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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모범과 이루어가야 할 구원”빌립보서 2:1~18절의 주해와 적용

작성자짱stigma|작성시간09.02.27|조회수549 목록 댓글 0
그리스도의 모범과 이루어가야 할 구원”빌립보서 2:1~18절의 주해와 적용




빌립보서는 사도 바울이 옥중에서 빌립보교회 성도들, 특별히 빌립보교회의 지도자들에게 보낸 권면적 편지이다(1:1~2). 여러 주석가들과 학자들에 의해 구조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빌립보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는1 빌립보서 2:1~18절의 주요 기능과 메시지는 무엇인가?




I. 문맥과 본문 분석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에 따르면(Rhetoric 1.ii, 4~5), 어떤 개인이나 단체의 행동을 교정하는데 있어서 가장 효과적인 교육방법은 그 개인이나 단체에게 그들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의 탁월한 윤리적 모범을 먼저 제시하여 주고, 그 다음에 그를 따르도록 권면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도 바울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의 이론을 배워 활용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바울이 종종 그의 서신에서 예수 그리스도나 자신을 교회 성도들이 닮아가야 할 모범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고전 4:16; 11:1; 갈 4:12). 바울은 빌립보서에서도 예수 그리스도와 자신을 빌립보 교인들이 닮아야 할 모범으로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면, 2장 5절에서 바울은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어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라고 권면 한 다음, 바로 2장 6~11절에서 빌립보 교인들이 닮아야 할 예수님의 삶의 자세를 소개한다. 3장 4~16절에서 바울은 자신의 삶의 자세를 소개한 다음, 17절에서 “형제들아 너희는 함께 나를 본 받으라 또 우리로 본을 삼은 것 같이 그대로 행하는 자들을 보이라”고 권면 한다. 빌립보서 전체의 문학적인 구조면에서 볼 때 2장 1~18절은 빌립보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바울은 2장에서 빌립보교회의 핵심적인 문제가 무엇이며,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이 무엇인가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울은 빌립보서의 서론에 해당하는 1장 1~12절에서 문안 인사(1:1~2)와 감사(1:3~8), 그리고 빌립보 교인들을 위한 자신의 기도(1:9~11)를 소개한다. 그런 다음 1장 12~26절에서 바울은 빌립보 교인들에게 자신의 형편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그들이 자신의 삶을 통하여 무언가 교훈을 받을 것을 암시한다(특별히 1:12, 24~26절을 참조). 그리고 이어 1장 27절에서 2장 18절까지 빌립보 교회의 문제 제시와 함께 그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런 다음 2장 19~30절에서 자신의 선교 조력자인 디모데와 에바브로디도가 당한 어려운 형편을, 그리고 3장 1~21절에서 자신의 십자가의 삶을 빌립보 교인들이 닮아야 할 일종의 모델로 소개한다. 그렇게 볼 때 빌립보서 1장 12절에서 3장 21절은 바울 사도(A, 1:12~26), 빌립보 교인(B, 1:27~2:18), 바울의 조력자와 바울 자신(A’, 2:19~3:21)의 교차대구법의 형태를 보여준다. 바울이 빌립보 교인들(B)로 하여금, 자신(A)과 자신의 조력자들과 자신(A’)의 삶의 자세를 통하여, 그들 자신의 모습을 보도록 하기 위해 특별히 이와 같은 교차대구법의 형태를 취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빌립보 교인들은 편지에 소개되고 있는 바울과 바울의 조력자들의 복음에 대한 헌신을 통하여 자신들의 모습을 되돌아보았을 것임이 분명하다. 실제적으로 바울이 자신에 대한 문단(A, A’)에 이어 강한 윤리적 명령법인, “오직 너희는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한 생활을 하라”(1:27), “그러므로 나의 사랑하고 사모하는 형제들, 나의 기쁨이요 면류관인 사랑하는 자들아 이와 같이 주 안에 서라”(4:1)라고 말하고 있는 점은, 바울이 자신과 자신의 선교 조력자들을 빌립보 교인들이 닮아야 할 모델로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본문 2장 1~18절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부분은 2장 1~4절인데 이 부분에서 바울은 빌립보 교회에게 그들의 문제가 무엇인가를 암시하면서 1장 27~30절에 이어 두 번째 권면, “나의 기쁨을 충만케 하라”(2:4)2 을 제시한다.

둘째 부분은 2장 5~11절인데 이 부분에서 바울은 빌립보 교회에게 그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패러다임으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낮아지신 삶과 높아지신 모범적인 삶을 제시한다.

셋째 부분은 2장 12~18절인데 이 부분에서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의 패러다임에 근거를 두고, 빌립보 교회에게 다시 한번 그들의 문제가 무엇인가를 암시하면서, 결정적인 권면, “항상 복종하여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2:12), “이와 같이 너희도 기뻐하고 나와 함께 기뻐하라”(2:18)을 제시한다. 따라서 우리의 본문도 권면(A), 권면의 패러다임(B), 권면(A’)으로 된 교차대구법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II. 본문의 주해




1. 권면(2:1~4)

헬라어 원문 상으로 보면 2장 1~4절은, 그 앞에 있는 1장 27~30절의 경우처럼, 하나의 긴 문장이다. 주절은 2절상반절에 있는 “여러분들은 나의 기쁨을 채우십시오”이며, 이 주절 앞에는 ei[ 로 시작하는 네 개의 조건절이 있고, 주절 뒤에는 i;na로 시작하는 긴 목적절이 있다. 그리고 i;na목적절 안에는 권면적 성격을 가진 하나의 가정법적 명령형 문장(fronh'te)과 4개의 명령법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는 분사절이 들어 있다. 2장 1절의 초두에 있는 접속부사 “그러므로”는 주절의 명령법이 선행 문단에 있는 명령구절(27절, “오직 여러분들은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하게 생활하십시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3 즉 빌립보 교인들이 복음에 합당한 생활을 하는 것이 바로 바울 사도의 기쁨을 채우는 것이요, 그리고 사도 바울의 기쁨을 채우는 것이 바로 복음에 합당한 생활을 하는 것이다라는 사실이다.4 바울이 빌립보 교인들에게 자신의 기쁨을 채우라고 권면할 수 있는 것은 이것이 바로 자신과 항상 동일시되는 그리스도의 기쁨을 채우는 것이기 때문이다(1:8절 참조). 주절 앞에 있는 4개의 조건절은, 이미 여러 주석가들이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주절의 행동을 가져올 수 있는 가정적인 선행 조건을 가리키기보다도 오히려 주절의 행동을 하여야 할 당위성과 그 근거를 보여주는 이유 조건절로 보아야 한다.5 따라서 이 조건절은 “만일 그리스도 안에서 무슨 권면이 주어진다면”, “만일 무슨 사랑의 위로가 주어진다면”, “만일 성령으로부터 무슨 교제가 주어진다면”, “만일 무슨 긍휼과 자비가 주어진다면”라는 식으로 번역하기 보다, 오히려 “여러분들에게 그리스도로부터 권면이 주어지고 있기 때문에”, “여러분들에게(하나님의)6 사랑으로부터 위로가 주어지고 있기 때문에”, “여러분들에게 성령으로부터 교제가 주어지고 있기 때문에”, “여러분들에게 긍휼과 자비가 주어지고 있기 때문에”로 번역되어야 한다.7 주절의 선행 조건절이 주절의 행동의 당위성을 말하는 근거라고 한다면, 주절 다음에 나오는 i;na목적절은 주절의 행동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이룰 수 있는가를 설명해주고 있다. 즉 i;na구절의 주 동사 구절(to; aujto fronh'te)은 빌립보 교인들이 바울의 기쁨을 충만하게 채워가기 위해서 그들이 다같이 똑같은 생각/전망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네게의 분사구절은 빌립보 교인들이 똑같은 생각을 가질 수 있기 위해서 그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동하여야 함을 말해준다. 첫째는 동일한 사랑을 가져야 하고, 둘째는 같은 마음으로 같은 것을 생각하여야 하고,

셋째는 개인적인 이익이나 헛된 영광을 추구하지 않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다른 사람을 낫게 여겨야 하며,

넷째는 각자 자신의 사적인 유익을 추구하지 않고 오직 다른 사람의 유익을 추구해야 한다. 우리는 i;na구절의 주동사 구절과 네게의 분사구절을 통해서 빌립보 교회의 핵심적인 문제가 무엇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그것은 빌립보 교회가 하나가 되어 있지 못하고 오히려 성도들 간에, 특별히 교회 지도자들 사이에, 자신의 권리와 특권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반면에, 상대방에 대해서는 서로 무시함으로 인해 갈등이 있다는 것이다.8 이 점은 바울이 거듭 거듭 똑같은 생각, 동일한 사랑, 같은 마음, 자신 보다 다른 사람을 낫게 생각하고 자신보다 다른 사람의 유익을 우선적으로 생각하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점에서 분명하다. 우리는 이러한 갈등의 원인이 전도의 열심과 방법의 차이 때문인지, 사도 바울과의 관계 문제에 대한 의견의 차이 때문인지, 아니면 교회의 리더십의 소유권 때문인지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본문은 이 갈등의 근저에 빌립보 교인들의 겸손과 순종과 자기희생의 결여가 놓여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9 그래서 바울은 2장 5~11절에서 한편으로 빌립보 교인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문제를 더 깊이 깨닫도록 하기 위해서, 다른 한편으로는 빌립보 교회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그들의 거울과 모범으로 제시한다.




2.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2:5~11)

빌립보서 2장 5절에서 바울은 빌립보 교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삶의 자세를 본 받아야 할 것을 권면한 다음, 2장 6~11절에서 빌립보 교인들이 본받아야 할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그의 삶을 세 부분으로 나뉘어 설명하고 있다.

첫째 부분은 2장 6절의 성육신하기 이전의 예수의 모습이고,

둘째는 2장 7~8절의 성육, 겸비, 고난, 십자가의 죽음 등 낮아지신 예수의 모습이고,

셋째는 9~11절의 부활, 승천, 주 등 높아지신 예수의 모습 등이다. 시간적으로 볼 때, 첫째, 둘째 부분은 과거를, 셋째 부분은 현재의 예수님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10 이 본문은 종종 사도 바울의 중요한 기독론적 혹은 구원론적 교리의 선언으로 이해되어, 성육하신 예수님의 자기비하와 그의 높아지심의 근거로 받아드려졌다.11 그러나 최근에는 이 부분이 본래 초대교회의 기독론적 찬송가 가사나 송영이었다는 것과, 바울이 이것을 빌립보 교인들에게 실천적인 교훈을 주기 위해서 자신의 서신에 일종의 모델로서 인용하고 있다는 주장으로 학자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12 이 본문이 설사 초대 교회의 찬송가 가사에서 왔다고 할지라도 바울의 서신에만 이 본문이 나타나고 있고, 바울이 초대 교회 찬송시를 빌립보교회에 대한 자신의 목회적 교훈을 위해 새롭게 변형시킬 수 있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이상, 우리는 이 본문을 바울로부터 분리시킬 수는 없다.13 오히려 우리는 바울이 초대교회 기독론적 찬송가 가사를 여기서 자신의 목적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정하고 보완하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14 어쨌든 바울은 이 본문을 통해서 빌립보 교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구원자일 뿐만 아니라, 또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가르쳐 주는 교사요, 실제로 모범을 보여주는 삶의 모델이다라는 사실을 강조한다.15 예수는 성육신하기 전에 하나님의 본체로서 하나님의 영광을 누릴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당연히 누려야 할 것으로 생각하거나, 혹은 아담처럼 그것을 자신의 높아짐의 근거로 사용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을 비우고, 십자가에 죽기까지 고난에 복종하셨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를 지극히 높혀 온 세상의 주가 되게 하셨다. 이제 빌립보 교인들도 이와 같은 예수의 자기 비하, 겸손, 절대적인 순종, 고난의 모습과 삶의 자세를 닮아야 한다는 것이다.16 그럼으로써 바울은 빌립보교회 안에서 일어난 불화와 갈등의 문제, 특별히 교회 지도자들간의 경쟁과 갈등 문제를 해결하고 교회의 화합과 통일성을 재회복 하고자 한다.17 3. 권면(2:12~18)바울 사도는 2장 6~11절에서 제시한 그리스도의 모범적인 삶에 근거하여(서두에 있는 연결 접속사 w}ste 참조)빌립보 교인들에게 보다 실제적이면서 강력한 세 가지 권면을 2장 12~18절에서 한다. 선행 권면(A)에 해당하는 2장 1~4절이 빌립보 교인들의 상호간에 있어서 가져야 할 삶의 자세, 동기, 마음, 생각 등에 관한 권면을 주고 있다고 한다면, 후행 권면(A’)에 해당하는 2장 12~18절은 빌립보 교인들의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서 마땅히 가져야 할 실제적인 행동과 노력에 관한 권면을 주고 있다. 2장 1~4절과 병행관계에 있는 2장 12~18절은 명령형의 세 동사를 중심으로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부분은 12절의 명령형 “이루어가라”(katergavzesqe)를 주문장으로 삼고 있는 12~13절의 본문이며, 둘째 부분은 14절의 명령형 “행하라”(poieite)를 주문장으로 삼고 있는 14~16절의 본문이며, 셋째 부분은 18절의 명령형 “기뻐하라”(caivrete)를 주문장으로 삼고 있는 17~18절의 본문이다.18 첫째 부분인 12~13절에서 우리의 관심을 끄는 문제는, 바울이 하나님에 대한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적인 순종에 근거하여, 빌립보 교인들에게 “여러분들은 두렵고 떨림으로 여러분 자신들의 구원을 계속해서 이루어 가십시오” (현재 명령형)라고 권면하고 있는 점이다. 복음이 복음에 합당한 삶을 당연히 요구하고 있는 것처럼,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주시는 구원은 또한 하나님께 대한 계속적인 순종을 당연히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본문의 명령형이 보다 직접적으로 빌립보 교인들이 2장 5~11절에 제시되어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적인 삶의 자세를 따라야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더라도, 구원문제가 하나님의 사역을 강조하는 직설법이 아닌 인간의 윤리적 책임을 강조하는 명령형으로 제시되어 있는 점을 어떻게 받아드려야 하는가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이 말이 우리의 구원이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이 아니고 우리 자신의 능동적인 노력의 산물임을 말하고 있는가? “이루라”는 단어는 주로 바울 서신에만 나타나는 말로서 어떤 무엇의 새로운 시작을 가리키기 보다 오히려 이미 행하여지고 있는 일을 계속해서 완성하여 가야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19 다시 말해서 “구원을 이루라”는 명령법은 처음부터 끝까지 구원을 완성해 가라는 의미의 명령법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이미 하나님에 의해 마련되고 주어진 그 구원의 의미가 온전하게 적용되어지고 완성되어져야할 것을 가리키는 명령법이라는 것이다. 바울은 여기서 빌립보 교인들을 향해 두렵고 떨림으로 구원을 이루어가야 할 것을 명령함으로써, 빌립보 교인들의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의 공동적인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20 그러나 곧 이어서 바울은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라는 말을 첨부함으로써, 이 인간의 책임이 하나님과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하나님 자신의 사역이라고 말함으로써, 명령법과 직설법의 불가분리성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바울이 한편으로 구원을 이루라는 명령법을 통하여 인간의 책임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 하나님께서 너희 안에서 구원을 이루어 가신다고 말할 수 있는가? 하나님께서 어떻게 인간의 책임성을 약화시키지 않으면서 인간 안에서 자신의 구원을 이루어 가시는가? 우리는 이 문제의 해결책을 바울의 성령론에서 찾을 수 있다.21 바울에게 있어서 성령은 그리스도에게 속한 신자의 신분의 표지이다. 즉 성령은 신자의 직설법(구원)의 보증이다. 그럼으로 성령 없는 신자는 있을 수 없다(롬 8:9,11). 그런데 이 성령은 신자에게 주어진 종말론적인 선물로서 신자 안에 계속 거주하면서 신자로 하여금 종말론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바울의 “구원을 이루라”는 명령법은 성령께서 너희 안에서 구원을 완성해가도록 성령께 자신을 전적으로 맡길 것을 요구하는 명령과 같은 명령으로 이해할 수 있다.22 둘째 부분인 2:14~16절에서 바울은 구원을 이루어 가는 과정에 있어서 빌립보 교인들이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하는가에 관하여 말한다. 14절에 나타나 있는 바울의 답변은 빌립보 교인들이 모든 일을 행함에 있어서, 지난 날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생활에서 하나님께 대하여 불평과 원망한 것처럼, 하나님께 대하여 불평과 원망하지 말고 하라는 것이다. 15절의 i;na구절 이하는 모든 일을 하나님 앞에서 불평과 원망 없이 행하여 할 그 이유와 목적을 밝혀준다. 이유와 목적은 두 가지로 제시되고 있는데, 첫째는 빌립보 교인들이 패역한 세상에서 흠과 점도 없는 하나님의 자녀들, 곧 이 세상에서 별처럼 빛을 발할 수 있는 깨끗한 자들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요, 둘째는 빌립보 교인들이 생명의 말씀을 유지함으로써, 곧 1장 27절의 언급처럼 그들이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하게 생활함으로써, 그리스도가 재림할 때에 바울이 자신의 수고가 결단코 헛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말해서, 바울이 하나님 앞에서 자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우리는 이 둘째 문단의 명령형으로부터 다시 한번 빌립보 교인들의 현재 상황을 추론할 수 있다. 바울이 볼 때 빌립보 교인들은 세상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불리어지는 것이 장애를 받을 만큼 빌립보 교인들의 신앙생활에 있어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셋째 부분인 2장 17~18절에서 바울은 빌립보 교인들에게 선행구절인14~16절에서 말한 소극적인 자세와 대조적으로 보다 적극적인 삶의 자세를 권면 한다(17절의 ajllav 구절 참조).23 곧 불평과 원망이 아닌 오히려 바울 사도와 함께 기뻐하라는 것이다. 바울 사도 자신이 빌립보 교인들의 믿음으로부터 오는 희생적 제사에 덧붙여 그자신이 또한 제물이 된다고 하더라도, 이를테면 자신이 순교를 당한다 할지라도, 기뻐하는 것처럼, 빌립보 교인들도 바울처럼 기뻐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사도 바울은 A(2:1~4)의 경우에서처럼, A’(2:12~18)를 기쁨과 관련된 명령형으로 권면의 부분을 종결한다.




III. 설교 적용




빌립보서 2장 1~18절로부터 우리는 세 가지 중요한 교훈을 받을 수 있다. 첫째는 그리스도와 성도들, 목회자와 성도들, 그리스도와 목회자와의 관계에 관한 교훈이고, 둘째는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에 관한 교훈이며, 그리고 세 번째는 구원에 관한 새로운 이해에 관한 교훈이다.바울은 빌립보서 2장 1~8절에서 그리스도와 빌립보 교인들, 자신과 빌립보 교인들, 그리스도와 자신과의 관계에 대한 설명을 통해서 빌립보 교인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실제적인 교훈을 제시하고 있다. 바울이 예수 그리스도를 빌립보 교인들이 본받아야 할 삶의 모델로 제시할 수 있었던 것은 그리스도께서 빌립보 교인들을 위하여 낮아지셨고, 그들의 속죄와 구원을 위해 십자가에 죽으셨으며, 이제는 그들의 주가 되셨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바울이 자신을 빌립보 교인들의 모범으로 제시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빌립보 교인들에게 복음을 전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버릴 수 있을 만큼 그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자신과 동일시하고, 그들을 그리스도의 복음 사역을 위한 자신의 동역자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울이 자신을 그리스도의 대변자로 제시할 수 있는 것은 그가 그리스도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제 그리스도를 위해 감옥에 있으며, 그리스도의 심장을 가지고 매일 매일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빌립보서 2장 1~18절로부터 우리(목회자이든, 신학도이든, 평신도이든)가 배울 수 있는 것은 교회 안에서 설교와 권면과 그리고 결단의 힘은 그리스도와 성도들, 목회자와 성도들, 그리스도와 목회자 사이에 있어야 할 인격적인 신뢰의 관계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좋은 내용을 가지고 있는 설교이든, 권면이든 그리스도와 목회자 사이에, 그리스도와 성도들 사이에, 목회자와 성도들 사이에 올바른 인격적 신뢰의 관계가 이루어져 있지 못한다면 그 설교와 권면은 힘을 발휘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빌립보서 2장 1~18절의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는 그리스도의 모범은 그리스도에 대한 우리의 새로운 인식을 요구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 교회 안에서 강조되었던 것은 그리스도가 우리의 유일한 구원자이다라는 사실이었을 뿐 그가 또한 우리의 삶의 모범이요,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우리가 행동하여야 함을 가르쳐 주는 위대한 교사요, 그의 삶이 우리를 위한 패러다임이 된다는 사실은 거의 잊혀져 왔다. 바로 이 사실 때문에 오늘 우리 교회 안에는 목회자이든, 성도들이든 많은 사람들이 십자가 없는 영광만을 추구하고 있다. 그래서 교회 안에 다툼과 갈등이 난무하고, 교회는 세상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윤리적인 힘을 상실해가고 있다. 복음은 십자가 없는 값싼 복음으로 전락하고, 교회 안에는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과 그리스도와 구원자로 고백하는 사람으로 넘쳐 있지만, 진작 세상 한 가운데서 예수를 자신의 주로 고백하고 그를 왕으로 섬기고, 따르는 예수의 제자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빌립보서 2장 1~18절은 예수는 우리의 구원자일 뿐만 아니라 그는 또한 우리의 삶의 선생임을 강조해준다. 바울이 예수 그리스도를 빌립보 교인들의 모범으로 제시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자신이 누구보다도 그리스도의 심장을 가지고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충실하게 따르는 예수의 참 제자였기 때문이다. 빌립보서 2장 1~18절은 우리에게 구원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지평을 열어준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지금, 여기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현재적 구원이든, 장차 우리가 누릴 수 있는 미래적 구원이든, 구원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께 속한 것이요,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주시는 은혜의 선물일 뿐이라는 강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빌립보서 2장 12절(“너희는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각자의 구원을 이루어 가라”)은 구원은 직설법의 전유물이 아니라 명령법으로도 제시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구원이 그리스도안에 나타난 하나님의 은혜의 사역을 강조하는 직설법뿐만 아니라 또한 인간의 노력과 책임을 요구하는 명령법으로 제시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 앞에서 두려움과 떨림을 갖게 한다. 구원이 고정적이거나 닫혀진 것이 아니고 역동적이며, 열려진 것임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원이 현재형 명령법으로 제시되고 있다는 것은 성도의 모든 현재적 삶이 그 자신의 구원과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구원이 하나님과 인간의 합작품 이라든지, 인간의 노력의 산물이라든지, 혹은 구원을 윤리로 환원시킬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바울은 현재적 명령법에 이어 즉시 하나님의 사역을 강조하는 직설법을 첨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원과 관련하여 우리가 아무리 인간의 책임을 강조한다 하더라도 우리가 행위 구원론에 빠지지 않아야 할 근본 이유는 성도의 윤리적 책임 역시 성령을 통하여 내 안에서 역사 하시는 하나님의 사역이기 때문이다. 최갑종/ 고신대신대원(M. Div.)과 프린스턴신학교(Th. M.) 와 덴버대학교(Ph. D.)에서 공부하였다. 지금은 천안대학교 신학대학원 원장으로 있다. 주(註)1. 예를 들면, A. Body Luter & Michelle V. Lee, Philippians as Chiasmus: Key to the Structure, Unity and Theme Questions, NTS 41 (1995), p.93.2.. 헬라어 원문 상으로는 2:2절. 3. Peter T. O’Brien, The Epistle to the Philippians (Grand Rapids: Eerdmans, 1991), p.164. 4. Gordon D. Fee, Paul’s Letter to the Philippians (Grand Rapids: Eerdmans, 1995), p.175. 5. John Banker, A Semantic and Structural Analysis of Philippians(Summer Institute of Linguistics, 1996), p.78. 6. ‘사랑’을 언급하고 있는 헬라어 본문은 그리스도와 연결되어 있는 ‘권면’과 그리고 성령과 연결되어있는 “교제”와는 달리 어떤 연결 단어를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우리는 이 “사랑”을 그리스도와 성령과 연결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Fee, Paul’s Letter to the Philippians, 180~81에서 제안하고 있는 것처럼 바울이 이 구절을 말할 때 고린도후서 13:13절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한다면, 이 사랑의 출처를 하나님께 두는 것도 가능하다. 7. Fred B. Craddock, Philippians (Atlanta: John Knox Press, 1985), p.35. 8. Davorin Peterin, Paul’s Letter to the Philippians in the Light of Disunity in the Church, NovTSup. Lxxix (Leiden: E.J. Brill, 1995), pp.60~63. 9. Craddock, Philippians, pp.37~38. 10. Martin, A Hymn of Christ: Philippians 2:5~11 in Recent Interpretation & in the Setting of early Christian Worship, xlvii~l. 11. E. K semann, “A Critical Analysis of Philippians 2:5~11,”in God and Christ: Existence and Province, ed. R.W. Funk (New York: Harper & Row, 1968), pp.45~88. 12. G. Bornkamm, “On Understanding the Christ~Hymn: Philippians 2:6~11,”in Early Christian Experience (New York: Harper & Row, 1969), pp.112~22; James .G. Dunn, “Phil. 2.6~11,” in The Theology of Paul the Apostle (Grand Rapids: Eerdmans, 1998) pp.281~288; G. Howard, “Phil 2:6~11 and the Human Christ,”CBQ 40 (1978), pp.368~87; L.D. Hurst, “Re~Enter the Pre~Existent Christ in Philippians 2.5~11,” NTS 32 (1986), pp.449~57; Wanamaker, “Philiphians 2.6~11: Son of God or Adamic Christology?”NTS 33 (1987), pp.179~93; N.T. Wright, “Jesus Christ Is Lord: Philippians 2.5~11,” in The Climax of the Covenant: Christ and the Law in Pauline Theology (Edinburgh: Clark, 1991), pp.56~98; Gordon D. Fee, “Philippians 2:5~11: Hymn or Exalted Pauline Prose? Bulletin for Biblical Research 2 (1992) pp.29~46; R.J. Karris, A Symphony of the New Testament Hymns (Collegeville: Liturgical, 1996).13. Bruce A. Demarest, “Process Theology and the Pauline Doctrine of the Incarnation,” in Pauline Theology, p.134. 14. 그밖에 다른 제안과 해석들에 관하여서는 O’Brien, The Epistle to the Philippians, pp.193~202를 보라. 15. Paul A. Holloway, Paul’s Consolation of the Church at Phillip, pp.137~138. 16. Robert A. Wortham, “Christology as Community Identity in the Philippians Hymn: The Philippians Hymn as Social Drama(Philippians 2:5~11),” Perspectives in Religious Studies 23 (1996) pp.281~287; Emil Pretorius, “Role models for a model church: typifying Paul’s letter to the Philippians,” Neotestamentica 32/2 (1998), p.557.17. C. Basevi and J. Chapa, “Philippians 2.6~11: The Rhetorical Function of the Pauline Hymn,”in Rhetoric and New Testament, eds. S.E. Porter and T.H. Olibricht, JSNTS 90 (Sheffield: Academic, 1993), pp.338~56. 18. Paul A. Holloway, “Paul’s Consolation of the Church at Philippi,” Ph.D. Diss., The University of Chicago, 1998, p.139. 19. J. Warren, “Work out your own salvation,” EQ (1944). pp.125~137. 20. Peterlin, Paul’s Letter to the Philippians in the Light of Disunity in the Church, 70~71pp에서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여기 두려움과 떨림은 하나님에 대한 태도일 뿐만 아니라 또한 성도 상호간에 가져야 할 태도이다.21. M. Parsons, “Being Precedes Act, Indicative and Imperative in Paul’s Writing,” in Understanding Paul’s Ethics, ed. B.S. Rosner (Grand Rapids: Eerdmans, 1995) pp.238~239. 22. Fee, Paul’s Letter to the Philippians, pp.238~239. 23. O’Brien, The Epistle to the Philippians, p.302.




최갑종 / 천안대학교 기독신학대학원 신약학 교수 | 200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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