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김경아
네 안에 닿기 전엔 넌 문을 열지 않는다
때로는 태연한 척 맹물 보듯 하지만
발화된 사연 앞에서 눈물 펑펑 쏟기도
붉어진 눈동자는 별 하나씩 불러낸다
흐릿한 모습들로 유성우로 내리다가
글라스 바닥에 잠긴 채 끝내 숨을 멎는다
비 오면 물이 괴는 풀려나간 기억 자국
밤 내내 편집하다 기억 필름 뚝 끊기고
아침에 빈 병 데구루루 촉수 세워 길 나선다
ㅡ한국문인협회 시조분과 『시조, 맛과 멋에 흥취하다』(도화,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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