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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감상

슬픔을 살핌 / 오은

작성자이명숙|작성시간26.06.09|조회수9 목록 댓글 0

슬픔을 살핌

오은


 창문을 연다

 창문을 열고
 맞은편 창문을 본다

 굳게 닫힌 문과 창문들
 외부의 흔적을 한참 거부한 몸짓들

 안에서 나오지 않는 사람 대신
 그 앞을 지나가는 사람

 시원스레 뻗지 못하는 발걸음
 목덜미에 흥건한 땀
 고여 있는 그림자

 32℃ 59%
 온도와 습도가 말해주지 않는 것

 뙤약볕 아래에서도
 몸을 움츠리는 사람

 낮은 습도에서도
 온몸이 젖는 사람

 지나가는 사람이
 지나지도 가지도 못할 때

 열린 창문으로 비바람이 들이친다

 빗방울이 두드려도
 바람이 흔들어도
 묵묵부답인 문과 창문들

 지나가는 사람은 아직 벗어나는 중이다

 창문을 닫는다 
 내 차례다 


ㅡ 《웹진 님Nim》 (2026,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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