니다.
저도 소위 클래식(듣는 사람끼리야 그냥 '음악'이라고 하죠)이란 음악을
나름대로 사랑하기에 이런 가격의 횡포에 울분을 금치 못할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이를 옹호하는 차원에서 몇 가지 제기될 수 있는 주장들 -

1. 일본 가는 애들 일정 추가로 잡아서 하는 건데 돈을 많이 줘야 한다:
사실입니다. 그래서 (일본 가기 전이면) 몸이 덜 풀린 연주나,
(다녀온 뒤면) 반대로 기운 쏙 빼서 파김치된 연주를 듣기 일쑤죠.
돈은 돈대로 들이고 연주는 더 엉망인 연주를 듣게 되는 겁니다.

2. 일본에서는 여러 차례 연주회를 갖지만 우리나라에선 고작해야 두 번이다.
이 역시 사실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선 저로서도 딱히 답이 떠오르지 않네요.

3. 비싼 돈 주고 티켓 사는 사람이 있어야 평범한 이들이 혜택본다.
이런 차원에서 생각해보는 것도 물론 가능합니다.
미국은 이런 시스템이 비교적 잘 되어 있는 편입니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위가 올라가면 아래는 내려가야 하는데,
아래도 덩달아 올라간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웃기는 현상이죠.

뭐 '이래도 수익 올린다, 싫으면 오지 마'라고 공연기획사들은 그러겠죠.
그럼 안 가면 됩니다. 아니 가지 말아야죠. 하지만,

이런 대형 간판공연 한두 개 가지고
'클래식? 더러워서 안듣는다'고는 절대 하지 마십시오!

무슨 클래식 공연이 졸부들의 집합회인 양 몰아세우지 마시란 말입니다.
그런 사람은 소수입니다.
사실 '더 우아하고 폼나게' 돈 쓸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40만원짜리 공연도, 맨 아래는 4-5만원 정도 합니다.
물론 싼 값은 아니죠. 하지만 큰 마음 먹고 못 갈 정도는 아닙니다.
제 말씀은, 일년에 한두번 정도는 그런 사치를 부릴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이런 것 가지고 노숙자나 소년소녀가장 얘기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만약 그렇다면 자선음악회밖에는 갈 게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클래식이란 게 뭔지 알지도 못하고 알 마음도 없으면서
'돈이 남아도는 행위'라고만 매도해서야 됩니까?

몇 달 전에 고음악계에서 알아주는 지휘자인
필리프 헤레베헤라는 양반이 한국에 와서
바흐의 를 지휘한 적이 있습니다.
관현악단, 합창단, 독창자들 모두 외국에서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티켓 값이요? 제일 비싼 좌석이 10만원이었습니다!
가신 분 계십니까? 전 아주 행복해하면서 갔고,
더 행복해져서 돌아왔습니다. 꿈 같은 시간이었죠.

어떤 분이 그럽디다. 2만원이면 공연 간다고요.
그럼 지금 당장 가십시오!
KBS 심포니 정기공연, 만원이면 갑니다.
이외에도 그런 저렴한 공연, 널리고 널렸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좋은 공연도 많습니다.
아니 공짜표 주면서 좌석 채워만 달라고 하는 데도 있습니다.
2만원이면 공연 간다는 분, 공짜표 구해줘도 갈까말까입니다.
'가봤자 졸기만 할 텐데 뭣하러 가냐'
이렇게 생각하고 핑계 대서 빠지겠죠.

자신에게 솔직해지십시오. 클래식에 관심 없다 이거 아닙니까?
몰라서 그런 건 관심만 있으면 됩니다.
요즘 음악 동호회나 음악 관련 사이트가 얼마나 많은지 아십니까?
그 가운데는 회원수가 10만 명이 넘는 곳도 있습니다.
모르는 건 물어보면 다 알려줍니다.
다 초보이던 시절이 있어서 무시 않습니다.

그런 마음도 없이, CD 한 장 사서 아니 사는 건 관두고
공유파일 하나 다운받아서 들어볼 마음도 없이
클래식, 비싸서 안듣는다구요?
'들으면 뭐하냐, 공연 한 번 못가는데'??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그런 공연만 있는 것도 아니거니와
모르는 곡을 처음 공연장에 가서 들으면
엔간하면 다 잠들게 되어 있습니다.
모르는 곡 연주하는 공연장에 가려거든
그 곡을 어떤 경로로라도 좋으니 미리 구해서 잘 들어보십시오.
그러고 가면 졸지 않습니다.

이런 노력도 없이 클래식 공연을 '졸부들의 파티'라고 매도하는 분은
자신의 무지를 온 천지에 나발불고 다니는 것과 진배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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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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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피터팬 | 작성시간 06.09.28 그러나 어쩝니까? 예술의전당 표는 전석 매진되어 . 상암동 으로 갔더니 연주회시간은 30분이나 지연되어 시작 한마디 사과도 없이 길이막혀 입장이 늦어져서 그런다고 들 합디다,..,
  • 작성자푸른땅 | 작성시간 06.09.29 전공자는 많은데 애호가는적더라..는 정명훈님의 말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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