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나!
민주주의의 기본이 되는 6.3지방선거는
선거(善擧)가 되어야 함에도 까도 까도 ? 가 나온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어딜 가나 아수라장(阿修羅場)이고
투쟁(鬪爭)과 단결(團結)만이 살길이라고 고함을 지른다.
이런 와중에도 적극성이 없이 아무렇게나
어물어물 세월을 보내는 어영부영족도 있다.
불교에서 아수라장은, 아수라왕(阿修羅王)이
제석천(帝釋天)과 싸운 장소를 이르는 말이다.
난장판과 아수라장은 다르다.
산 페르민 축제의 “소와 함께 달리기”가
단지 오락을 위해, 단지 쾌락을 위해 벌이는 난장판이라면,
우리나라에는
본인과 가문의 흥망성쇠를 걸고 벌이는 난장판이 있었다.
바로 과거시험장이다.
여러 사람이 뒤섞여 어지러이 떠들어대거나
뒤죽박죽이 된 판을 뜻하는 난장판을
시장에서 유래한 말로 오해할 수 있지만 그것은 난전(亂廛)이고
난장(亂場)은 “과거시험을 보는 마당”에서 유래한 말로,
난은 어지럽다는 뜻, 장은 과거장을 가리킨다.
조선시대에 과거시험은,
신분을 상승시킬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자
가문의 흥망이 달린 절체절명의 관문이었다.
그러다 보니 과거시험이 한번 열린다고 하면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난리가 따로 없었다.
이런 과거 마당의 어지러움에서 나온 말이 바로 “난장”이다.
연암 박지원은 과거를 보러갔다가
우르르 몰린 응시자들에게 밟혀 죽을 뻔했다고 했다.
만에 하나 합격하고,
열에 아홉은 저승 문턱까지 가는 난장판을 초래한
옛날의 과거제도는 오늘날 입시제도에 못지않았던 것 같다.
난장판과 비슷한 의미로 사용하는 말이 아수라장이다.
아수라장이 난장판과 비슷한 뜻인 것 같지만
사실은 완전히 다른 뜻이다.
여러 사람이 어지러이 뒤섞여 떠들어대거나 뒤엉켜
뒤죽박죽이 된 곳이 난장판이라면,
아수라장은,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한 전쟁터를 일컫는다.
아수라(阿修羅)는 인도 신화에 나오는 존재로,
하나의 독립된 신이 아니라
초자연적이고 신적인 힘을 가진 종족이다.
아수라의 수장 "잘란다라"는,
군단을 소집해서 하늘과 싸우며 악한 신이 되었다.
아수라 군단은 몇 번을 죽어도 되살아나서
신들을 하늘에서 쫓아낼 정도로 위력을 발휘하는데
인도 신화에서는 아수라가 힘을 얻는 비결은
인간이 악행을 거듭하면
불의가 만연하여 아수라의 힘이 강해지고,
선행을 행하면 하늘의 힘이 강해져서
아수라와의 싸움에서 이기게 된다.
세상을 아수라장으로 만드느냐 아니냐가
인간의 선행과 정의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악행을 거듭할수록 신들을 능가하는 신이 되는
“아수라”는 참으로 의미심장하다.
선거(選擧)는 선거(善擧)가 되어야
아수라의 힘이 약해진다.
<한담. 113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