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Roi Danse
처음 수업 시간에 이 영화를 접했을 때, 난 꽤 오래된 영화인줄 알았다. 물론 화면의 느낌에서 그렇게 지레 짐작을 했었는데, 다시 한번 영화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 비디오 가게를 들렸을 때, 나는 이 영화가 아직 신간이라는 사실에 흠칫 놀랐다. 그래서 의문점이 난 나는 집에 들어오자 마자, 인터넷에 들어가 이 영화에 대해 검색해 보니 2001년 11월 정도에 개봉된 영화였고, ‘파리넬리'의 제라르 코르비오 감독이 6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이고, 2001년 베를린 영화제 개막작 이라는 정보를 알아낼 수 있었다. 아무튼 이렇게 사전 기초 지식을 알아놓고, 나는 다시 영화를 감상하기 시작했다.
‘왕의춤‘의 배경은 여러 영화에서도 배경이 되었던 프랑스 왕실이다. 정말 만화에서부터 영화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베르사이유 궁전 안에서는 정말 별별일 이 다 있었던 것 같다. ’왕의춤‘은 루이 14세와 이탈리아 출신 음악가 륄리, 그리고 극작가 몰리에르 이 세 사람을 주축으로 특히 왕과 륄리를 중심으로 진행이 된다. 이 모든 영화는 사실이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가 생긴다. 현재 태양왕 이라고 불리고 있는 루이14세의 모든 권력과 힘은 신하들과 군대가 아닌, 음악가와 극작가인 륄리와 몰리에르가 만들어 냈다고 말할 수도 있는데, 이는 정말 음악과 공연의 힘이 그 시절 얼마나 대단했었는가를 보여준다. 아마도 그 시절 음악과 공연, 춤은 지금 시대의 미디어와 비슷한 힘을 가졌었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의 시작은 나이가 꽤 들어서 머리가 하얗게 변한 륄리가 공연을 시작하기전, 왕을 기다리다가 그는 오지 않는다면서 왕이 없는 와중에도 왕의 찬가를 지휘하는 모습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그는 왕은 없지만 정말 열정적으로 연주를 지휘하고, 지휘에 너무 열중하다 실수로 그만 발등을 지휘봉으로 찍고 만다. 처음 교수님이 륄리가 죽은 이유를 설명해 주실 때, 모든 사람들을 박장대소를 했다. 왜냐하면 정말 허무하게 어이없이 죽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어이없고, 황당하게 죽었다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나는 그의 죽음이 그렇게 황당하지 만은 않다고 생각했다. 그는 고통을 참는 순간에도 왕을 생각한다. 그리고 옛일들을 회상하면서 영화는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젊은 륄리가 바이올린을 들고 작곡을 하고 있다. 그리고 옆에서 신하들은 왕은 춤만을 좋아하고, 음악 따위는 필요 없다고 말하며, 륄리가 이탈리아인이라고 그를 조롱하고, 무시하는 말들을 일삼고 있다. 하지만 륄리는 “내 음악엔 율동이 있어”라는 말로 그들을 상대하면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그리고 때마침 나타난 열네살 어린 왕 루이, 왕은 륄리를 절대적으로 신임하고 있는 것 같다. 왕의 절대 권력인 시절 왕을 기다리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륄리 밖에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그들은 왕은 륄리를 아끼고, 신임하고, 륄리는 왕에게 자신의 모든 능력을 다해, 그가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어 주고, 그에게 절대 복종하는 그런 관계를 맺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8년이란 시간이 흐른 뒤, 왕의 나이가 22살이 되어서 성인이 되었을 때, 루이에게 기회가 찾아온다. 그동안 자신이 어리다는 이유로, 어머니와 재상이 섭정을 하고 있었는데, 그 재상이 죽은 기회를 틈타, 그는 직접통치를 하겠다고 공포한다, 그렇게 루이14세의 시대, 아니 륄리의 시대가 온 것이다. 륄리에게 왕의 힘이란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왕의 힘으로 여자까지 얻을 수 있을 정도였다. 왕은 마들렌 이라는 여인과 륄리가 잘 되기를 원했으며, 그 때문에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이 따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륄리와 결혼하기로 했다. 루이는 직접 통치를 발표하고, 지나친 독재다 싶을 정도로 활동했다. 내가 가장 심했다고 생각한 부분은 허허벌판에 사람들을 이끌고 가면서 이곳에다가 정원을 짓겠다며, 말도 안 되는 명령을 하는 장면이었다. 물론 지금에 와서 그곳은 아름답고, 멋진 베르사이유 정원으로 기억되고 있지만, 그 시절 이유 없이 그것들을 만드느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생했겠는가. 그리고 그가 그렇게 억지를 부려서 만든 그 정원도 륄리와 몰리에르의 작품이 공연될 공연장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내가 볼 때에는 륄리와 몰리에르가 그런 훌륭한 작품들을 만들어 낼 수 있던 큰 이유 하나는 루이 역할이 크다고 본다. 왕은 그 둘이 작업하는 것을 좋아했고, 그들도 루이를 위해서 그것에 만족했던 것 같다. 그렇게 왕성하게 활동하던 왕에게 큰 위기가 닥쳐온다, 루이가 병이나 서 죽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왕이 병에 걸리자, 륄리는 마들렌이 아기를 나아도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바이올린을 가지고 무조건 왕의 침실 앞으로 달려간다. 아내보다도 왕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아내까지 아니 자식까지 버리고 왕을 위해서 저렇게 까지 하는 륄리의 이유가 궁금했다. 결국에 루이는 기사회생한다. 그것은 륄리는 자신의 연주 덕분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의원의 훌륭한 진료 덕분인지, 왕의 운명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아무튼 나는 그 부분에서 왕이 차도가 있을 때까지 륄리가 그의 침실 앞에서 쉬지 않고 연주를 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는데, 나는 륄리가 루이의 침실 앞에서 연주한 음악이 사람을 생명까지 살리는 경이로운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시절 그때 영화에 나온 음악이 륄리가 연주한 그 음악인지 알 수는 없지만, 정말 그 음악을 들으면 병이 나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몰리에르가 열이 내린 루이의 방에서 나오면서 당신은 마법사야 라고 륄리에게 말하고 그의 입가에 미소가 퍼지는데 나는 그 웃음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렇게 루이14세의 통치가 이어지고, 그는 륄리와 몰리에르의 음악과 공연을 정치적 무기로 내세워, 루이만의 권력을 만들어 간다. 하지만 종교계의 반발로 루이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의 하는 공연을 폐지하고, 그들에게 예전과 같게 대하여 주지는 못한다. 륄리는 이제 루이의 마음을 사로잡을 다른 방법을 찾는다. 그리고 몰리에르에게 찾아가서 새로운 극을 해보자고 권유한다. 그리고 그때, “내 음악의 영원한 동반자”라는 말을 몰리에르에게 하는데, 아마도 륄리도 몰리에르가 자신의 음악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인지, 그리고 얼마나 잘 어울리는 지도 알고 있었던 듯 싶다. 하지만 몰리에르는 쉽게 응하지 않고, 그에 실망한 륄리는 어느 파티에 갔다가 그곳의 남자 시종에게 관심을 보인다. 영화 중간 중간 륄리는 남색자라고 표현되고, 그가 남자에게 관심을 보이는 장면들이 몇 개 있지만, 나는 이 장면에서 그가 남색자라는 것을 확신하게 된다. 그는 만취 상태에서 깨어나자, 그 남자 시종이 목이 잘린 채로, 자기 옆에 누워 있다는 사실을 놀라서 집으로 달려오고, 마들렌은 아마도 자신을 좋아 하는 자의 짓일 꺼라며, 위험하다면서 륄리에게 이곳을 떠나라고 한다. 하지만 륄리는 자신이 어떤 누명을 써도, 왕이 없으면 자신은 없다면서 그녀의 권유를 무시하고 그곳에 남는다. 그리고 왕을 만나 사건에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려 하자, 왕은 듣고 싶지 않다면서 남색자는 처벌받아야 한다고 한다. 그에 대해 륄리가 마들렌을 논하자, 자기 앞에서 그 얘긴 하지 말라면서 륄리에게 화를 낸다. 그리고 너와의 관계를 다시 생각 해봐야겠다면서 자리를 떠난다. 너와의 관계라... 나는 그 부분에서 루이와 륄리의 관계를 의심했다. 따져보면 그들의 사이가 절대 복종을 바친 신하와 왕과의 관계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륄리가 남색자라는 점에서 미뤄 봤을 때, 그들의 사이에는 단순 주종관계 만이 아닌, 사랑이라는 감정이 하나 껴있는 듯 하였다. 루이가 살인사건 때문에 륄리에게 화를 내는 것이, 살인을 저질렀고, 죄를 지은 죄인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바람난 애인에게 질투를 내는 모습처럼 보였으며, 마들렌 얘기를 꺼낼 때에는 그들의 사이를 가리기 위하여 루이가 만들어 놓은 임시 보호막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그들의 사이를 의심하고 있을 때. 루이의 어머니는 내 추측엔 종기 같지만 외과 치료를 받다가 명을 다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머니가 륄리와 몰리에르와 어울리며 춤과 음악을 하지 말라고 하자, 그는 어머니가 자신에게 준 만큼 준다면서 그녀의 마지막 유언까지 무시하며, 그들을 신임한다. 그리고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를 때, 나는 그때 나온 음악도 꽤 인상 깊었다. 어머니의 죽음과 루이의 마음 상태를 잘 나타내 주는 것 같았다. 슬프면서도 왠지 굳게 마음먹은 루이의 심정과 잘 맞아떨어지는 음악 같았다. 그리고 내가 그중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루이가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 한 방울의 눈물을 뚝! 흘리는데 그 부분에서 음악이 절정에 다다른다. 그리고 그가 눈을 무언가를 결심한 듯, 눈을 딱 뜨는데, 그 부분의 음악은 마치, 루이의 심리 상태를 나타내 주는 듯하다.
그렇게 어머니도 죽고, 진정한 그의 시대가 올 때, 그는 항상 륄리와 함께 한다. 아니 그의 음악과 함께 한다. 전쟁에 나가서도 그는 륄리의 음악을 듣고, 루이가 여자와 하룻밤을 보내도, 륄리는 천막 사이로 그 모습을 보면서 그에 어울리는 음악을 연주한다. 그리고 내가 루이와 륄리의 사이를 확신하게 된 것은, 루이가 전쟁에 나가서 여자와 하룻밤을 같이 보낼 때, 륄리는 말을 타고 나와 난동을 부리고, 분노를 폭발시킨다. 그것은 주종관계에서는 나타날 수 없는 상황이고, 마치 질투하는 연인의 모습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시대가 변함에 따라 왕은 발레 공연을 하는 것 보다는 몰리에르의 희극 공연을 보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된다. 그리고 륄리도 몰리에르와 함께 그의 연극을 같이 하게 되지만, 그는 자신이 음악을 하지 않고, 이렇게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무대에 오르는 것이 불만이다. 그리고 왕에게 음악을 하지 못한 이후부터는 항상 배가 고팠다며 음악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지만, 왕은 몰리에르만을 칭찬하면서 그를 외면한다. 그는 무언가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몰리에르의 희극도 아닌, 캄포의 오페라도 아닌 그가 루이만을 위해 해줄 수 있는 무언가를 말이다. 그는 이탈리아의 오페라를 천하다고 절대 하지 않겠다고 생각하지만, 처제의 권유를 받고, 오로지 자신만이 프랑스만의 고급스러운 오페라를 만들겠다고 왕을 설득한다. 그렇게 륄리는 자신 음악의 영원한 동반자인 몰리에르를 배신한다. 몰리에르가 공연을 못하게 하고, 그의 모든 작품도 자신의 이름으로 출간한다. 그리고 몰리에르는 설움에 찬 공연을 하다 무대 위에서 지병으로 앓던 폐병으로 사망한다. 그는 의자에 앉아서 죽음을 맞이하는데, 나는 그때 무대에 울려 퍼지는 음악보다는 비탈리의 샤콘느 라는 연주곡이 더욱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음악은 지상에서 가장 슬픈 음악이라는 평을 받는 음악인데, 평소 내가 좋아하던 음악이다. 나는 왠지 그 음악이 친구에게 배신당한 설움을 간직한 채, 죽음을 맞이하는 몰리에르의 상황과 잘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샤콘느와 기침을 하면서 피를 토하는 몰리에르의 표정을 슬로우 화면으로 보면 절로 눈물이 날것 같았다.
그렇게 륄리는 프랑스만의 오페라를 완성시킨다. 그리고 그의 작은 빛, 처제는 오페라의 훌륭한 가수로써, 왕 앞에서 공연을 하는데, 나는 그녀의 목소리가 왠지 소프라노 조수미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정말 목소리가 고왔고, 노래도 잘하였다. 그래서 그녀가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 조수미의 목소리를 붙여보면 어떨까란 생각이 들었다. 조수미가 부른 ‘나가거든’이나, ‘울게 하소서’ 등을 붙여도 꽤 어울릴 것 같다.
시간이 흐르고, 루이에게서 륄리는 이제 아끼는 존재가 되지 못한다. 륄리가 지휘봉에 발이 찍혀서 목숨이 위태로울 때, 의사가 륄리에게 절단을 권해도, 그는 자신은 댄서라면서 발이 없으면 춤을 못 춘다고 하며 절단을 반대하는 모습이나 고통스러운 와중에도 루이를 떠올리는 모습을 보면 륄리는 루이에게 아직도 여전한데, 루이는 그가 다쳐도 목숨이 위태로워도 이제 륄리에게 전혀 관심이 없다. 죽음을 맞이하는 륄리의 곁에는 처제만이 함께 하는데, 그는 고요함 속에 목숨을 다한다. 그리고 그렇게 그가 세상을 떠나도, 루이는 륄리의 자리를 오늘은 왜 이렇게 조용하냐는 음악이 없다는 사실만 인식한 채, 다시 생활 속에 젖어든다. 루이에게 륄리는 음악이란 존재뿐이었던 것이었다.
이탈리안 인이 륄리는 왜 프랑스 왕 루이에게 그렇게 목숨을 다하여 충성하였을까? 여인천하의 난정이처럼 자신의 낮은 신분을 이끌어 준 분에 대한 고마움? 아니면 사랑하는 이에 대한 애정? 나는 아직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륄리와 루이는 사랑을 사이에 둔 주종 관계에서 그들은 프랑스 음악사에 역사를 썼다. 륄리는 어린 루이와 프랑스의 전통적인 궁정발레와 몰리에르와는 코미디 발레 그리고 시대의 변함에 맞춰, 그의 처제와 프랑스 오페라의 기본 틀을 확립하였다. 결국 루이가 륄리는 버린 것이 가장 안타까웠지만, 프랑스 음악사를 이해하고, 음악가 륄리와 극작가 몰리에르의 관계등 많은 것들을 이해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처음 수업 시간에 이 영화를 접했을 때, 난 꽤 오래된 영화인줄 알았다. 물론 화면의 느낌에서 그렇게 지레 짐작을 했었는데, 다시 한번 영화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 비디오 가게를 들렸을 때, 나는 이 영화가 아직 신간이라는 사실에 흠칫 놀랐다. 그래서 의문점이 난 나는 집에 들어오자 마자, 인터넷에 들어가 이 영화에 대해 검색해 보니 2001년 11월 정도에 개봉된 영화였고, ‘파리넬리'의 제라르 코르비오 감독이 6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이고, 2001년 베를린 영화제 개막작 이라는 정보를 알아낼 수 있었다. 아무튼 이렇게 사전 기초 지식을 알아놓고, 나는 다시 영화를 감상하기 시작했다.
‘왕의춤‘의 배경은 여러 영화에서도 배경이 되었던 프랑스 왕실이다. 정말 만화에서부터 영화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베르사이유 궁전 안에서는 정말 별별일 이 다 있었던 것 같다. ’왕의춤‘은 루이 14세와 이탈리아 출신 음악가 륄리, 그리고 극작가 몰리에르 이 세 사람을 주축으로 특히 왕과 륄리를 중심으로 진행이 된다. 이 모든 영화는 사실이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가 생긴다. 현재 태양왕 이라고 불리고 있는 루이14세의 모든 권력과 힘은 신하들과 군대가 아닌, 음악가와 극작가인 륄리와 몰리에르가 만들어 냈다고 말할 수도 있는데, 이는 정말 음악과 공연의 힘이 그 시절 얼마나 대단했었는가를 보여준다. 아마도 그 시절 음악과 공연, 춤은 지금 시대의 미디어와 비슷한 힘을 가졌었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의 시작은 나이가 꽤 들어서 머리가 하얗게 변한 륄리가 공연을 시작하기전, 왕을 기다리다가 그는 오지 않는다면서 왕이 없는 와중에도 왕의 찬가를 지휘하는 모습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그는 왕은 없지만 정말 열정적으로 연주를 지휘하고, 지휘에 너무 열중하다 실수로 그만 발등을 지휘봉으로 찍고 만다. 처음 교수님이 륄리가 죽은 이유를 설명해 주실 때, 모든 사람들을 박장대소를 했다. 왜냐하면 정말 허무하게 어이없이 죽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어이없고, 황당하게 죽었다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나는 그의 죽음이 그렇게 황당하지 만은 않다고 생각했다. 그는 고통을 참는 순간에도 왕을 생각한다. 그리고 옛일들을 회상하면서 영화는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젊은 륄리가 바이올린을 들고 작곡을 하고 있다. 그리고 옆에서 신하들은 왕은 춤만을 좋아하고, 음악 따위는 필요 없다고 말하며, 륄리가 이탈리아인이라고 그를 조롱하고, 무시하는 말들을 일삼고 있다. 하지만 륄리는 “내 음악엔 율동이 있어”라는 말로 그들을 상대하면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그리고 때마침 나타난 열네살 어린 왕 루이, 왕은 륄리를 절대적으로 신임하고 있는 것 같다. 왕의 절대 권력인 시절 왕을 기다리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륄리 밖에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그들은 왕은 륄리를 아끼고, 신임하고, 륄리는 왕에게 자신의 모든 능력을 다해, 그가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어 주고, 그에게 절대 복종하는 그런 관계를 맺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8년이란 시간이 흐른 뒤, 왕의 나이가 22살이 되어서 성인이 되었을 때, 루이에게 기회가 찾아온다. 그동안 자신이 어리다는 이유로, 어머니와 재상이 섭정을 하고 있었는데, 그 재상이 죽은 기회를 틈타, 그는 직접통치를 하겠다고 공포한다, 그렇게 루이14세의 시대, 아니 륄리의 시대가 온 것이다. 륄리에게 왕의 힘이란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왕의 힘으로 여자까지 얻을 수 있을 정도였다. 왕은 마들렌 이라는 여인과 륄리가 잘 되기를 원했으며, 그 때문에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이 따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륄리와 결혼하기로 했다. 루이는 직접 통치를 발표하고, 지나친 독재다 싶을 정도로 활동했다. 내가 가장 심했다고 생각한 부분은 허허벌판에 사람들을 이끌고 가면서 이곳에다가 정원을 짓겠다며, 말도 안 되는 명령을 하는 장면이었다. 물론 지금에 와서 그곳은 아름답고, 멋진 베르사이유 정원으로 기억되고 있지만, 그 시절 이유 없이 그것들을 만드느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생했겠는가. 그리고 그가 그렇게 억지를 부려서 만든 그 정원도 륄리와 몰리에르의 작품이 공연될 공연장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내가 볼 때에는 륄리와 몰리에르가 그런 훌륭한 작품들을 만들어 낼 수 있던 큰 이유 하나는 루이 역할이 크다고 본다. 왕은 그 둘이 작업하는 것을 좋아했고, 그들도 루이를 위해서 그것에 만족했던 것 같다. 그렇게 왕성하게 활동하던 왕에게 큰 위기가 닥쳐온다, 루이가 병이나 서 죽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왕이 병에 걸리자, 륄리는 마들렌이 아기를 나아도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바이올린을 가지고 무조건 왕의 침실 앞으로 달려간다. 아내보다도 왕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아내까지 아니 자식까지 버리고 왕을 위해서 저렇게 까지 하는 륄리의 이유가 궁금했다. 결국에 루이는 기사회생한다. 그것은 륄리는 자신의 연주 덕분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의원의 훌륭한 진료 덕분인지, 왕의 운명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아무튼 나는 그 부분에서 왕이 차도가 있을 때까지 륄리가 그의 침실 앞에서 쉬지 않고 연주를 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는데, 나는 륄리가 루이의 침실 앞에서 연주한 음악이 사람을 생명까지 살리는 경이로운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시절 그때 영화에 나온 음악이 륄리가 연주한 그 음악인지 알 수는 없지만, 정말 그 음악을 들으면 병이 나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몰리에르가 열이 내린 루이의 방에서 나오면서 당신은 마법사야 라고 륄리에게 말하고 그의 입가에 미소가 퍼지는데 나는 그 웃음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렇게 루이14세의 통치가 이어지고, 그는 륄리와 몰리에르의 음악과 공연을 정치적 무기로 내세워, 루이만의 권력을 만들어 간다. 하지만 종교계의 반발로 루이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의 하는 공연을 폐지하고, 그들에게 예전과 같게 대하여 주지는 못한다. 륄리는 이제 루이의 마음을 사로잡을 다른 방법을 찾는다. 그리고 몰리에르에게 찾아가서 새로운 극을 해보자고 권유한다. 그리고 그때, “내 음악의 영원한 동반자”라는 말을 몰리에르에게 하는데, 아마도 륄리도 몰리에르가 자신의 음악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인지, 그리고 얼마나 잘 어울리는 지도 알고 있었던 듯 싶다. 하지만 몰리에르는 쉽게 응하지 않고, 그에 실망한 륄리는 어느 파티에 갔다가 그곳의 남자 시종에게 관심을 보인다. 영화 중간 중간 륄리는 남색자라고 표현되고, 그가 남자에게 관심을 보이는 장면들이 몇 개 있지만, 나는 이 장면에서 그가 남색자라는 것을 확신하게 된다. 그는 만취 상태에서 깨어나자, 그 남자 시종이 목이 잘린 채로, 자기 옆에 누워 있다는 사실을 놀라서 집으로 달려오고, 마들렌은 아마도 자신을 좋아 하는 자의 짓일 꺼라며, 위험하다면서 륄리에게 이곳을 떠나라고 한다. 하지만 륄리는 자신이 어떤 누명을 써도, 왕이 없으면 자신은 없다면서 그녀의 권유를 무시하고 그곳에 남는다. 그리고 왕을 만나 사건에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려 하자, 왕은 듣고 싶지 않다면서 남색자는 처벌받아야 한다고 한다. 그에 대해 륄리가 마들렌을 논하자, 자기 앞에서 그 얘긴 하지 말라면서 륄리에게 화를 낸다. 그리고 너와의 관계를 다시 생각 해봐야겠다면서 자리를 떠난다. 너와의 관계라... 나는 그 부분에서 루이와 륄리의 관계를 의심했다. 따져보면 그들의 사이가 절대 복종을 바친 신하와 왕과의 관계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륄리가 남색자라는 점에서 미뤄 봤을 때, 그들의 사이에는 단순 주종관계 만이 아닌, 사랑이라는 감정이 하나 껴있는 듯 하였다. 루이가 살인사건 때문에 륄리에게 화를 내는 것이, 살인을 저질렀고, 죄를 지은 죄인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바람난 애인에게 질투를 내는 모습처럼 보였으며, 마들렌 얘기를 꺼낼 때에는 그들의 사이를 가리기 위하여 루이가 만들어 놓은 임시 보호막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그들의 사이를 의심하고 있을 때. 루이의 어머니는 내 추측엔 종기 같지만 외과 치료를 받다가 명을 다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머니가 륄리와 몰리에르와 어울리며 춤과 음악을 하지 말라고 하자, 그는 어머니가 자신에게 준 만큼 준다면서 그녀의 마지막 유언까지 무시하며, 그들을 신임한다. 그리고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를 때, 나는 그때 나온 음악도 꽤 인상 깊었다. 어머니의 죽음과 루이의 마음 상태를 잘 나타내 주는 것 같았다. 슬프면서도 왠지 굳게 마음먹은 루이의 심정과 잘 맞아떨어지는 음악 같았다. 그리고 내가 그중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루이가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 한 방울의 눈물을 뚝! 흘리는데 그 부분에서 음악이 절정에 다다른다. 그리고 그가 눈을 무언가를 결심한 듯, 눈을 딱 뜨는데, 그 부분의 음악은 마치, 루이의 심리 상태를 나타내 주는 듯하다.
그렇게 어머니도 죽고, 진정한 그의 시대가 올 때, 그는 항상 륄리와 함께 한다. 아니 그의 음악과 함께 한다. 전쟁에 나가서도 그는 륄리의 음악을 듣고, 루이가 여자와 하룻밤을 보내도, 륄리는 천막 사이로 그 모습을 보면서 그에 어울리는 음악을 연주한다. 그리고 내가 루이와 륄리의 사이를 확신하게 된 것은, 루이가 전쟁에 나가서 여자와 하룻밤을 같이 보낼 때, 륄리는 말을 타고 나와 난동을 부리고, 분노를 폭발시킨다. 그것은 주종관계에서는 나타날 수 없는 상황이고, 마치 질투하는 연인의 모습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시대가 변함에 따라 왕은 발레 공연을 하는 것 보다는 몰리에르의 희극 공연을 보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된다. 그리고 륄리도 몰리에르와 함께 그의 연극을 같이 하게 되지만, 그는 자신이 음악을 하지 않고, 이렇게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무대에 오르는 것이 불만이다. 그리고 왕에게 음악을 하지 못한 이후부터는 항상 배가 고팠다며 음악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지만, 왕은 몰리에르만을 칭찬하면서 그를 외면한다. 그는 무언가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몰리에르의 희극도 아닌, 캄포의 오페라도 아닌 그가 루이만을 위해 해줄 수 있는 무언가를 말이다. 그는 이탈리아의 오페라를 천하다고 절대 하지 않겠다고 생각하지만, 처제의 권유를 받고, 오로지 자신만이 프랑스만의 고급스러운 오페라를 만들겠다고 왕을 설득한다. 그렇게 륄리는 자신 음악의 영원한 동반자인 몰리에르를 배신한다. 몰리에르가 공연을 못하게 하고, 그의 모든 작품도 자신의 이름으로 출간한다. 그리고 몰리에르는 설움에 찬 공연을 하다 무대 위에서 지병으로 앓던 폐병으로 사망한다. 그는 의자에 앉아서 죽음을 맞이하는데, 나는 그때 무대에 울려 퍼지는 음악보다는 비탈리의 샤콘느 라는 연주곡이 더욱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음악은 지상에서 가장 슬픈 음악이라는 평을 받는 음악인데, 평소 내가 좋아하던 음악이다. 나는 왠지 그 음악이 친구에게 배신당한 설움을 간직한 채, 죽음을 맞이하는 몰리에르의 상황과 잘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샤콘느와 기침을 하면서 피를 토하는 몰리에르의 표정을 슬로우 화면으로 보면 절로 눈물이 날것 같았다.
그렇게 륄리는 프랑스만의 오페라를 완성시킨다. 그리고 그의 작은 빛, 처제는 오페라의 훌륭한 가수로써, 왕 앞에서 공연을 하는데, 나는 그녀의 목소리가 왠지 소프라노 조수미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정말 목소리가 고왔고, 노래도 잘하였다. 그래서 그녀가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 조수미의 목소리를 붙여보면 어떨까란 생각이 들었다. 조수미가 부른 ‘나가거든’이나, ‘울게 하소서’ 등을 붙여도 꽤 어울릴 것 같다.
시간이 흐르고, 루이에게서 륄리는 이제 아끼는 존재가 되지 못한다. 륄리가 지휘봉에 발이 찍혀서 목숨이 위태로울 때, 의사가 륄리에게 절단을 권해도, 그는 자신은 댄서라면서 발이 없으면 춤을 못 춘다고 하며 절단을 반대하는 모습이나 고통스러운 와중에도 루이를 떠올리는 모습을 보면 륄리는 루이에게 아직도 여전한데, 루이는 그가 다쳐도 목숨이 위태로워도 이제 륄리에게 전혀 관심이 없다. 죽음을 맞이하는 륄리의 곁에는 처제만이 함께 하는데, 그는 고요함 속에 목숨을 다한다. 그리고 그렇게 그가 세상을 떠나도, 루이는 륄리의 자리를 오늘은 왜 이렇게 조용하냐는 음악이 없다는 사실만 인식한 채, 다시 생활 속에 젖어든다. 루이에게 륄리는 음악이란 존재뿐이었던 것이었다.
이탈리안 인이 륄리는 왜 프랑스 왕 루이에게 그렇게 목숨을 다하여 충성하였을까? 여인천하의 난정이처럼 자신의 낮은 신분을 이끌어 준 분에 대한 고마움? 아니면 사랑하는 이에 대한 애정? 나는 아직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륄리와 루이는 사랑을 사이에 둔 주종 관계에서 그들은 프랑스 음악사에 역사를 썼다. 륄리는 어린 루이와 프랑스의 전통적인 궁정발레와 몰리에르와는 코미디 발레 그리고 시대의 변함에 맞춰, 그의 처제와 프랑스 오페라의 기본 틀을 확립하였다. 결국 루이가 륄리는 버린 것이 가장 안타까웠지만, 프랑스 음악사를 이해하고, 음악가 륄리와 극작가 몰리에르의 관계등 많은 것들을 이해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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