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꼬야 우리 늙으면
부산에 예쁜 집 하나 사자.
뭐 난 울산도 좋아 ㅎㅎㅎ
너만 좋다면 난 어디든 좋아^^
단 앞 뒤로 창문이 크게 나있어서 아침 햇살,
저녁 노을이 매일 우리집에 찾아오는
아파트에 살자.
앙꼬 너는 화분에 물을 주고
나는 주전자에 물을 올리고,
그렇게 우리는 특별한 이야깃거리가 없어도
아침햇살, 저녁노을이 매일 우리 집에 찾아와
우리집이 햇살맛집이었으면 좋겠다^^
앙꼬야 우리가 중년이 되면
걸음이 느려질거야.
지금 같을순 없잖아^^
그럼 오빠가 걸음을 너에 맞춰 조금 늦출께
네 걱정이나 하세요~~
라고 말하겠지 ㅋㅋㅋ
지금도 오빠가 너보다 팔~팔~하잖아^^
어느 날은 네가 오빠 팔을 잡고,
어느 날은 또 오빠가 너의 팔을 잡고,
누가 누구를 의지하는지 모를 만큼
우리 자연스럽게 함께 조금씩 늙어가자.
젊은 날의 사랑은 가슴을 뛰게 했지만
중년의 사랑은 마음을 쉬게 한다고 하잖아.
근데 그 말 틀렸어.
우린 중년에 불같을 걸^^
비 오는 날이면 창가에 나란히 앉아
지나간 날들의 서툰 선택들, 괜한 오해,
말하지 못했던 미안함 모두
웃으며 이야기하자.
그리고 어느날은 저녁, 노을이 아파트
베란다 끝에 머무를쯤 네가 저것좀 보라며
나를 손짓하며 불렀는데도 빨리 뛰어가지
못하면 이해해줘^^
하지만 약속할께^^
그런 다된 날도 오빠는 여전히 네 곁에
가장 가까이에 있을 거야.
우리 늙으면,
세상이 우리를 기억하지 않아도 괜찮아.
앙꽁 네가 오늘도 건강히 내 옆에 있고,
오빠도 건강히 네 옆에 있고,
내일도 우리 서로 가까이,
매해 마지막 계절이 와도
서로 손 놓지 말고 오히려
더 꽉 잡고 매년 영도에서 해돗이 보자^^
그리고 이렇게 말하자^^
"늦었지만 참 잘 살았다 우리.
늦게 시작했지만 우리 열심히 사랑했다.
후회없이 새해도 사랑하자"
우리 서로 이렇게 자주 말할거야^^
틈 날때 마다 오빠는 네게
사랑한다고 고백해줄거야^^
매일 이렇게 오빠는 너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너는 들어주는 날이 우리의 일상이 되면
오빠 중년에 소원은 완전 이루어진거지 뭐^^
오늘 저녁 문득 생각해봤어.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잃어가는 게
많다고들 말하잖아.
젊음도, 체력도, 기억력도, 어쩌면 설렘마저도.
앙꼬야 우리는 그렇게 늙지말자.
앙꼬 옆에서 너와 함께 늙는다면,
나는 하루하루를 지금보다 더
칼라풀하게 살아갈거야.
오빠는 옷도 정말 30대처럼 입고 다닐거야^^
오빠는 너에게도 그때 그때 어울리는
예쁜 옷 실컷 사서 입혀줄거야^^
넌 바탕이 좋아서 뭘 입어도 예쁘지만
칼라풀하지만 유치하지 않게 디자인해줄거야^^
어느 날은 보라색을 입혀줄게.
보라는 고귀함이래^^
너라는 사람이 내 삶에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
나는 이 보라색을 입은 널 볼 때마다
다시 한번 떠올려야지~
흔하지 않아서 더 빛나는 것들이 있잖아.
네가 그래.
이 세상에 너는 하나야
오빠 늙어도 오직 하나
내가 살면서 만난 가장 흔하지 않은 사람.
그게 너야~♡
어느 날은 노란색을 입혀줄게.
노랑은 희망이고, 행복이고, 밝음이야.
네가 웃을 때 내 하루가 환해지는 거
너는 알고 있지?
흐린 날도 네 옆에 있으면
어딘가 노란 빛이 남아있을 것 같아.
그래서 나는 노랑을 보며 너를 생각할거야
어느 날은 골드를 입혀줄게.
금은 변하지 않잖아.
세월이 지나도, 녹슬지 않고.
너와 나,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약속~♡
말로 하는 약속이 아니라
매일 네 곁에 있는 것으로
증명하는 약속.
그게 내가 너에게 주고 싶은
골드야.
어느 날은 빨간색을 입혀줄게.
빨강은 헌신이래.
젊을 때처럼 뜨거운 사랑은 아니어도,
외출할 때 네 목도리를 챙겨주고,
계단을 내려갈 때 팔을 내어주고,
잠들기 전 이불을 한번 더 덮어주는 것.
사랑은 결국 심장이 아니라
습관으로 증명되는 거니까.
어느 날은 초록색을 입혀줄게.
초록은 우리의 일상이야.
네 손 잡고 천천히 공원을 걷고,
이름 모를 꽃들을 구경하고,
벤치에 앉아 아무 말 없이
그냥 같이 햇살을 받는 것.
특별한 이야깃거리가 없어도
괜찮은 하루.^^
어느 날은 흰색을 입혀줄게.
흰색은 신뢰야.
함께 살다 보면 말보다 침묵이
더 편한 날들이 가끔 올거야.
그럴 땐 아무 말도 하지 말자.
뭐 결국 오빠가 무조건 먼저
싹싹 빌겠지만 ㅎㅎㅎ
같은 공간에서 각자의 일을 하다가,
문득 눈이 마주치면 그냥 웃어주는 거야.
나는 그 고요가 좋을 것 같아.
말하지 않아도 믿을 수 있는 사람,
나한테 그게 너야.
95%는 그전에 먼저 싹싹 빌거고 ㅋㅋㅋ
어느 날은 핑크색을 입어보자.
핑크는 감사야.
아침에 눈을 뜨면
네가 아직 내 곁에 있다는 것.
점심을 먹으며 오늘도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것.
잠들기 전 서로의 체온을 느낄 수 있다는 것.
그 평범한 기적들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이고 싶어.
어느 날은 오렌지색을 입혀줄게.
오렌지는 설렘이야.
기차를 타고 이름 모를 서울에 가거나,
아무 계획 없이 드라이브를 하다가
괜찮아 보이는 식당에 들어가거나.
중년에도, 노년에도
나는 너와 번개 여행을 종종 하고 싶어.
매주 새로운 맛집을 찾아다니는
설레는 맛집탐방~~
매일 밤이 되면 나는 너에게 물어볼 거야.
오늘은 무슨 색의 하루였어?
사람들은 늙어가는 걸
색이 바래지는 일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해.
나에게는 그때가 더 많은 색을 덧칠해줄 찬스야.
스스로 빛을 낼 젊음이라는 무기가 사라질때
오빠가 다른 것들로 너를 보완해줄거야.
우리 나중에 늙으면,
네 하루가 회색으로 끝나지 않게
나는 매일 너를 돌아볼거야.
그리고 너도 오빠와 함께 천천히,
가장 아름다운 무지개를 그리는 꿈을 꾸자. 🌈
Ps:
오빠 늙으면 너와 진짜 진짜
이렇게 살거야^^
해가 긴 날엔 나란히 앉아
네가 좋아하는 발라드 곡도 듣고
햇살이 거실 끝까지 밀려오면
서로의 깊어진 주름에 나란히 앉아
바세린도 발라줄거야~
특별할 것 없는 저녁엔
함께 창밖의 노을을 바라보다가
"오늘 하루도 갔네"는 말 대신
말없이 찻잔의 온기를 나누며
서로가 서로의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
온전히 감사할거야^^
물론, 이건 아직 미완성 그림이야.
앞으로 살아갈 날들의 밑그림일 뿐이야.
진짜 색은 우리가 함께 보내는 그날부터
하루하루 조금씩 색칠해 나가자^^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당신 세상에 살고 싶다는 수필을 통해
여섯번에 걸쳐 고백할거야^^
사랑해 앙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