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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감상

너에게 가는 길 외 3편 / 홍성란

작성자이명숙|작성시간26.06.08|조회수42 목록 댓글 0

너에게 가는 길

홍성란


물처럼만 흐른다면 이르지 못할 길 없으리 빙 돌아가더라도 막아서 넘치더라도

장쾌壯快한
폭포처럼 닿으리, 나 아닌 나에게 




사하라

홍성란


  무슨 인연이 너와 마주하게 했을까, 먼 지평선 너머 석양을 품게 했을까

  누구도 움켜쥘 수 없다, 붙들 수 없다

  흘러내리는 모래는 모래가 아니어서 부드럽다는 말보다 더 부드러운 시간

  언젠가 너를 안다면 소멸도 그리 곱겠다.






홍성란


움켜쥐는 것만이 손의 일은 아니라

건네고 세우는 것도 넉넉한 손의 일이라

혈기血氣가 꽃으로 피는 너의 봄은 왔느냐

폐허에서 탯줄 달고 혼자 나온 시리아와

씨 뿌리지 못하는 전장戰場 우크라이나 萬境들에

뿌리고 거두게 하여라, 더운 피의 일로서.




해맞이

홍성란


밤새 깨지 않고 잔 것도 기적입니다

눈 뜨니 천지가 환한 아침입니다

새해가 편안히 굴러 내게로 왔습니다


ㅡ시조집 『즐거운 징후』(고요아침,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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