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색 양파와 새 자전거(Essay 34th of 2026)
사이클을 타다가 넘어져서 두 다리와 양팔에 찰과상을 입은 지도 벌써 열흘이 지났다. 다행스럽게 어느 곳도 골절은 없어서 일상은 지장 없이 잘살고 있다. 회사 근처의 의원에 다니며 치료받아서 패인 살은 조금씩 차오르고 있다. 오른팔은 피멍이 잘 영근 자색 양파처럼, 온통 짙은 자주색으로 변했다. 내 평생에는 해 볼 수 없는 타투를 한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은 낫느냐고 가렵기도 하다. 정성스럽게 치료해 주시는 원장님은 "내 지인 중에 한 분은, 자전거 타다 넘어지며 고관절을 다쳤고, 지금은 그 좋아하던 골프도 못 하고 있어요. 자전거 타는 것 정말 조심해야 해요"라고 말씀하셨다. 어제도 치료받으러 갔더니, 원장님은 "사모님이 자전거 못 타게 하지요?"라고 물었다. 나는 '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권고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런데 원장님이 잘못 들으셨는지, "경고받았다고요?"라고 다시 물었다. '권고하고 있다'라는 내 얘기를 다시 듣고 "아"하셨다.
나는 나름 적지 않은 부상으로 고생하고 있는데, 다행히 의욕까지 꺾이지는 않았다. 상처가 아물고, 요즘의 바쁜 회사 일이 끝나면 다시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교만해진 마음에 예방주사를 맞았으니, 초심으로 더 긴장하며 조심스럽게 타려고 한다.
어제는 더 큰 일을 만들었다. 고향 초등학교 선배님이 타던 로드용 사이클을 우리 집으로 가져왔다. 2년 전에 교통사고로 다쳐서 재활 중에 계신 분이다. 지금은 자전거 타기가 힘든 그분이 내게 선물로 주셨다. 몇 년 동안 세워 놓았지만, 가볍고 성능이 우수한 로드용 사이클이다. 자전거 프레임은 카본이고, 바퀴의 타이어 굵기가 어린 아기의 팔목 같이 가는 자전거이다. 지금 타는 자전거의 타이어는 굵은 MTB용인데도 불안한데, 더 얇은 바퀴이니 솔직히 걱정된다. 자전거를 탈 때 바닥의 작은 돌멩이와 부딪혀도 잘 넘어진다고 한다. 나도 아내도 겁을 먹었다. 어제는 아내가 "나는 자전거를 안 탔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그만둘 생각은 전혀 없다.
프레임이 카본이라 아주 가볍다. 한 손으로 번쩍 들린다. 지금 MTB용 자전거의 반도 안 되는 무게이다. 몇 년 세워 놓아서 앞뒤 바퀴의 타이어와 튜브를 갈고, 몇 가지 부속을 교환한 후 기어에 기름칠하면 원래의 상태대로 좋은 자전거가 될 것이다. 선물로 주신 선배님의 따뜻하고 고마운 마음을 늘 생각하고, 누구한테도 걱정 끼치지 않게 조심하며 타려고 한다. 새롭게 단장해서 더 멋지고 잘생긴 사이클을 얼른 보고 싶다. 그리고 머릿속에 그려보는 한강 변 자전거 전용도로의 질주가 행복하다.
2026년 6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