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층
김감우
닫지 않은 화면
읽지 않은 메시지들 아래로 밀린다
저녁 위에
아침이 겹친다
당신에게 하려던 말 입술까지 올라왔다가 멈춘다
비워두려던 자리마다 멈춘 발소리처럼 쌓인다
씻지 않은 컵이 다음 컵을 기다리고
남아 있던 온기가 다시 와 겹쳐 앉는다
접어 둔 온 옷 사이 다른 계절이 스며들고
버리지 못한 영수증들 흘러간 날짜처럼 겹쳐 남아 있다
겹쳐진 자리마다 무게가 기울고
쌓는 쪽으로
쌓이는 쪽으로
닫히지 않는 서랍 안쪽에서
조금씩 생이 넘쳐 나온다
빛나지 않는
그래도 남아 있는 것들
ㅡ계간 《시와 반시》(2026,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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