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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감상

도화꽃 피는 마을 / 김연순

작성자이명숙|작성시간26.06.09|조회수7 목록 댓글 0

도화꽃 피는 마을

김연순


도화꽃 이파리 뒷장이 붉어졌어요
아침마다 바람이 지나가는 언덕길 낡은 집이 보여요

나는 도화꽃 뒷장에 숨어 바람의 거친 발자국 소리를 들어요
바람은 사막의 모래처럼 뜨거운 입김으로 나를 흔들어요
한발로도 서 있을 수가 없어요
영문도 모르는 밤나무들,
훅훅 아랫도리가 뜨거워져요

꽃의 입술과 3월의 발뒤꿈치는
바람의 내력을 닮았어요

입술과 바람이 붉게 꽃잎으로 포개지며 밤이 익어 가요
꿈속인 듯 낡은 집들이
기운 어깨를 들썩이며 햇살을 품어요

바람의 목덜미에 도화꽃이 떨어지는 정오
한 마리 붉은 뱀이 햇살로 물이 들어요

 


ㅡ시집 『도화꽃 피는 마을』(천넌의시작,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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