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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뉴스

골프장에서의 '구찌 겐세이'

작성자에이스헌터|작성시간11.08.30|조회수304 목록 댓글 0

결정적인 순간에 말로 상대방의 플레이를 방해하는 구찌 겐세이

 일본어로 입이란 뜻의 구찌(くち)와 견제하다는 뜻의 겐세이(けんせい)가 만나 우리에게는 '말로 상대방을 훼방 놓아 일을 그르치게 한다는 속어'로 쓰이는데 일본어식 용어를 많이 사용하는 당구장에서 옮겨온 말이다.

우리말로 순화하면 '입심 훼방' 이나 '입담꾼' 이다. 아마추어 골프들은 골프 치면서 이런 재미가 없다면 앙코 없는 찐빵, 팥 없는 팥빙수 같다고 한다.

정도가 심하면 언쟁이 오가고, 심지어는 주먹다짐 까지 가는 수도 있다. 매우 친한 분들과 친구들 사이엔 재미로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는 삼가 해야 한다.

프로 골퍼 에게는 구찌 겐세이를 할 수 없고, 상대방에게 잘 쳤다고 칭찬을 해 줄 수도 없는 경기에서 피 말리는 한타 한 타에 울고 웃고, 감정마저 메말라 가는 것이 프로골퍼의 세계다. 아마추어 골퍼는 이러한 자유로움이 있기에 비록 스코어는 좋지 않아도 박장대소하며 웃을 수가 있다.

그래서 아마추어 골퍼는 프로 골퍼보다 더 행복하게 골프를 즐길 수가 있는 것이다.

골퍼들이 많이 사용 하는 방해하는 말들은 티샷을 뜸 들이는 친구 에게는 ‘나무 티에 싹이 나서 뿌리 내리겠다. 뜸들이면 비거리 줄어든대’ 티샷 하는데 ‘배꼽 나온거 아니야’ ‘티샷을(OB) 산으로 날려 보낸 친구에게 ‘죽은 애인 성묘하러 올라가나’ 드라이브를 멋지게 잘 친 친구에게 ‘신무기 장만 했어’ 하고 묻는다. 실력이 늘어 잘 친 게 아니라 드라이버가 좋아서 잘 맞은 거라고 속 뒤집어 놓으려는 것이다.

드라이버 거리가 많이 난 친구에게 ‘자네 요즘 어디서 비밀 교습 받는 모양인데 거리 엄청 늘었는데 다시 한 번 보여줘’ 그러면 힘이 잔뜩 들어가 뒤땅이나 토핑을 하기 십상이다. ‘240 야드 지점에 크로스 벙커가 있으니 조심해 넘기든가 짧게 쳐야 된다.’ 공은 어김없이 벙커를 찾아간다.

티 박스에 올라가 연습 스윙하는 골프에게 ‘폼 좋다. 타이거 우즈가 울고 가겠네’ 하고 한 마디 툭 던진다. 영락없는 뒤 땅..

워터 해저드 앞에서 ‘오늘은 날씨가 덥네.’ ‘날도 더운데 목욕탕 들어갔다 가야지’ 멋진 벙커샷으로 탈출에 성공했다. ‘그거 손으로 집어 던진 것 아냐’ 칩샷 하는 순간 ‘잘 쳐’ ‘세컨샷 할 때 ‘여기서 OB나면 억울하다’ ‘아까 보니까 머리가 고정이 안 되더라’ 도그레그 홀에서 ‘똑바로 멀리 보내면 OB다’ ‘우측 해저드로 공이 많이 빠지니까 조심해라’ 경사가 있는 홀에서 ‘슬라이스 홀이네. 혹은 훅 이 잘 나는 홀이다.’ 하면 볼은 어김없이 주문한 대로 들어가게 되어 있다.

온 정신을 다해 퍼팅에 신경을 쓰는 동료 골퍼에게 조용히 한마디 한다. ‘지나가게 쳐야 돼’ ‘생각보다 공이 잘 구를 것 같은데’ ‘3퍼터 조심해’ ‘경사가 심 하네’ ‘그린이 유리알이네’ ‘타이거 우즈나 프로들도 제일 부담 갖는 거리가 2미터 퍼팅 이래’ 퍼팅을 뜸 들이는 친구에게는 ‘깃대 뺀 지 한참 됐다. 홀컵 오그려 든다.’ 공은 어김없이 벙커를 찾아간다. 파 3홀에서 친 공이 벙커에 갔을 때는 ‘홀인원! 근데 홀이 너무 넓다. 아직도 버디 가능성은 있어’ 등 여러 가지 말들이 있다.

골프는 맨탈 게임 이라고 하는데 작은 변화에도 아주 민감한 것이 골프라서 말 한마디가 상대방을 무너지게 하거나 실수하게 만든다. 내기 골프라면 일순간에 잃었던 돈을 되찾을 수 있기도 한다.

상대가 못 치는 것을 나의 기쁨으로 만들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상대를 자극하여 다시는 골프를 함께 하고 싶지 않은 상대로 평가 받는 최악의 경우도 생각 하여야 한다. 친구로 아무런 흉허물이 없는 사이라면 가끔씩 웃고 즐기기 위해 말로서 하는 방해를 한두 번 사용해야 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하는 것은 지나친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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