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프러스
강경화
검은 나는 떨리는 손끝에서 태어났다
새벽까지 깨어있던 그날의 불안으로
당신은 별을 불러왔고 난 불처럼 솟았다
별빛 대신 고통으로 가득 찬 눈동자
어둠을 쓸어낸 자리 하늘을 덧칠했다
난 점점 십자가처럼 날카롭게 높아졌다
스스로 귀를 자르 고 몸을 가둔 눈물의 방
당신과 이어주는 내 뿌리가 시작된 곳
밤마다 기도처럼 자라 바람결에 빛났다
당신이 마지막 별빛을 따라간 후
푸른 잎 숨처럼 돋던 줄기도 멎었다
손 뻗어 닿지 못할 그곳에
자른 귀는 있을까
ㅡ시집 『그늘 속 얼룩무늬』(다인숲,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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