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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감상

0 / 김성신

작성자이명숙|작성시간26.06.05|조회수8 목록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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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신


몸에서 탄닌 맛이 납니다

이름이 무엇입니까?
-쥐면 사라지는 학수고대입니다

이름이 무엇입니까?
-일가 이룬 민달팽이를 9층에서 지상으로 팽개친 죄입니다

다시 묻습니다 이름이 무엇입니까?
-째깍째깍 수수방관 사건을 벌이는 발단입니다

전라의 광합성으로 눕습니다
사라진 손끝으로 파리를 쫓거나
위장술에 능한 분장에 숨기도 합니다

움푹 들어간 허리 없어 분란이 잦을 땐
혀는 잠그는 것이 좋아요
빈틈없이 
술수는 이곳에서 매일 살아나려 파동중이죠

몸통 불린 수가 산란을 시작하면 구름을 정차시키지 못합니다
간밤의 질주처럼
어린 수를 물고 
직진하려는 습성 때문입니다

무릎이 사라진지도 모르고 
넘지 말아야 할 곳을 넘어서면
뒤틀린 서열은 바로잡을 수 있을까요

동정으로 휩쓸리는 세상에서
앙칼진 목소리로 ‘아직’을 주장하며
무리수로 발견되는 숱한 일들
누군가 나의 망막에서 묻어둔 얼굴을 수소문할 때
빅뱅은 하강을 거부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란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긴 소설
한쪽 눈을 감은 채
꽤 멀리 떠밀려온 우리가 사라지는 세계

간혹 의심 속으로 곤두박질치는 그림자를 붙들어
‘지금’이란 유속에 맞춰
분열하는 것도
내가 벌떡 일어나 살아나는 한 방법이에요


ㅡ계간 《시와징후》(2026,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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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신 / 전남 장흥 출생. 2017년 〈불교신문〉 신춘문예 시 등단. 광주대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문학박사. 2022년 시집 『동그랗게 날아야 빠져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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