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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체로 창립 30주년 기념음악회 후기(경기필/클라라주미강/조성진)

작성자terry|작성시간25.12.14|조회수264 목록 댓글 2

 

빈체로의 각성~~~~?

시리디 시린 겨울같은 시바협 클라라 주미강

사랑의 총체적 정의가 다 가능한 차피협 조성진

그리고 불맛 경기필의 아쉬운 금관

 

 

 

 

 

내돈내산 초대권이지만 2층 어느좌석인지는 랜덤으로~

신분확인하고 표를 쫘악 펼치더니 본인보고 뽑으라고 한다 이게 뭐라고 떨리는지

원래 추첨, 행운권 이런 것과는 전혀 거리가 먼 내가 뽑은 좌석~ 나쁘지 않다

2층 중블. 시야도 좋고 ㅎㅎ

이렇게 행운깃든 공연은 시작이 되고...........

 

 

 

 

이 공연은 빈체로 창립 30주년 기념 음악회여서 전석 초대권이고 음악회 성격답게 시작하면서 빈체로의 지금까지 역사 다큐멘터리 영상 하나 틀어주고 사회자도 있었다 클래식 FM 신윤주 아나운서가 나와서 이미 영상에서 한 얘기를 또 한다 그리고 얼마 전 역대급 관크로 인한 각성인지 관객도 제3의 연주자라는 멘트까지 쓰면서 관크하지말라고 당부를 한다(2부에도 또 한다) 좀 불필요한 영상과 사회자라는 생각도 들었으나 남의 잔치에 초대받아와서 불평을 하면 안될 것 같아서 여기까지 !!!

 

 

 

경기필 차이코프스키 <로미오와 줄리엣 환상 서곡>

 

경기필의 총주는 역시 온몸을 타오르게 하는 임팩트가 있다

역시 탄탄한 저음현 위에 목관부가 제 몫을 다해주고

현악합주 파트는 진한 밀크티 한모금 쭉 빨아오린 기분, 귀로 흡입된 소리가 뇌까지 가는데 초고속 주행이다

바로 뇌에서 인식하는 사운드는 공감각적이다

눈으로 그려지는 씬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이 온통 사방을 둘러싸도 멈출 수없는 갈망의 극한

공연의 시작으로 적합한 임팩트도 아름답고 애절한 스토리가 연상되는 서정미도 갖춘 곡으로

오늘 경기필의 시작은 그런대로 좋았다

 

 

 

 

겨울같은 시바협 클라라주미강

 

시리디 시린 현의 극강의 아름다움

 

내가 너무 사랑하는 시바협 1악장 도입부를 클라라 주미강의 바이올린 활이 현에 닿자마자

무대 위의 공기를 가르고 비상한 소리는 차가운 송곳어름이 뇌를 강타시키는 것 같은

관능적 아름다움을 담고 시야를 흐릿하게 한다

벌써 울컥

 

2악장

 

저음현의 밑바탕을 깔고 그 위에 톤 온 톤으로 묵직한 바이올린의 중후한 음량이 더해지니

이제 시리디 시린 겨울의 통증에 조금씩 무뎌진 듯, 자근자근 이겨내려는 생명의 몸부림이 느껴진다

목관과 저음현이 리듬을 기가막히게 타고 들어오면 맞받아 바이올린이 타고 온 리듬을 주무르는데

좀 눈치없이 빵 들어온 금관이 좀 얄밉지만 다시 총주의 회오리 속에서 용서가 된다

 

3악정

 

바이올린 소리가 주도하는 리드미컬한 주제선율은 이제 고생 끝, 희망의 나라로~ 같다

힘든 시기 다 지났다고 타고 들어와 두둥대는 타악도, 고음현 저음현 다같이 합세한

밀물같이 밀려드는 현악 합주도 고난을 이겨낸 자들의 위엄이 느껴진다

거기에 클라라 주미강의 바이올린은 진두지휘하듯

올 오케의 소리를 감싸고 마무리 한 발을 쏘면서 클로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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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총체적 정의가 다 포함된 차피협 조성진

 

 

조성진의 무대로의 등장은 드라마가 없다

그저 걸어나와 인사도 짧게 하고 피아노에 앉는다 분위기가 시크 그 자체

그런데 연주가 시작되니 사랑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그것도 사랑의 모든 각론이 다 나오는 청춘멜로+막장+지고지순드라마

 

차피협 1악장은 빰빰빰 빰~~ 호른합주로 웅장하게 시작하는데 두번째 빰~이 절뚝거린다

걱정이 급 들었으나 곧이어 조성진의 피아노가 걱정을 걷어낸다

창 창~창 창~~ 창창창 창 창~창 창창 ~

테토적이면서도 에겐적인 성진초의 타건에 공중으로 피어오르는 소리는

차이코프스키다 여지없이 배어있는 차이콥스키의 애수어린 선율에

조성진의 해석은 애수만도, 감성만도, 드라마만도 아닌 총체적인 감각의 일깨움이다

길고도 긴 차피협 1악장은 어찌 들으면 촌스럽고 어찌 들으면 지루한데

조성진의 차피협 1악장은 사랑의 모든 각론이 다 나온다

시작하는 사랑의 수줍음, 간질간질 애태움

본격적인 사랑의 폭포같은 직진, 타오르는 욕정

힘들어진 사랑의 외면, 초조, 그리고 지겨움

그래도 놓치못하는 사랑의 미련, 영원함 등등

 

저음현을 컨트롤하는 조성진의 테토적인 야성에 놀랐다가

고음부 피아니씨모를 손가락으로 요리하는 이런 에겐에겐한 남자 조성진

 

2악장에서 열일한 플룻을 비롯 분주한 목관과 피아노의 협응을 리드하는 것도 단연 조성진

조금씩 불안한 등장이긴했어도 목관과 피아노의 대화가 너무 감각적이었다면

성급한 금관이 조금 괘씸할 정도로 왜 빠앙 안하고 빵, 빠방 한하고 빵빵 하는지 안타까웠지만

진땀흘리며 협연자를 구해내려는 김선욱 지휘자의 열정적인 지휘와

그와중에 사랑의 드라마를 완성해가는 조성진 피아니스트 덕분에 좌초되지 않았다

 

3악장 카덴차에서 조성진의 타건에 넋이 나간 나

마침 앞자리 관객이 오지 않아 더 넓어진 시야로 내려다 보는 이 순간

1악장부터 보여 준 사랑의 피아니즘의 정수를 보여준다

한음 한음이 계산된 것이 아니라 본능적인 듯

저걸 어찌 계산해서 치겠는가 싶게 타건되어 나오는 소리에는

조성진 피아니스트의 혼이, 예술이 배어있었다

협연자의 정기는 오케를 바꿔놓는 듯, 3악장의 경기필도 혼연일체

오늘 내가 들은 차피협은 사랑의 드라마였다

 

 

 

 

조성진의 앵콜~ 아니 월광을....... 난 월광 1악장 첫 프레이즈만 들으면 원래 울컥하는데 조성진의 딱 4마디에 울컥 버튼 작동~ 눈물이 그렁그렁, 어 근데 코드가 달라진다 Happy birthday To you ~~~ 로 끝나는 앵콜이라니

이 남자 너무 귀여운 거 아닌가

 

 

  

 

그리고 다시 나가 이제는 조성진, 김선욱이 같이 나란히 등장

이 두 남자 이런 케미라니 ..............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김선욱을 만나면 이게 가능하다

투 피아노로 보여주는 앵콜 헝가리무곡

 

 

 

 

 

 

 

 

오늘 공연은 빈체로의 잔치였지만 그 어느 때 보다도 예술성 높은 연주와

경험이 주는 지혜가 좀 보이는 듯, 관크 제로는 아니지만(그렇게 말을 해도 벨을 울린다 ㅠㅠ)

어느 때 보다도 기침소리도, 물건 떨어지는 소리도 적었던

그러니까 관객도 제3의 연주자로 함께 한 고퀄 연주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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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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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callas | 작성시간 25.12.15 읽는 것 만으로도 황홀경에 취하게 하는 후기입니다.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terry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5.12.15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연말에 조성진 피아니스트의 직관이 행복했던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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