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10일 사순 제3주간 수요일
<스스로 계명을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17-19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7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18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19 그러므로 이 계명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 나라에서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법치주의와 수오지심
요즘 뉴스를 보기가 좋지 않습니다. 적폐청산이나 과거에 잘못한 사람들을 처벌하는 데에 너무 극성을 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부끄러운 일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별스런 법들이 제정되고 권력을 가진 자들은 법으로 자신들의 과오를 묻어두려고 법으로 치장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을 내세워서 세상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이제 법 앞에서 사람들이 정당하게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박수를 치고 싶지만 그동안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었던 우리의 현실들이 가슴 아프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법치국가에서 법으로 정해진 것을 사람들이 지켜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법이 제정되고 지켜져야 하는 근본적인 취지는 서로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지 잘못한 것을 제재하고 처벌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는 근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십계명을 내려 주신 하느님께서도 하느님을 사랑하고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는 길을 마련해 주시고자 하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십계명이나 하느님의 법을 근간으로 세상의 모든 법이 생겨났고, 율법도 생겨났습니다. 율법이 하느님 사랑과 사람 사랑에 대해서 아주 구체적으로 제정하였다고 하지만 결국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율법을 만들었습니다. 지금 세상이 법을 무시하고 불법과 탈법을 자행하는 사람들이 득세하는 세상이 되고 있기 때문에 감히 사랑을 논할 수 없습니다.
나도 사랑을 말하고 사랑하라고 강의하기도 하면서, 사랑으로 살라고 떠들면서 살았지만, 사랑에 대하여는 완전히 문외한(門外漢)이라는 생각이 들어갑니다. 무슨 일을 할 때에는 생각과 말과 행동에서 죄를 두려워하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신앙이 없다면 또한 예수님의 복음이 없다면 교회의 가르침이 없고 교회 공동체가 없다면 또한 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정말 세상은 파렴치한(破廉恥漢)이 엄청 많아졌을 것입니다. 예의나 염치를 아주 높은 가치관으로 삼고 있던 사람들에게 <체면이나 부끄러움을 모르는 뻔뻔스러운 사람.>과 상종(相從)을 할 수도 없는 사람이 많이 늘었을 것입니다. 맹자는 그의 사단(四端)에서 인간은 수오지심(羞惡之心)이 있어서 짐승과 다르다고 했습니다. <옳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착하지 못함을 미워하는 마음>을 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율법을 지지하십니다. 그 율법이 하느님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 율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에게 율법을 지켜야 한다고 다시 강조하여 말씀하시고 당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말씀하십니다. 그 율법을 완성하는 일이 당신의 역할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아주 소소하게 생각하는 율법이라도 지엄한 하느님의 뜻이라고 여겨서 소중하게 생각하고 지키는 사람이 하느님의 뜻에 맞는 하느님나라의 큰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맹자의 수오지심(羞惡之心)을 살고 있는 인격을 가진 도덕적인 사람들이며, 그리스도의 뜻을 따라서 사랑을 실천하겠다고 맹세한 크리스천입니다.
우리가 삶을 살면서 옳고 그름을 식별하며, 착하지 못한 자신을 반성하며, 악을 미워하며, 예의나 염치를 아는 마음은 하느님께서 주신 귀한 선물입니다. 율법으로 완벽하게 정할 수 없고, 전부를 지칭할 수 없는 사랑의 원천입니다. 그런데 지금 사회는 이미 모든 것이 암울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수오지심을 모르고 파렴치한이 세상을 주름잡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지만 수오지심과 예의염치를 간직하고 사랑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더 많고, 하느님의 율법을 어기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절대적으로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통계적으로 따져볼 수는 없지만 그러한 사람들 때문에 세상은 아름다운 것입니다. 아주 작은 율법이라도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기리며 주님의 축복과 은총을 기도합니다.
<너희는 규정과 법규들을 잘 지키고 실천하여라.>
▥ 신명기의 말씀입니다. 4,1.5-9
모세가 백성에게 말하였다.
1 “이스라엘아, 이제 내가 너희에게 실천하라고 가르쳐 주는 규정과 법규들을 잘 들어라.
그래야 너희가 살 수 있고, 주 너희 조상들의 하느님께서 너희에게 주시는 땅에 들어가 그곳을 차지할 것이다.
5 보아라, 너희가 들어가 차지하게 될 땅에서 그대로 실천하도록, 나는 주 나의 하느님께서
나에게 명령하신 대로 규정과 법규들을 너희에게 가르쳐 주었다.
6 너희는 그것들을 잘 지키고 실천하여라.
그리하면 민족들이 너희의 지혜와 슬기를 보게 될 것이다.
그들은 이 모든 규정을 듣고, ‘이 위대한 민족은 정말 지혜롭고 슬기로운 백성이구나.’ 하고 말할 것이다.
7 우리가 부를 때마다 가까이 계셔 주시는, 주 우리 하느님 같은 신을 모신 위대한 민족이 또 어디에 있느냐?
8 또한 내가 오늘 너희 앞에 내놓는 이 모든 율법처럼 올바른 규정과 법규들을 가진 위대한 민족이 또 어디에 있느냐?
9 너희는 오로지 조심하고 단단히 정신을 차려, 너희가 두 눈으로 본 것들을 잊지 않도록 하여라.
그것들이 평생 너희 마음에서 떠나지 않게 하여라.
또한 자자손손에게 그것들을 알려 주어라.”
축일:3월10일 성 요한 오질비 순교자
St. John Ogilvie
San Giovanni Ogilvie Martire
1579 at Drum, Keith, Scotland - hanged 10 March 1615 at Glasgow,
Scotland; no relic of his body has survived
Canonized :1976 by Pope Paul VI
The Society of Jesus(Company of Jesus, Jesuits)
그는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가 뒤섞인 혼란한 시대에 태어났으나,
가톨릭의 정통성을 인정하게 되자, 순교를 각오하고,
루벵의 스코트 대학에서 개종하니, 그의 나이는 17세였다.
그 후 그는 예수회에 입회하였다.
1610년, 그는 빠리에서 사제로 서품되자, 영국 선교사로 임명되었는데, 이때 가명으로 여행하였다.
그의 선교는 그 당시로 보아 지극히 성공적이었는데, 감옥에 갇힌 가톨릭 신자들을 돌보는 위험까지도 감수하였다.
1614년 여름, 그는 몇사람을 개종시켰는데, 이 사람들 때문에 그는 가톨릭 사제임이 탄로되어 이듬 해에 처형되었다.
(성바오로수도회홈에서)
수면
밤에 깊은 잠을 잘 수 있다는 것은 축복 중의 축복이다.
셰익스피어는 그의 작품에서 잠을 “다 해진 걱정의 옷소매를 꿰매는 것”이라고 묘사했다.
적당한 수면은 심리적인 에너지를 채워 줄 뿐 아니라 우리의 면역 체계도 강화시킨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면 우리는 글자 그대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
잠을 못 자게 하는 것이 오래 전부터 쓰이던 고문 중의 하나라는 것은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니다.
요한 오질비는 스코틀랜드 남작의 아들로 유럽에서 공부하던 중 17살에 가톨릭 신자가 되었다.
그 후 예수회에 입회한 요한 오질비는 사제들의 입국을 금지하는 칙령에도 불구하고 비밀리에 조국인 스코틀랜드로 들어갔다.
그는 선교사로 활동하던 중 정체가 드러나 곧 체포 구금되었고 반역죄로 재판을 받았다.
그는 억지 자백을 강요받으며 8일 동안 잠을 재우지 않는 고문을 당했다.
의사가 세 시간 이상 잠을 재우지 않으면 죽게 된다는 경고를 하고 나서야 고문을 면할 수 있었다.
최근의 연구 조사는 우리들 대부분이 실제로 필요한 수면 시간보다 약 한두 시간 정도 잠을 덜 자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잠을 덜 자면 그만큼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로 인해 생산성이 떨어지고 사고의 위험성이 커지므로 실제적으로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피곤하다고 느껴지면 몸과 마음을 쉬는 것이 순리다.
하루에 얼마나 자는가? 나는 내 몸이 필요로 하는 만큼 휴식을 취하겠다.
(까리따스수녀회홈에서)
오늘 축일을 맞은 요한 오질비 형제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