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11시에 마지막 회의가 있었습니다.
좋은 의도로 시작했던 연합이었고 기대도 매우 컸고,
제 나름 성과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연령대가 높다는 건 각자 살아온 시간이 길다는 것이고,
자기만의 방법과 원칙이 있다는 얘기고,
그 미묘한 차이가 어떤 일을 할 때는 소통을 방해하거나
일하는 방식에서 서로 부딪치게 만드는 걸 보곤 합니다.
서로 이해하고자 맘먹었다면 웃어 넘기거나 해프닝으로 끝날일도
상대방이 내 주장에 반대한다고 느끼거나 필요없는 말을 한다고,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게 되면 문제가 생기게 되죠.
그런데 그 차이란게 사실 그리 크진 않습니다.
서로 모인 목적을 잊지 않고, 한 발씩 물러나고, 누군가 니맘이 내맘같지 않다는 사실을 이용하려 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또 개성을 가진 여러명의 성인이 모였다면 다소 귀찮거나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일일이 동의를 구하는 것도 방법입나다.
그래서 어떤 모임을 할 때 주관하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임을 주관하는 사람은 일정정도 영혼이 없어야 합니다.
내가 끌리는 의견이 있어도 그렇지 않은 의견과 동등한 지위를 주어야 하고,
내가 끌어가고 싶은 방식이 있어도 다수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논의를 전개해야 합니다.
회의에서 주관자의 주장이 강하면 독단이 되고
주관자가 균형을 잡으면 민주가 됩니다.
공정한 주관자일수록 다양한 의견이 나오더라도 결정된 의견에 대한 불만이 적고,
세련된 주관자일수록 극명하게 다른 의견들이 난무해도 결정된 후에는 폐기된 주장과 결정된 주장사이의 간극을 덜 느끼게 합니다.
주관자는 자기의 의견을 크게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여러명의 의견을 듣고, 정리하고, 모임 성원들의 논의가 샛길로 빠지지 않게하는 사람입니다.
주관자는 결정권을 가지고 소위 완장질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마지막 의견이 갈렸을 때 비로소 자신의 한표로 균형을 잡거나 자신의 의견을 반영하는 사람입니다.
결정은 회의 자체에서 하는 것이지 주관자나 그의 측근이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건 우린 이미 초등학교 학급 어린이 회의 때 숙지했던 사실입니다.
그리고 모든 논의는 오픈되어야 합니다.
혹시 막후교섭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 주장에 대한 동의수를 늘리는 것도 나름 방법이겠죠.
그러나 그 막후교섭이 회의에서 논의한 내용을 넘어서거나 통째로 바꾸어서는 안됩니다.
회의하고 다음 날 다시 오니 나만 모르는 것 같은 내용이 이야기 된다거나, 다른 언급 없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결정된 바 없는 사실이 이야기되고 있다면 어리둥절 합니다.
그리고 그 일이 반복되면 기분 더럽습니다.
이럴땐 넌씨눈이 되거나 궁예질을 할 수 밖에 없는거죠.
그래서 의사진행발언이란게 있습니다.
회의 진행 상황이나 방법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거나
진행방법이 문제가 있다면 다른 대안을 내는 겁니다.
의사진행발언을 회의를 방해하거나 바쁜데 귀찮은 짓을 한다는정도로 치부한다면,
이 회의나 회의에서 결정된 사안들은 원천 무효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게 뭐라구 ㅋㅋ 그리까지 심각하겠습니까.
다만 서로 관계가 소원한 사람들끼리 연합을 할때는 가장 사무적이고, 가장 원칙적인것이, 가장 감정의 부딪침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란 거죠.
더구나 아짐들이잖습니까 회의가 익숙하지도 않고,
어떤 모임에서 튀면 별로 좋아하지 않는 문화에 익숙해서,
수다는 뒤지지 않아도 의견을 내는걸 조심스러워하는.
누구보다 할 말도 많고,
살아온 세월이 있어 자신은 모르지만 꽤 많은 아이디어를 가진,
그렇지만 여기저기 치이며 살다보니 돌아가는 사정에 눈치는 빠삭해서,
싸워보기도 전에 분위기 보니 안될일이라고 포기해 버리는게 더 편해진 아짐들ㅠㅠ
내가 좋아 선택한 덕질에서 분위기만 보다가 네!네!네!
거수기로 전락해 버릴일은 아닌거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합은 물과 기름같았던 우리 팬들이 목적을 가지고 한데 모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 그 자체가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과정상 잡음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런 불협화음은 정례화된 모임에서도 자주있는 일이니 크게 맘에 둘 일은 아닌 듯 합니다.
또, 경쟁적인 서폿으로 인한 혼란이나, 중복된 서폿으로 인한 낭비도 줄일 수 있었으니 꽤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있습니다.
더구나
이번 연합의 과정을 보니 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더군요.
그 빠른 전환이 저를 당황하게도 하고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사견이지만 또 필요하다면 가능할 것 같은 연합의 맹아는 여전히 남아 있는걸로 보입니다.
그 과정에서 적도 아군도 두려고 하지 않았던, 아니 그런게 필요한지도 잘 몰랐던 저여서 어느곳에선가 뭇매를 맞고있나 봅니다.
ㅋㅋ 회원여러분 욕 먹지 않으려면 한 귀를 막고,
칭찬 받으려면 입을 막으시라고 권해드립니다.
이번에 먹은욕으로 저질체력 하시초는 조금은 더 살 것 같습니다.
제작발표회편은 조만간 올리겠습니다.
추운데 감기 조심하세요.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달걀귀신(박임경) 작성시간 16.01.06 그냥 연합해서 이만큼 했다는거에 감사할래요.. ^^;,,,글고 정리 감사해요.. ^,~
-
답댓글 작성자하시초(안지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6.01.06 넹 ㅋ
-
작성자유영란(줄리엣) 작성시간 16.01.06 어째 한명좋아해서 모인 사람들인데도 말도많고~탈도많고~ 이제 연합은 그만하기로 해요 피말라요~~서로 지잘났다 ...지겹네요
-
답댓글 작성자하시초(안지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6.01.06 ㅠㅠ
-
작성자이현주 작성시간 17.06.06 그만속끌이고좋은결과기대합니다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